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하원이 10일(이하 현지시간) 조기 총선 개최 동의안을 재차 부결시켰다. 지난 3일 의사일정 주도권을 내각에 부여하는 결의안 가결처리를 포함해 최근 6차례 표결에서 힘으로 보리스 존슨 총리를 제압했다.
공영 BBC 방송, 일간 가디언 등에 따르면 존슨 총리가 상정한 조기 총선 동의안에 대한 하원의 표결 결과 찬성이 293표에 불과해 동의안 통과에 필요한 전체 의석의 3분의 2 이상(434명) 찬성을 얻지 못했다. 반대는 46표로 나타났다.
존슨 총리는 “의회가 내 손을 묶으려고 온갖 수단을 강구한다고 해도 국익에 부합하는 합의를 달성하기 위해 분투할 것이다. 현 정부는 더는 브렉시트를 연기하지 않을 것”이라고 다짐했다.
9일 밤 시작한 조기 총선 토론과 표결은 자정을 넘겨서야 마무리됐다.
앞서 9일 여왕은 유럽연합(EU)과 합의 없이 강행되는 브렉시트, 즉 노 딜 브렉시트를 방지하는 ‘유럽연합(탈퇴)법’을 재가했다. 이 법은 다음 달 19일까지 정부가 EU와 새 합의를 달성하지 못하면 내년 1월 말까지 브렉시트 시한 연기를 추진하는 것이 골자다.
존슨 총리는 ‘브렉시트 연기법’을 뒤집고 다음 달 말 브렉시트를 강행하고자 지난 4일에 이어 이날 또다시 조기 총선 동의안을 표결에 부쳤지만 거듭 퇴짜를 맞은 것이다. 이로써 존슨 총리는 7월 취임 후 여섯 차례 표결에서 모두 패하며 더욱 코너에 몰렸다.
영국 언론은 일찌감치 이날 재표결에서도 동의안이 의회의 벽을 넘기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했다. 보수당은 최근 당론을 어긴 의원 21명을 제명한 데다 추가 탈당이 발생하면서 현재 하원 의석수가 288석에 불과하다.
일간 텔레그래프는 존슨 총리가 의회를 통과한 유럽연합(탈퇴)법에 따라 EU에 브렉시트 연기를 요청하되, 사실은 이를 원하지 않고 브렉시트를 연기할 이유도 없다는 식의 속내를 밝힘으로써 EU가 영국 요청을 거부하도록 유도하는 방안을 고려 중이라고 보도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