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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시위대 최후보루 이공대 배수진…유서 쓰고 ‘결사항전’

중문대 등 다른 캠퍼스는 철수, 마지막 남은 교정서 격렬 저항

  • 디지털콘텐츠팀 inews@kookje.co.kr
  •  |   입력 : 2019-11-18 19:22:58
  •  |   본지 1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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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언론 “인근 수차례 실탄 발사”
- 강경파 차기 경찰청장 작전 지휘
- 음향대포까지 동원해 진압 나서

- 홍콩 법원 복면금지법 위헌 결정

홍콩 경찰이 18일 새벽 시위대의 ‘최후 보루’인 홍콩 이공대에 진입해 시위대와 격렬한 공방전을 벌였다.
홍콩의 반정부·민주화 요구 시위대가 18일 홍콩 이공대학교 정문으로 통하는 계단에 불을 지르고 있다. AFP 연합뉴스
홍콩 경찰은 이날 새벽 5시 30분부터 시위대의 격렬한 저항을 뚫고 이공대 교정에 일부 진입해 시위 진압 작전을 펼쳤다. 시위대는 교내 곳곳에 불을 지르며 격렬하게 저항했다.

경찰은 이공대와 인근 지역 시위 진압 과정에서 수차례 실탄을 발사했다고 홍콩 매체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은 전했다. 지난주 경찰과 시위대의 격렬한 충돌이 벌어진 홍콩 중문대와 시립대, 침례대 등 대부분 대학에서 시위대가 철수한 상태다. 이에 따라 이공대는 홍콩 시위대로서는 ‘최후 보루’라 할 수 있다.

시위대는 경찰에 맞서 화염병을 던지고 화살을 쏘면서 격렬하게 저항했으며 자체 제작한 투석기로 화염병, 벽돌 등도 발사했다. 경찰 진입을 막고자 시위대가 폐품 등을 쌓아놓고 건물, 육교 등에 불을 지르면서 이공대 교정 곳곳에서는 불길이 치솟았다.

경찰은 최루탄과 함께 물대포 차 2대를 동원해 파란색 거센 물줄기를 쏘며 이공대 교정에 진입했다. 물에 파란색 염료를 섞은 것은 물대포에 맞은 시위대를 쉽게 식별·체포하기 위한 것이다. 경찰은 지난 6월 초 송환법 반대 시위 시작 뒤 처음 ‘음향 대포’로 불리는 장거리음향장치(LARD)도 사용했다. 2009년 미국 피츠버그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시위 진압 때 처음 등장한 음향 대포는 최대 500m 거리에서 150dB 안팎의 음파를 쏜다. 음향 대포에 맞은 상대는 고막이 찢어질 듯한 아픔과 함께 구토, 어지러움을 느낀다고 한다. 다만, 홍콩 경찰은 LARD가 무기가 아닌, 경고 방송용 장치라고 주장했다.

이공대 시위현장에는 지난 주 퇴임한 스티븐 로 경찰청장의 후임으로 조만간 경찰 총수 자리에 오를 ‘강경파’ 크리스 탕 경찰청 차장이 나와 이공대 진입 작전을 진두지휘했다. 이공대 인근에는 홍콩 주둔 인민해방군 막사까지 있어 우려를 키운다. 전날에는 시위대가 인민해방군 막사 인근에 설치된 저지선을 향해 돌진하자, 홍콩 경찰이 차량을 향해 실탄을 발사했다. 이 실탄 사격으로 다친 사람은 없었다. 시위대는 활로 화살을 쏴 경찰 1명의 다리를 맞혔고, 경찰 장갑차에 화염병을 던져 불태웠다. 한마디로 ‘전쟁터’와 같은 상황이 연출됐다고 할 수 있다. 경찰은 “시위대가 화염병, 활, 차량 등 살상용 무기로 공격을 계속할 경우 실탄을 사용할 수밖에 없다”고 경고했다.

경찰이 이공대 교정 진입 이후에는 대규모 검거작전이 펼쳐질 것으로 보인다. 전날 밤 9시 30분 무렵 경찰은 이공대 안 모든 사람이 교정이 떠날 것을 명령했지만, 응급 구조요원 등 수십 명이 이공대 밖으로 나오자 이들을 모조리 체포해 비난을 받았다. 경찰은 이날 새벽 이공대 교정을 탈출하려는 시위대를 포함해 인근 침사추이 지역에서 지지 시위를 벌이던 시민 등 100여 명 시위대를 체포했다. 일부 강경파 시위대는 유서를 쓰고 이공대 내에 남아 있으며, ‘결사 항전’을 다짐하고 있다. 경찰은 이공대 내에서 폭력 행위를 하는 시위대에게 폭동 혐의가 적용될 것이라고 밝혔다. 홍콩에서 폭동죄로 유죄 선고를 받으면 최고 10년 징역형에 처할 수 있다.

한편 시위 사태가 격화하는 가운데 홍콩 고등법원이 시위대의 마스크 착용을 금지한 ‘복면금지법’에 위헌 결정을 내렸다. SCMP에 따르면 이날 우리나라 대법원에 해당하는 홍콩 고등법원은 야당 의원 25명이 “복면금지법이 홍콩의 실질적인 헌법인 ‘기본법’에 위배된다”며 제기한 소송에서 이들의 손을 들어줬다.

홍콩 정부가 지난달 5일부터 시행한 복면금지법은 공공 집회에서 마스크나 가면 착용을 금지할 뿐 아니라, 집회 참여 여부와 상관없이 경찰관이 공공장소에서 마스크를 착용한 시민에게 마스크를 벗을 것을 요구할 수 있도록 했다. 이를 어기면 최고 1년 징역형이나 2만5천 홍콩달러(약 370만 원) 벌금에 처할 수 있다.

야당 의원들은 “복면금지법 시행의 근거가 된 ‘긴급정황규례조례’(긴급법)는 의회인 입법회를 거치지 않고 홍콩 행정장관에게 무제한의 권력을 부여한다는 점에서 홍콩 기본법에 어긋나며 기본적 자유를 제한한다”며 소송을 제기했다. 캐리 람(林鄭月娥) 홍콩 행정장관은 긴급법에 근거해 복면금지법을 전격적으로 발동했지만, 이번 위헌 결정으로 긴급법 적용이 쉽지 않아 보인다. 지난달 5일 법 시행 뒤 이를 위반해 체포된 사람은 367명에 달한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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