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의사 불법시술하면 최고 99년형
- SNS 반발 확산 … 스타들도 가세
공화당이 다수인 미국 앨라배마주 상원에서 성폭행 피해로 인한 낙태까지 금지하는 초강력 법안이 통과되면서 미국 사회에 낙태를 둘러싼 논쟁이 거세게 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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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낙태에 찬성하는 이들이 14일(현지 시간) 미국 앨라배마주 의회 앞에서 낙태를 중범죄로 규정해 금지하는 낙태금지법안이 통과된 데 대해 항의 시위를 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
앨라배마주 상원에서 14일(현지 시간) 통과된 낙태금지법안은 임신 중인 여성의 건강이 심각한 위험에 처했을 때를 제외하고는 거의 모든 낙태를 금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성폭행 피해로 임신하게 된 경우나 근친상간으로 아이를 갖게 된 경우 등에 대한 예외도 허용하지 않는다. 낙태 시술을 한 의사는 최고 99년형에 처하도록 했다.
법안 통과 소식이 전해지자 각계에서 비난 여론이 빗발쳤다. 낙태에 찬성하는 시민단체인 가족계획연맹 남동지부의 스테이시 폭스 지부장은 “주지사는 이 위험한 법안에 거부권을 행사해야 한다. 그러지 않으면 우리는 법정으로 이 문제를 가져가 앨라배마에서 안전하고 합법적으로 낙태가 이뤄질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촉구한 바 있다.
민주당의 대선주자 카밀라 해리스 상원의원은 트위터에 ‘너무나 충격적인 소식이 앨라배마에서 나왔다. 이 법안은 사실상 앨라배마주에서 낙태를 금지하고 여성의 건강을 돌보는 의사를 범죄자로 만드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SNS에서도 반대 여론이 확산하고 있다. SNS 이용자들은 아이 낳는 일만 허락된 시녀가 등장하는 마거릿 애트우트의 소설 및 동명의 드라마 ‘시녀 이야기’가 현실화한 것이라며 비난 행렬에 가세했다.
법안에 찬성표를 던진 앨라배마 상원의원 25명이 모두 공화당 소속 남성 의원이라는 사실도 불붙은 반대 여론에 기름을 부었다.
이 법안은 1973년 여성의 낙태 선택권을 인정한 연방대법원의 기념비적인 ‘로 대(對) 웨이드’ 판결을 뒤집으려는 의도에서 마련됐다.
법안을 발의한 앨라배마주 테리 콜린스 하원의원(공화당)은 법안 통과 후 “이 법안은 ‘로 대 웨이드’에 도전하려는 것이며 태어나지 않은 생명을 보호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로 대 웨이드’ 판결은 노마 매코비라는 이름의 임신부가 낙태금지법에 대해 위헌 소송을 제기하며 시작됐는데, 매코비는 당시 ‘제인 로’라는 가명을 썼고 검찰 측에서는 헨리 웨이드 검사가 법정에 서면서 ‘로 대 웨이드’ 판결로 이름 붙여졌다.
이러한 가운데 스타들도 낙태 논쟁에 가세했다. 영화배우 밀라 요보비치는 15일(현지 시간) 인스타그램에 ‘나도 2년 전에 긴급 낙태 수술을 했다’고 털어놓으며 ‘어떤 여성도 낙태를 원하지 않는다. 그렇지만 우리는 필요할 때 안전하게 낙태를 할 권리를 지키기 위해 싸워야 한다’고 썼다.
팝스타 레이디 가가는 “앨라배마주의 낙태 금지는 잔혹한 일”이라며 “그러니까 대부분 강간범보다 낙태 수술을 집도한 의사가 더 엄한 처벌을 받는다는 것인가”라고 분노했다.
‘캡틴 아메리카’ 크리스 에번스도 앨라배마주 법안이 알려진 후 트위터에 ‘절대 믿을 수 없는 일’이라며 ‘이래서 투표가 중요한 것’이라고 밝혔다.
여배우이자 토크쇼 진행자인 비지 필립스는 트위터에 ‘오늘 밤 진행하는 프로그램에서 나의 낙태 경험을 얘기했다. 여성의 권리를 박탈당하는 동안 가만히 앉아있을 수만은 없었다’고 썼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