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공군·대공무기 등 지원 새 국면
- 아사드 정권도 기반 다질 기회
- IS 가족 785명 탈출… 부활 우려
터키군이 시리아 북동부 지역의 쿠르드족 퇴치를 위한 군사작전을 닷새째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시리아 정부가 13일(현지시간) 터키군을 저지하기 위해 군대를 파견하기로 쿠르드 당국과 합의했다.
|  |
| 시리아 북동부 쿠르드족 거점 알 말리키야(데릭)에서 13일(현지시간) 쿠르드 지도자 헤브린 카라프와 전사 등의 장례식이 진행되고 있다. AFP연합뉴스 |
터키군의 대규모 공세를 막기 위해 그동안 앙숙 관계에 있던 쿠르드족과 시리아 정부가 손을 맞잡으면서 터키와 쿠르드족 간 무력충돌은 물론 시리아 내전 사태가 새로운 전기를 맞고 있다. 시리아 내전 동안 쿠르드족은 시리아의 바샤르 알아사드 정권을 축출하기 위해 싸웠으나 이번 합의로 쿠르드족과 시리아 정부는 ‘적’에서 ‘동맹’으로 관계가 급반전됐다.
로이터·AFP·AP 통신 등에 따르면 시리아 북동부의 쿠르드 당국은 이날 시리아 정부가 터키와의 전체 국경 지대를 따라 군대를 배치하기로 합의했다고 전했다.
쿠르드 당국은 페이스북에 올린 성명을 통해 “이 공격(터키군의 공격)을 막아내고 대처하기 위해 시리아군이 터키와의 국경을 따라 배치돼 (쿠르드 민병대인) 시리아민주군(SDF)을 돕도록 시리아 정부와 협정을 맺었다”고 밝혔다.
시리아 관영 사나 통신은 정부군 부대들이 이미 북부 지역으로 이동을 시작했다고 전했다.
지난 9일 시리아 북동부의 쿠르드족 격퇴를 위한 ‘평화의 샘’ 군사작전을 시작한 터키군은 작전 닷새째인 이날까지 시리아 내 요충지인 라스 알-아인과 탈 아비아드 등 2개 도시를 장악하고 진격을 계속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쿠르드 민병대 SDF가 터키군 저지를 위해 그동안 반목해온 시리아 정부와 힘을 합치기로 하면서 터키의 시리아 내 군사작전은 큰 난관에 부닥치게 됐다. 쿠르드 민병대는 그동안 터키의 대규모 공습과 포격을 받으면서도 전투기나 대공 무기 등이 없어 속수무책으로 밀리는 처지였다. 이제 시리아 정부군과의 합의로 전력과 무기 지원을 받을 수 있게 된 쿠르드 민병대가 더욱 적극적으로 반격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AP 통신은 쿠르드족으로선 선택의 여지가 별로 없었다며 쿠르드족이 ‘과거의 적’ 시리아 아사드 정권과 손을 잡은 배경을 설명했다. 쿠르드족은 그동안 시리아에서 내전을 벌이는 한편으로 2014년부터는 미군과 함께 극단주의 이슬람 무장세력인 이슬람국가(IS) 격퇴전을 벌여왔다. 하지만 미군의 시리아 철수 결정으로 버림받게 됐고, 급기야 터키군의 공격에 무방비 상태가 됐다.
문제는 그동안 쿠르드족은 시리아 북부에서 자치권을 행사해왔는데 이번 쿠르드족과 시리아 정부 간 합의로 인해 아사드 정권의 영향력이 시리아 북부에 다시 미치게 됐다는 점이다. 아사드 대통령으로선 이를 계기로 정권의 기반을 공고히 다질 수 있다는 점에서 오랜 기간 지속해온 시리아 내전 사태에도 중대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또 아사드 정권은 러시아와 이란의 비호 아래 정권을 유지해왔다는 점에서 이 지역에서 러시아와 이란의 입김이 더 강해질 것으로 관측된다.
이번 사태는 미국 주도의 IS 격퇴전으로 인해 몰락 위기에 직면했던 IS가 부활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우려로 이어지고 있다. 실제로 지난 13일 쿠르드 당국은 시리아 북부 아인 이사의 캠프에서 IS 조직원 가족 785명이 탈출했다고 발표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