“북한 주민들 대다수가 심각한 영양 불균형에 시달리는 것으로 보입니다. 고기는 고사하고, 계란도 1년에 고작 2∼3번 먹는다는 응답이 많았습니다.”
북한의 식량 사정이 최근 10년 사이에 최악이라는 유엔의 보고서가 최근 발표된 가운데 지난 3월부터 2주간 유엔 조사단의 일원으로 북한을 방문한 세계식량계획(WFP) 대변인이 직접 목격한 북한의 식량난의 실태를 전했다.
제임스 벨그레이브 WFP 평양사무소 대변인은 8일(현지 시간) “이번 보고서는 북한 전역의 37개 군을 돌며 가정과 탁아소, 배급 센터, 정부 기관 등 광범위한 현장을 방문해 조사하고, 현지 주민들과 인터뷰를 한 결과를 담은 것이다. 실제로 본 북한의 상황은 생각보다 심각했다”고 밝혔다. FAO(식량농업기구)와 WFP 등 9년째 유엔 산하 기구에서 일하고 있는 그는 지난해 10월부터 WFP 평양사무소 대변인을 맡고 있다.
북한의 식량 상황을 객관적으로 파악하기 위해 WFP와 FAO가 파견한 8인의 조사단 일원으로 방북해 식량 실태를 점검한 그는 “보고서가 적시한 것처럼 전체 인구의 40%가 식량 부족 상황에 처해 있을 만큼 북한 주민들은 혹독한 시간을 보내고 있다”며 “주민들의 영양 불균형이 특히 우려된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가 인터뷰한 주민 상당수는 심각한 단백질 부족에 시달리고 있었다. 주민 대부분이 쌀 등 곡류와 김치 등 약간의 야채만 일상적으로 먹을 뿐 단백질 섭취는 엄두도 내지 못하고 있다. 고기를 먹는 것은 고사하고, 계란도 연간 2∼3차례 먹는 데 그치고 있다는 응답이 많았다”고 설명했다. 그는 “트랙터가 없어서 농부들이 농토에서 쟁기 같은 기구로 논과 밭을 갈고 있는 실정”이라며 핵 개발 이후 국제사회의 제재로 인한 농기구와 비료 등의 부족도 작황 불량에 영향을 미쳤다고 덧붙였다.
이어 “북한 아동들이 얼핏 보기에도 키가 작고, 발육 상태가 좋지 않은 것처럼 보였고, 임산부와 수유를 해야 하는 젊은 엄마들도 변변히 먹을 게 없어서 고통을 받고 있다”며 “국제사회가 시급히 지원에 나서지 않을 경우 이들의 고통이 가중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는 가장 시급한 과제로 “아이들과 젊은 엄마들에게 영양을 공급하는 것”을 꼽으며 “북한이 기후변화에 더욱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도록 대응 방안을 강구하고, 농기구나 비료 등 작물 생산에 필요한 자원을 공급하는 것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