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휘관도 “폭력 중단시키러 왔다”
- 사태 악화에 적극 해결 나설 듯
- 인민일보 1면 논평 “진압 필요”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홍콩의 폭력을 중단시키고 혼란을 제압해야 한다는 ‘최후통첩’을 한 지 이틀 만에 홍콩 주둔 인민해방군이 홍콩 거리로 나섰다. 시위대가 설치한 장애물을 치우는 청소 작업이었지만, 인민해방군이 홍콩 시위 사태에 관여할 수 있으며 무력 투입까지 가능하다는 ‘경고’ 메시지라는 분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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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16일 오후 홍콩 주둔 중국인민해방군 수십 명이 카오룽퉁 지역 도심 거리로 나와 시위로 어지러워진 일대를 청소하고 있다. AFP 연합뉴스 |
17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명보, 빈과일보 등에 따르면 전날 오후 4시 30분 무렵 홍콩 주둔 인민해방군 수십 명이 카오룽퉁 지역 주둔지에서 나와 시위대가 차량 통행을 막으려고 도로에 설치한 장애물을 약 40분간 치웠다. 홍콩 주둔 인민해방군은 공식 웨이보(중국판 트위터)를 통해 “많은 홍콩 시민이 주둔군 기지 부근에 와 자발적으로 도로를 청소했다”며 “장병들이 시민과 협조해 청소작업을 했고 주변 도로 교통이 회복됐다”고 말했다.
하지만 지난 6월 초 홍콩 시위 사태가 시작된 후 처음 홍콩 거리에 나선 데다, 홍콩 사태에 대한 시진핑 주석의 ‘최후통첩’이 나온 지 불과 이틀 만에 벌어진 일이라는 점에서 큰 파문을 낳고 있다. 시 주석은 지난 14일 브라질 브릭스(BRICS·브라질, 러시아, 인도, 중국,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신흥 경제 5개국) 정상회의에서 “홍콩에서 계속해 과격한 폭력 범죄 행위가 벌어져 법치와 사회 질서가 짓밟히고 있다”며 “폭력을 중단시키고 혼란을 제압해 질서를 회복하는 것이 홍콩의 가장 긴박한 임무”라고 강조했다.
중국 최고 지도자가 해외 방문 중 국내 사안을 언급하는 건 극히 드문 데다, 시진핑 주석이 열흘 새 두 차례나 홍콩의 조속한 질서 회복을 강조했다는 점에서 이는 사실상 ‘최후통첩’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무엇보다 주목해야 할 점은 전날 홍콩 거리에 나온 중국군 지휘관의 발언이다. 한 지휘관은 “오늘 여기에 나온 목적은 홍콩의 폭력을 중단시키고 혼란을 제압하기 위한 것”이라며 “홍콩의 안전과 안정을 위해 나온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홍콩 시위사태 후폭풍이 베이징(北京)까지 몰아치면서 무풍지대였던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절대 권력이 위협받고 있다.
일국양제(一國兩制·한 국가 두 체제)를 내세워 대만 통일까지 핵심 공약으로 내걸었던 시진핑 주석으로서는 홍콩 안정마저 지켜내지 못할 경우 중화민족의 위대한 부흥이라는 ‘중국몽’이 물거품이 될 위기에 처했기 때문이다. 17일 베이징 소식통 등에 따르면 시진핑 지도부는 지난달 31일 폐막한 19기 중국 공산당 중앙위원회 4차 전체회의(4중전회)에서 홍콩에 대한 중국 중앙 정부의 통제와 개입을 강화하기로 하고 시위사태 수습에 고삐를 바짝 당기고 있다.
시진핑 주석은 이례적으로 지난 4일 밤늦게 상하이(上海)에서 캐리 람 장관을 만나 “법에 따라 폭력 행위를 진압하고 처벌하는 것은 홍콩의 광범위한 민중의 복지를 수호하는 것이니 절대 흔들림 없이 견지해야 한다”며 강력한 대응을 주문했다.
이처럼 시진핑 주석이 홍콩과 일국양제를 강조하는 것은 홍콩과 마카오의 중국 반환 후 일국양제 시행의 모범 사례로 전 세계에 과시해 이런 방법으로 대만 통일까지 이어가려는 구상을 갖고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홍콩 대규모 시위로 중국의 일국양제가 치명타를 입고 대만에서도 이 체제에 대한 불신이 커지면서 시진핑 주석의 통일을 통한 ‘중화 대국 건설’의 꿈은 점점 멀어지고 있는 듯하다. 거의 반년 동안 홍콩 사태를 해결하지 못했다는 비난과 함께 홍콩 시위의 여파가 신장(新疆) 등 다른 불안 지역까지 번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시진핑 지도부는 연말까지 중국군 등 무력 투입까지 불사하며 홍콩 사태 해결에 나설 것으로 보이지만 ‘제2의 톈안먼(天安門) 사태’의 악몽이 재현될 것을 우려해 인명 피해는 극도로 자제할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해, 중국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人民日報)는 17일 1면 논평(論評)에서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브릭스 정상회의 기간 홍콩 문제와 관련해 발언한 내용을 인용해 홍콩의 폭력 상황을 제압하고, 질서를 회복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인민일보는 “당 중앙은 홍콩의 질서 회복을 결연히 지지한다”면서 “홍콩에서는 5개월 넘게 대규모 위법행위와 폭력이 지속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런 폭력 행위는 홍콩 시민을 공포 속에서 생활하게 한다”면서 “홍콩 문제는 단순한 시위가 아닌 일국양제 수호 투쟁이 됐다”고 강조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