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상업·상품 용어도 여기서 파생
장사하는 사람들을 상인(商人)이라 부르는 것은 상족(商族)에서 유래되었다고 한다. 상업(商業), 상품(商品) 등의 용어 또한 그에서 파생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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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상구시 공원에 있는 왕해진출도. 왕해는 하나라에 못잖은 세력을 형성했던 상족의 인물로, 중국인 화교 상인을 일컫는 화상(華商)의 시조로 알려져 있다. |
상족의 시조는 설(契)이다. 그는 순 임금으로부터 사도(司徒)의 관직을 명받고 윤리도덕으로 백성을 교화하라는 임무를 잘 완성하여 상에 봉해졌다. 상은 지금의 하남성 상구(商丘)시 인근이다. 또 그는 우 임금의 치수작업을 돕기도 했다니 비록 하나라에 미치지는 못했지만 만만찮은 세력을 형성하고 있었음이 분명하다.
그런 상족의 후예로 나라가 망하자 반란을 획책했지만 수포로 돌아가 여러 지역으로 흩어져 감시받는 신세가 되었고 정치적 권리는 물론 토지도 가질 수 없었다. 더는 재기를 도모하기는커녕 노예나 다름없는 신세가 된 그들은 기왕의 유목적 기질로 장사에 나서 세상을 떠돌았고, ‘상’이라는 ‘족’은 뿔뿔이 흩어져 다시 하나가 되지 못했다. 그런데 상족에는 이전에 이미 상업의 문을 열어 오늘날 화상(華商 : 화교상인)의 시조로까지 추앙받는 이가 있었으니 ‘왕해’라는 인물이다.
갑골에 ‘상고조왕해(商高祖王亥)’라는 기록이 발견된 것으로 보아 실존 인물임이 분명한 그는 상의 한 부락 수령으로 소, 말, 양 등을 대량으로 길러 목축을 발전시키고 이륜 우마차를 개발한 것으로 전해진다. 효과적인 운송수단을 확보한 왕해는 부락 간에 달리 필요한 물품을 교역으로 해결할 수 있음을 알고 활동범위를 황하 북부지역으로까지 넓혔다. 이로부터 사람들은 왕해를 보면 좋은 물품이 오는 것을 알아 ‘상인이 왔다’며 반겼다니 상족의 역동성은 태생인 모양이다.
하나 더 주목할 것은 시조 설의 탄생 설화이다. 설의 어머니 간적(簡狄)은 전설시대 제곡(帝嚳)의 둘째 부인이었다. 간적 등 세 사람이 강가에 목욕을 나갔다가 제비-원문에는 검은 새(玄鳥)-가 알을 떨어트리는 것을 보고 이를 받아 삼키자 잉태되어 낳은 아이가 설이다. 이에 상족은 새를 숭배했고, 이들의 초기 활동지역의 동이족 또한 새를 토템으로 삼았으니 우리로서는 더욱 그 인연을 깊이 생각하지 않을 수 없는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