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펜스도 “장전 완료” 軍공격 시사
- 동시에 폼페이오는 외교 노력
- 백악관 “北 상황처럼 진전 기대”
미국이 사우디아라비아 석유 시설에 대한 무인기(드론) 공격을 이란의 소행으로 보고 대응책을 모색 중인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비롯한 행정부 주요 인사가 17일(이하 현지시간) 이란을 전방위로 압박하고 나섰다. 그러면서 외교적 접근으로 해법을 찾아야 할지를 놓고도 고심하는 모습이다. 미국은 우선 사건 규명을 위한 조사에 속도를 내면서 군사적 대응 가능성도 열어놓는 한편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을 사우디와 아랍에미리트로 급파해 대책을 논의키로 했다.
로이터와 AFP 통신 등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뉴욕에서 다음 주 열리는 유엔 총회에서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과 만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그들이 아직 준비되지 않았다고 생각한다”며 일단 이번 회동 가능성에는 선을 그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4일과 9일 기자들과 만나 유엔 총회 때 로하니 대통령과 만날 수 있다고 거듭 언급했다.
친이란 성향의 예멘 후티 반군은 자신들이 공격을 감행했다고 주장했지만, 미국은 이란을 공격 주체로 지목했다. 그러나 이란은 연관설을 부인했다.
마이크 펜스 부통령은 이날 싱크탱크 헤리티지재단 연설에서 이란을 겨냥, 미국은 동맹을 방어하기 위해 장전이 완료됐다면서 군사적 대응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았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15일 트위터를 통해 “우리는 검증(결과)에 따라 장전 완료된 상태”라고 한 것과 같은 맥락이다.
외교 사령탑인 폼페이오 국무장관은 사우디 방문길에 올랐다. 국무부는 이날 모건 스테이거스 대변인 명의로 성명을 내고 폼페이오 장관이 17일부터 19일까지 사우디 제다와 아랍에미리트 아부다비를 방문한다고 밝혔다. 폼페이오 장관은 18일 제다에 도착해 사우디의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와 만나 석유 시설에 대한 공격에 관해 논의하고 이 지역에서 이란의 침략에 대응하기 위한 방안을 조율할 예정이다. 마크 에스퍼 국방장관도 이날 바레인 왕세자를 만나 “최근 사건에서 볼 수 있듯이 이란은 계속해서 국제 규범을 위반하고 있으며 이 지역 전체에 불안정과 위험을 조장하는 것을 선택했다”고 비판했다.
미국에서는 이란에 강력히 대응할지 아니면 외교적 노력을 통한 해결을 우선시할지를 놓고 목소리가 엇갈리며 양자 간 균형을 둘러싼 혼선이 노출되는 모습이다. 트럼프 대통령조차 군사 대응까지 불사할 듯한 트윗을 올렸다가 이튿날 “전쟁을 원하지 않는다”며 입장을 완화, 오락가락하는 모습을 보였다. 호건 기들리 백악관 부대변인은 이와 관련, 트럼프 대통령이 근거를 제시하지 않으면서 이란이 범인이라고 확정적으로 말한다면 미 국민은 그가 전쟁광이라고 말할 것이라면서 “대통령은 분명한 방침을 취하고 있다”고 말했다. 기들리 부대변인은 “그것은 솔직히 그(트럼프)가 북한에 취한 자세와 아주 똑같다”며 “우리는 북한에 대한 제재를 풀지 않고 있지만, 김정은(북한 국무위원장)과 대화하고 있다. 우리는 이란과도 같은 것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