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與의원 21명도 찬성표 ‘반란’
- ‘노딜 방지법’ 가결 가능성 커
- 브렉시트 내년 1월 연기 유력
영국 하원이 논란 끝에 4일(이하 현지시간) 유럽연합(EU) 탈퇴, 즉 브렉시트를 3개월 연기하는 법안을 표결에 부치기로 했다. 이에 대해 영국이 합의 없이 EU에서 탈퇴하는 ‘노 딜 브렉시트(No deal Brexit)’도 불사하겠다는 입장을 밝혀온 보리스 존슨 총리는 하원이 법안을 가결하면 다음 달 중순 조기 총선을 추진하겠다고 경고했다.
영국 하원은 내각이 갖고 있는 의사일정 주도권을 4일 하루 동안 하원에 부여하는 내용의 결의안을 3일 저녁 표결에 부쳐 찬성 328표, 반대 301표로 통과시켰다. 이에 따라 노 딜 브렉시트 저지를 위해 야권이 마련한 법안이 4일 의회에 상정돼 표결에 부쳐질 것으로 보인다.
이날 표결에서는 집권 보수당 의원 중 21명이 당론을 어기고 찬성표를 던지면서 야권의 ‘반란’을 가능하게 했다. 반란 세력에는 대표적인 노 딜 반대파인 필립 해먼드 전 재무장관, 데이비드 고크 전 법무부 장관, 윈스턴 처칠의 외손자 니컬러스 솜스 경 등도 들어 있다. 이들은 당에서 쫓겨날 위기에 처했다.
결의안 가결로 하원은 초당적 의원들이 노 딜 브렉시트를 막기 위해 준비한 이른바 ‘유럽연합 (탈퇴)법안’을 4일 표결에 부칠 예정이다. 이 법안은 노 딜 브렉시트가 현실화하지 않도록 EU 정상회의 다음 날인 10월 19일까지 영국 정부가 EU와 브렉시트 합의에 도달하거나, 노 딜 브렉시트에 대한 의회 승인을 얻도록 하는 내용이 핵심이다. 법안에 따르면 만약 이 두 가지 조건이 충족되지 않을 경우 존슨 총리는 브렉시트 시한을 내년 1월 31일까지로 3개월 연기해달라는 서한을 EU에 보내야 한다.
이날 결의안이 27표 차로 하원을 통과한 만큼 유럽연합 (탈퇴)법안 역시 무리 없이 가결될 공산이 크다.
이날 표결로 존슨 총리는 취임 후 첫 하원 표결이자 브렉시트를 둘러싼 첫 의회 격전에서 패했다. 더욱이 자신이 대표로 있는 보수당 내에서 무더기 이탈표가 나와 정치적 타격을 입었다. AP통신 등 외신은 이를 영국 의회가 총리를 이긴 ‘역사적 순간’이라고 평가했다.
결의안 통과 직후 존슨 총리는 이날 표결 결과에 대해 “의회가 EU와 새 합의안을 결딴낼 판”이라며 분통을 터뜨렸다. 존슨 총리는 브렉시트를 더는 연기할 수 없는 만큼 조기 총선을 발의하겠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존슨 총리는 “총선을 원하지 않지만, 하원이 법안에 찬성한다면 대중은 10월 17일 브뤼셀(EU 정상회의)에 누가 갈지를 결정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존슨 총리가 하원을 해산한 뒤 조기 총선을 확정하려면 하원 3분의 2 이상의 지지를 받아야 한다. 그러나 필립 리 의원 등이 탈당 후 자유민주당에 입당하면서 집권 보수당은 하원 과반마저 상실했다. 이 때문에 존슨의 조기 총선 카드가 현실화할지는 아직 예측하기 어렵다.
이날 당론에 반하는 투표로 노 딜 브렉시트 저지에 표를 던진 보수당 의원들은 당원 자격정지 통보를 받았으며 다음 총선에 보수당으로 입후보할 수 없게 됐다고 SNS 등을 통해 알렸다.
존슨 총리는 오는 21일 이전에 브렉시트 재합의를 위한 영국의 구체적인 계획을 공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