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강대강 충돌 우려에 긴장 고조
지난달 24일 홍콩 구의원 선거가 범민주 진영의 압승으로 끝나자 홍콩 시위가 다소 진정될 것이라는 기대가 있었지만, 기대는 여지없이 빗나가고 말았다.
홍콩 시위대는 5대 요구를 정부가 모두 수용할 것을 촉구하며 시위를 격화시킬 조짐이다. 정부는 선거 참패에도 유화책을 내놓지 않고 있어 갈등이 높아지리라는 관측이 제기된다. 시위대는 오는 8일 대규모 시위를 예고해 격렬한 충돌이 벌어질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지난달 18일 홍콩 시위대 ‘최후 보루’ 홍콩이공대와 그 인근에서 시위대와 경찰이 격렬하게 충돌한 뒤 양측은 2주 가까이 ‘휴전 상태’를 이어왔다. 시위대는 지난달 24일의 구의원 선거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을 우려해 폭력시위를 자제했고, 구의원 선거에서 범민주 진영이 압승한 뒤 홍콩 경찰의 시위 대응도 눈에 띄게 온건해졌다. 하지만 지난 주말 시위에서 ‘휴전’은 사실상 깨졌다고 할 수 있다.
선거 이전 시위 때처럼 경찰은 최루탄, 고무탄, 최루 스프레이 등을 발사하면서 시위 진압에 나섰고, 시위대는 돌, 화염병, 유리병, 연막탄 등을 던지며 맞섰다. 시위대는 몽콕, 왐포와, 훙함 등의 지하철역 입구에 불을 질렀고, 극심한 반중국 정서를 표출했다. 시위대의 분노는 선거 압승에도 사실상 달라진 것이 없다는 좌절감에서 나온 것으로 보인다.
시위의 주역 중 한 명인 조슈아 웡은 “우리는 5대 요구 쟁취를 위한 긴 싸움을 계속해야 할 것”이라며 “이는 거리시위, 사회적 조직, 국제 연대 등 3가지 싸움으로 이뤄질 것”이라고 밝혔다. 5대 요구 사항은 ▷송환법 공식 철회 ▷경찰의 강경 진압에 관한 독립적 조사 ▷시위대 ‘폭도’ 규정 철회 ▷체포된 시위대의 조건 없는 석방 및 불기소 ▷행정장관 직선제 실시 등이다. 이 가운데 송환법 공식 철회만 받아들여졌다.
선거 결과를 수용해 홍콩 정부가 ‘유화책’을 내놓을 것이라는 기대가 나왔다. 하지만 선거 직후 캐리 람(林鄭月娥) 홍콩 행정장관의 기자회견은 이런 기대를 무너뜨리고 말았다. 람 장관은 지난달 26일 기자회견에서 “송환법 철회는 이미 받아들였으며, 다른 요구 사항에 대해서는 정부 입장을 이미 분명하게 설명했다”고 밝혀 시위대 요구 수용 가능성을 일축했다.
홍콩 정부가 이러한 ‘꽉 막힌’ 입장을 고수하면서 시위 사태 해결 실마리는 보이지 않고 있다. 시위대는 정부 입장에 변화가 없을 경우 투쟁 강도를 높인다는 방침이다. 2일 홍콩 시위대의 온라인 토론방 ‘LIHKG’에는 오는 8일 대규모 시위를 ‘최후 시한’으로 정하고 이때까지 정부의 태도 변화가 없을 경우 전면적 투쟁을 전개하자는 제안이 올라왔다. 8일은 대규모 송환법 반대 시위를 주도해 온 민간인권전선이 ‘세계 인권의 날’ 기념집회를 사상 최대 규모로 열겠다고 밝힌 날이다.
시위대는 8일 이후에도 유화책이 안 나올 경우 총파업(罷工), 동맹휴학(罷課), 철시(罷市) 등 ‘3파(罷) 투쟁’과 대중교통 방해 운동 등 전면적 투쟁을 전개한다는 입장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