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통큰 인심과 성찬, 화려한 포장…그 이면에 숨겨진 대륙 문화

식당 주문요리 개수 반드시 짝수, 명절선물 역시 하나 아닌 세트로…상대 복 빌기보다 함께 하자는 뜻

  • 디지털콘텐츠팀 inews@kookje.co.kr
  •  |   입력 : 2019-09-08 18:57:20
  •  |   본지 15면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중국인, 참 통 크게 보인다. 식당에서 요리는 짝수로 주문하는 것을 원칙으로 삼는다. 사람이 셋이면 두 가지는 너무 적으니 네 가지나 여섯 가지, 다섯쯤이 모이면 여섯이나, 여덟 가지. 하나하나가 요리이니 그 양이 적지 않은데다 탕(湯)과 주식이 되는 밥이나 면은 별도이니 아무래도 남기기 십상이고 그래야 대접을 잘 한 것으로 여기기도 한다. 특히 여러 명목의 잔치나 행사에서의 먹거리는 넘쳐도 너무 넘친다. 그나마 요즘에는 남은 음식을 포장해 가져가는 문화가 생겨 낭비를 줄이고 있지만 초대받은 입장에서는 꽤나 부담스럽다. 까닭은 홀수는 짝이 맞지 않아 싫어하고 짝수를 길하게 여기기 때문이다.
   
화려한 포장의 선물용 월병. 오른쪽은 짝수로 구성된 선물들.
이제 곧 추석이다. 중국에서도 중추절(仲秋節)은 설날인 춘절(春節)과 함께 양대 명절이고, 우리처럼 조상님에게 차례를 드리지는 않지만 지인 간에 선물을 주고받는다. 전통적인 중추절 선물은 ‘달 모양의 떡’이라는 뜻의 ‘월병(月餠 : 위에빙)’이었다. 서양식 과자와 빵이 흔해지며 전통은 시들해졌지만 뇌물이 성한 풍조에서 월병 상자 안에 다양한 고가품들로 세트를 갖춰 우리 돈 수백만 원을 호가하는 것들도 유통되어 몇 년 전까지 사회문제가 되었다. 몇 년 전부터 일반적인 추석선물로 사과를 많이 한다. 제철 과일이기도 하지만 사과를 가리키는 중국어 ‘핑궈(苹果)’의 ‘핑’ 발음이 ‘핑(平)’과 같아 ‘평안(平安)’을 바란다는 뜻에서다. 어쨌거나 이전의 위에빙도, 요즘의 핑궈도 대부분 두 상자, 짝수로 선물한다.

중국인과 교류해본 사람들은 짝수 선물에 익숙하다. 가장 흔한 선물인 차도 두 통, 술도 두 병…. 식탁에 빈 공간이 없을 만큼 풍성하게 차린 음식 뒤에 또 세트로 안겨주는 선물. 게다가 뜻은 또 얼마나 아름다운가. 외롭지 않게 짝을 이룬 ‘길(吉)’함과 ‘평안’ ‘화평’의 뜻을 담았으니. 그런데 그 모든 것은 ‘더불어’이다. 오롯이 상대만의 길함과 평안이 아니라 함께하자는 것이니 ‘내 편’이 전제조건인 것이다.

역사가 오랜 ‘중화(中華)’나 근대 이후에 사용된 ‘중국(中國)’이라는 단어의 가장 중요한 의미는 자신들이 세상의 중심이라는 것이다. 그것을 인정하고 편이 되겠다며 머리를 숙이면 푸짐하게 상을 차려주고 양손에 선물을 들려주지만 아니면 오랑캐이고 정벌의 대상이다. 중국인 개개인이야 이익의 나눔 정도이니 이해할 수 있지만 국가라면 차원이 다르다. 환영 만찬은 요리의 왕국답게 온갖 진귀한 재료로 혀는 황홀경에 빠지고 눈은 아름다움에 취하게 한다. 선물도 따라온다. 하지만 잔치는 한두 끼고 선물은 포장을 벗겨봐야 안다. 통 큰 말과 성찬, 화려한 포장은 중국인 전통의 전략이기도 하니 말이다.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국제신문 네이버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많이 본 뉴스RSS

  1. 1정부, 공연장 겸 돔구장 추진…북항 돔 아레나 ‘기회’
  2. 2폭발음 뒤 불길…인근 7000명 대피(종합)
  3. 3프로야구 역대급 흥행에도 쪼그라든 ‘거인 팬심’
  4. 4부산시, 퐁피두 분관·라 스칼라 공연 백지화(종합)
  5. 5[단독] “어? EBS서 봤던 문젠데” 부산 고교 118명 중간고사 재시험
  6. 6‘신천지 與 입당 정황’ 친청계 반발…“김 대표, 조사 과정 제대로 밝혀라”(종합)
  7. 7구·군은 맘대로 불법 현수막…민간엔 과태료 폭탄
  8. 8호텔 셔틀 타고 황령산 야경 보러가요
  9. 9이기대 예술공원 사업도 차질
  10. 10[속보]홈플러스 희망퇴직 신청자 몰리는 바람에 접수 조기마감
  1. 1‘신천지 與 입당 정황’ 친청계 반발…“김 대표, 조사 과정 제대로 밝혀라”(종합)
  2. 2北 "전날 동해서 2종 잠수함발사 전략순항미사일 시험발사"
  3. 3신임 靑 비서실장에 임광현 국세청장(종합)
  4. 4김민석 격주 부산행 PK 민심잡기…부마항쟁 기념식 찾는다
  5. 5김지용 “정치검사 1호는 尹”…과거 행적 놓고 與 집안싸움(종합)
  6. 6박형준 “새로 할 일 없는 사람들, 전임 시정 뒤집기 집착”
  7. 7김민석, 강훈식 서울시장 후보론에 “가능성 열려있다”
  8. 8李 대통령 지지율, 2주 전보다 소폭 오른 44%…부정 평가 49%
  9. 9선관위 특검, 중앙선관위 등 7곳 압수수색…투표자수 허위입력 확인”
  10. 10여도 야도 농지 전수조사 질타…임대수탁 부작용 등 지적
  1. 1호텔 셔틀 타고 황령산 야경 보러가요
  2. 2[속보]홈플러스 희망퇴직 신청자 몰리는 바람에 접수 조기마감
  3. 3올해 자사주 62조 태웠다…‘삼전닉스’ 과반
  4. 4부산 호텔업계 “바가지요금 논란 되풀이 막자”
  5. 5삼전닉스 급락에 코스피 5600선까지 추락…매도사이드카 발동
  6. 6금융사 AI해킹 16곳으로 늘어나…130곳은 ‘보안 미흡’
  7. 7친환경에너지·AI기술 각축…업계 트렌드 읽고 미래로 항해
  8. 8[속보]“편의점 김밥 잘 골라야”… 속 재료·영양·가격 등 제품마다 제각각
  9. 9현대차, 인도에 20조 통 큰 투자…생산·연구개발 거점 강화
  10. 10‘8% 넘게 폭락’ 두 달만에 코스피·코스닥 1단계 서킷브레이커 발동
  1. 1폭발음 뒤 불길…인근 7000명 대피(종합)
  2. 2부산시, 퐁피두 분관·라 스칼라 공연 백지화(종합)
  3. 3[단독] “어? EBS서 봤던 문젠데” 부산 고교 118명 중간고사 재시험
  4. 4구·군은 맘대로 불법 현수막…민간엔 과태료 폭탄
  5. 5부산도시철 교대인력 공백 떠안은 직원들…현장 아우성
  6. 6변성완·박상준,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 송치
  7. 7市 ‘시간 쪼개기 계약’ 채용 관행 전면 손질
  8. 8해인사, 팔만대장경 한 본 더 제작한다…29일 판각 시작 알리는 고불식
  9. 9부산중수청장 “지방청 중심 수사…기존 검찰 구조와 다를 것”
  10. 10사하구 장림동 아파트 주차장서 화재…승용차 엔진룸서 불길
  1. 1프로야구 역대급 흥행에도 쪼그라든 ‘거인 팬심’
  2. 2인종차별 당한 엄지성…英 경찰 수사
  3. 3[뭐라노] 롯데, 이젠 성찰할 때
  4. 4거인 3년 연속 7위…레이예스·한동희는 날았다
  5. 5황성빈은 첫 도루왕…끝까지 뜨거웠던 타이틀 경쟁
  6. 6한화, 새 사령탑에 류지현…3년 20억원
  7. 73년 無가을로 계약 만료…김태형 감독 운명은?
  8. 8프로야구 한화, 신임 사령탑으로 류지현 국가대표 감독과 계약
  9. 9최동원 어린이 야구교실, 출범 11년 만에 프로선수 배출
  10. 10HJ重·동부건설, 소외층·골프 꿈나무에 3000만원 기부
우리은행
  • 국제신문 골프대회
  • 맘편한 부산
  • 부산국제마라톤
  • BNK생명나눔챌린지
  • 유콘서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