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환대의 도시'로 가는 길…명예영사에 듣는다 <1> 박수관 베트남 명예총영사

‘진심’을 담은 활동… 자긍심 강한 베트남도 ‘최고’로 인정

  • 조봉권 편집국부국장 겸 인문연구소장
  •  |   입력 : 2019-12-08 20:09:16
  •  |   본지 16면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부산이 2019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지난달 25~26일)를 성공적으로 치렀다. 아세안(ASEAN) 10개국 정상이 부산을 방문하고, 아시아의 이목이 부산에 집중된 ‘기회’였다. 부산 시민은 ‘환대(hospitality)’의 마음이 어떤 것이며 왜 중요한지 인상 깊게 보여줬다. 이를 계기로 부산에서 활동하는 각국 명예영사를 만나 부산의 매력과 잠재력을 알려 새로운 기회를 창출하는 길을 물었다.


- 9년 전 베트남 새댁 피살 비극
- 빈소 꾸리고 상주 역할 자처해
- 베트남기자 활동 적극 지원도
- 들끓던 분노 우호적으로 바뀌어

- 부산 찾는 인사 환대·경청 노력
- 서면 사무실, 방한 순례코스 돼
- 베트남 “그는 150명 영사중 1등”

박수관 베트남 명예총영사(YC TEC 대표이사 회장)가 한·베트남 우호와 명예총영사의 임무에 관해 설명하고 있다. 서정빈 기자 photobin@kookje.co.kr
박수관 YC TEC 대표이사 회장은 베트남 정부가 “세계 각국에서 활동하는 전체 베트남 명예영사 150여 명 가운데 1등”이라고 공식 발표한 ‘최고의 명예영사’다. 지난해 8월 박수관 명예총영사를 포함한 부산의 경제사절단이 베트남 하노이를 방문했을 때 응우옌 쑤원 푹 베트남 총리가 직접 이 같은 내용을 언급하면서 특별한 감사 인사를 전했다.

여기서 적어도 두 가지를 알 수 있다. 먼저, 각국 정부가 ‘명예영사’의 요건과 활동을 꼼꼼히 챙기면서 ‘평가’한다는 점을 짐작할 수 있다. 명예영사는 ‘명예만 있는 영사’가 아니라 두 나라 우호를 위해 열심히 실질적인 활동을 해 두 나라의 가교가 된 ‘명예로운 영사’라는 점이 여기서 확연히 드러난다. 둘째, 역사·문화적 자긍심이 강한 나라인 베트남에서 ‘최고’로 인정한 만큼, 박수관 베트남 명예총영사의 활동과 마음가짐에는 뭔가 특별한 점이 있음을 알 수 있다. 그게 무엇일까?

‘환대의 도시로 가는 길, 명예영사에 듣는다’의 첫 순서로 최근 박수관 베트남 명예총영사를 만난 자리에서 질문은 바로 그 ‘특별한 점’이 무엇이었는지 듣는 데 초점이 맞췄다. 박 명예총영사는 “처음엔 그런 발표가 있었는지 나도 몰랐다”며 잠깐 골똘히 생각하더니 이렇게 말했다. “진심을 담으려고, 진심으로 활동하려고 노력했습니다.” 그가 들려준 몇 가지 일화 가운데 ‘2010년 부산 베트남 새댁 피살 비극’에 대처한 사례는 그가 말한 ‘진심으로 대한다’는 마음가짐을 인상 깊게 보여준다.

“제가 맡기 직전 베트남 명예총영사를 하신 박연차 회장께서 워낙 헌신적으로 직무를 수행하신 터라 부담이 컸어요. 명예총영사로 활동해달라는 베트남 정부 요청을 고사하기도 했죠. 그렇게 우여곡절을 거쳐 2010년 이 자리를 맡은 지 얼마 안 되어 ‘베트남 새댁 피살 비극’이 터진 겁니다.” 2010년 부산으로 시집온 ‘베트남 새댁’이 일주일 만에 한국인 남편에게 피살된 사건이었다. 베트남 현지에서 한국인과 한국에 대한 분노가 들끓었다. 숨진 새댁의 부모와 가족뿐 아니라 베트남 정부 측 인사와 베트남 기자들이 부산으로 급히 건너왔다.

박수관 명예총영사는 “무엇보다 옷과 신발도 변변히 갖추지 못한 채 황망히 부산으로 날아온 베트남 새댁의 부모님 모습에 가슴이 정말 아팠다”고 회고했다. 베트남 현지에서 속속 날아드는 ‘한국과 한국인에 대한 분노’ 소식에도 가슴이 철렁했다. 정신을 추스른 그는 ‘상주’ 역할을 자처했다. 부산의료원에 빈소를 꾸리고 베트남 새댁 부모님을 진심으로 도왔다. 베트남 기자들의 취재 활동을 물심양면 지원하고 부산 상공계 등에 호소해 모금 활동에 나섰다. 이 모금 활동에서 엄청난 성금이 모이기도 했다.

“그렇게 성심성의를 다하자 베트남 현지의 여론과 보도가 조금씩 우호적으로 바뀌는 게 느껴졌습니다. ‘명예총영사로서 내 임무는 진심을 다하는 데 있겠구나’ 하는 깨우침이 문득 왔죠.” 그는 “그 사건 뒤로 비슷한 일이 부산·경남·경북에서 9건 일어났는데 그때마다 그렇게 했다”고 떠올렸다. 베트남에서 부산을 찾는 ‘친구’들을 위한 박 명예총영사의 ‘환대’는 경제와 외교 영역에 폭넓게 걸친다.

베트남은 현재 ‘동남아의 대세’ ‘젊고 활기차며 엄청난 성장 잠재력을 가진 나라’ ‘연 6~7% 성장세를 보이는 나라’이다. 이런 베트남에서 부산·경남권에도 관심을 기울이도록 그는 노력했다. 그 노력이란 베트남 경제인이나 정치계 인사 등을 환대하고 경청하고 상호 우호에 초점을 맞춘 일이다. 그것이 명예총영사의 일이라고 그는 믿는다.

그런 노력이 결실을 거둬 지금은 베트남 총리·국회의장부터 지방정부의 수장까지 한국에 올 경우 꼭 박 명예총영사의 부산 서면 총영사 사무실을 찾는다. 이는 부산 경제계에서 널리 알려진 이야기로, 어떤 이는 한국에 오면 반드시 들른다는 뜻에서 ‘순례 코스’라 표현하기도 한다. 지난달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 성공 개최와 서울 베트남 대사관 건물 개선 과정 등에서도 그는 큰 힘을 보탰다. 한국도 베트남도 잘 알며 두 나라 사이에 선의와 환대의 가교를 놓는 명예총영사의 일을 그는 즐겁게 한다고 했다.

“재작년 우리나라에 와 있던 베트남 사람이 약 8만 명이라고 했는데 지금은 18만 명입니다. 부산에 베트남 유학생이 1800여 명 와 있죠. 문화·역사 측면에서도 한국과 베트남은 공유할 점이 참 많습니다. 명예총영사로 해야 할 일도 그만큼 늘어나겠지요.” 잘 알려진 대로 박수관 명예총영사는 법정 스님을 오랜 세월 모신 ‘제자’이며 “아침에 일어나면 부처님과 부모님께 예를 올리고 기도로 하루를 여는” 독실한 불자이다. 그런 그에게서 얻은 키워드는 ‘진심’이다.

조봉권 편집국부국장 겸 인문연구소장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국제신문 네이버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많이 본 뉴스RSS

  1. 1정부, 공연장 겸 돔구장 추진…북항 돔 아레나 ‘기회’
  2. 2폭발음 뒤 불길…인근 7000명 대피(종합)
  3. 3프로야구 역대급 흥행에도 쪼그라든 ‘거인 팬심’
  4. 4부산시, 퐁피두 분관·라 스칼라 공연 백지화(종합)
  5. 5[단독] “어? EBS서 봤던 문젠데” 부산 고교 118명 중간고사 재시험
  6. 6‘신천지 與 입당 정황’ 친청계 반발…“김 대표, 조사 과정 제대로 밝혀라”(종합)
  7. 7구·군은 맘대로 불법 현수막…민간엔 과태료 폭탄
  8. 8호텔 셔틀 타고 황령산 야경 보러가요
  9. 9이기대 예술공원 사업도 차질
  10. 10[속보]홈플러스 희망퇴직 신청자 몰리는 바람에 접수 조기마감
  1. 1‘신천지 與 입당 정황’ 친청계 반발…“김 대표, 조사 과정 제대로 밝혀라”(종합)
  2. 2北 "전날 동해서 2종 잠수함발사 전략순항미사일 시험발사"
  3. 3신임 靑 비서실장에 임광현 국세청장(종합)
  4. 4김민석 격주 부산행 PK 민심잡기…부마항쟁 기념식 찾는다
  5. 5김지용 “정치검사 1호는 尹”…과거 행적 놓고 與 집안싸움(종합)
  6. 6박형준 “새로 할 일 없는 사람들, 전임 시정 뒤집기 집착”
  7. 7김민석, 강훈식 서울시장 후보론에 “가능성 열려있다”
  8. 8李 대통령 지지율, 2주 전보다 소폭 오른 44%…부정 평가 49%
  9. 9선관위 특검, 중앙선관위 등 7곳 압수수색…투표자수 허위입력 확인”
  10. 10여도 야도 농지 전수조사 질타…임대수탁 부작용 등 지적
  1. 1호텔 셔틀 타고 황령산 야경 보러가요
  2. 2[속보]홈플러스 희망퇴직 신청자 몰리는 바람에 접수 조기마감
  3. 3올해 자사주 62조 태웠다…‘삼전닉스’ 과반
  4. 4부산 호텔업계 “바가지요금 논란 되풀이 막자”
  5. 5삼전닉스 급락에 코스피 5600선까지 추락…매도사이드카 발동
  6. 6금융사 AI해킹 16곳으로 늘어나…130곳은 ‘보안 미흡’
  7. 7친환경에너지·AI기술 각축…업계 트렌드 읽고 미래로 항해
  8. 8[속보]“편의점 김밥 잘 골라야”… 속 재료·영양·가격 등 제품마다 제각각
  9. 9현대차, 인도에 20조 통 큰 투자…생산·연구개발 거점 강화
  10. 10‘8% 넘게 폭락’ 두 달만에 코스피·코스닥 1단계 서킷브레이커 발동
  1. 1폭발음 뒤 불길…인근 7000명 대피(종합)
  2. 2부산시, 퐁피두 분관·라 스칼라 공연 백지화(종합)
  3. 3[단독] “어? EBS서 봤던 문젠데” 부산 고교 118명 중간고사 재시험
  4. 4구·군은 맘대로 불법 현수막…민간엔 과태료 폭탄
  5. 5부산도시철 교대인력 공백 떠안은 직원들…현장 아우성
  6. 6변성완·박상준,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 송치
  7. 7市 ‘시간 쪼개기 계약’ 채용 관행 전면 손질
  8. 8해인사, 팔만대장경 한 본 더 제작한다…29일 판각 시작 알리는 고불식
  9. 9부산중수청장 “지방청 중심 수사…기존 검찰 구조와 다를 것”
  10. 10사하구 장림동 아파트 주차장서 화재…승용차 엔진룸서 불길
  1. 1프로야구 역대급 흥행에도 쪼그라든 ‘거인 팬심’
  2. 2인종차별 당한 엄지성…英 경찰 수사
  3. 3[뭐라노] 롯데, 이젠 성찰할 때
  4. 4거인 3년 연속 7위…레이예스·한동희는 날았다
  5. 5황성빈은 첫 도루왕…끝까지 뜨거웠던 타이틀 경쟁
  6. 6한화, 새 사령탑에 류지현…3년 20억원
  7. 73년 無가을로 계약 만료…김태형 감독 운명은?
  8. 8프로야구 한화, 신임 사령탑으로 류지현 국가대표 감독과 계약
  9. 9최동원 어린이 야구교실, 출범 11년 만에 프로선수 배출
  10. 10HJ重·동부건설, 소외층·골프 꿈나무에 3000만원 기부
우리은행
  • 국제신문 골프대회
  • 맘편한 부산
  • 부산국제마라톤
  • BNK생명나눔챌린지
  • 유콘서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