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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시대 한여름 서리, 5년간 가뭄…역사 속 기상이변 기록들

당시 편찬된 ‘죽서기년’에 담겨

  • 국제신문
  • 디지털뉴스부 inews@kookje.co.kr
  •  |  입력 : 2019-11-17 19:10:15
  •  |  본지 1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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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온난·한랭기 재앙으로 여겨져
- 최근 베이징 등 미세먼지 극심
- 폐·기관지 질환자 급격히 늘어

‘효왕 7년 겨울에 큰비와 우박이 쏟아졌다. 장강과 한수가 얼고, 소와 말이 얼어서 죽었다.’

‘이왕 7년 겨울에 비와 우박이 쏟아졌는데 그 크기가 숫돌과 같았다.

‘여왕 22년, 가뭄이 크게 들었다.’ 이 가뭄은 여왕 26년까지 계속됐다.

‘유왕 4년 6월, 한여름 서리가 내렸다.’
미세먼지가 400㎍/㎥ 정도인 스모그에 덮인 천안문. 500㎍/㎥가 넘으면 아파트 4층에서 길 가는 사람이 잘 보이지 않는다.
전국시대에 편찬되었다는 ‘죽서기년(竹書紀年)’의 기록이다.

‘유왕 2년(BC 780년), 도성과 부근의 삼천(三川:위수(渭水), 경수(涇水), 낙수(洛水)) 유역에 큰 지진이 발생했다. …… 이 해에 삼천이 말랐고 기산(祁山:섬서성 보계시 소재)이 무너졌다.’

‘사기’ ‘주본기’의 기록으로 나라가 망할 조짐을 하늘이 먼저 알아 경고했다는 뉘앙스다. 알 수 없는 하늘의 재앙! 두려움은 점점 하늘의 아들이라는 ‘천자’를 향한 의심과 원망으로 변해갈 수밖에 없었다.

그렇지만 황하 유역 하, 상, 서주시기 유적에서는 상아, 코뿔소 등의 뼈와 함께 가공된 상아 유물이 다수 발굴된다. 코끼리나 코뿔소, 물소는 물론 오늘날 베트남, 미얀마 등지에서 서식하는 죽서(竹鼠:개만 한 크기의 쥐의 일종), 맥(貊:포유류의 맹수) 등의 뼈 무더기는 당시 황하 유역의 기후가 오늘날보다 최소한 평균 섭씨 2∼3도 높은 데다 다습하였음을 알 수 있게 한다.

또한 호랑이, 표범 등의 뼈도 발견되고 사슴 등 초식동물의 뼈는 무더기로 발굴된다. 이는 당시 황하 유역 중원지역이 오늘날 열대 삼림 지역과 비슷한 자연환경이었음 말해준다. 과학적으로도 신석기시대 후기부터 기원전 1000년경까지 대략 5000여 년간의 중국 기후를 제1차 온난기로 분류한다.

그런 기후 환경에서 황하보다 훨씬 남쪽의 장강과 한수가 얼어붙었다는 것은 엄청난 기상이변이 아닐 수 없다. 제1차 온난기가 끝나고 제1차 한랭기가 도래한 것이었다. 하지만 아직 기후 변화라는 인식이 없었던 사람들에게는 기이한 재앙으로 받아들여졌다. 다행히 소빙하기에 해당하는 제1차 한랭기는 짧게 끝나고 평왕 원년인 기원전 770년경부터 다시 온난다습한 제2차 온난기가 도래했다.

일상에서 느끼는 섭씨 2, 3도의 차이는 대수롭지 않게 여겨질 수 있다. 그러나 평균기온 2, 3도는 밀림을 건조한 초원으로 만들고, 매머드(맘모스)를 얼음의 동토에 묻어 멸종시킬 수도 있다.

베이징에서 500㎍/㎥(마이크로그램 퍼 제곱미터)가 넘는 미세먼지를 겪은 적이 있다. 아파트 4층에서 길가 사람이 또렷하지 않았다. 폐와 기관지 관련 질환도 급격하게 늘고 있다. 하지만 성장을 유지하지 않으면 하늘과 땅처럼 큰 빈부격차의 분노가 어떤 사태를 야기할지 모르는 딜레마가 현대의 천자와 집권층의 고민이다.

이제는 인간이 만드는 기후의 재앙. 무엇보다 다시 난방의 계절이 왔으니 서풍과 함께 밀려올 여파가 걱정이다. 대책이라고는 동풍을 기다리는 것뿐이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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