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공영방송 NHK 회장이 아베 신조 정권의 핵심 기관인 총리관저와 가까운 것으로 알려진 금융권 출신 인사로 교체된다. 아베 정권이 공영방송의 비판 기능을 약화하려고 한다는 논란이 재연될 것으로 예상된다.
10일 아사히신문 등 일본 언론에 따르면 NHK 경영위원회는 마에다 데루노부(前田晃伸·74) 전 미즈호 파이낸셜 그룹 회장을 전날 차기 NHK 회장으로 선정했다. 마에다 씨는 우에다 료이치(上田良一) 현 회장이 내년 1월 24일 퇴임하면 바통을 이어받는다.
마에다 차기 회장은 다이이치칸교 은행, 후지은행, 니혼코교 은행을 통합해 미즈호 파이낸셜 그룹을 설립한 인물이다. 이시하라 스스무(石原進) NHK경영위원장은 “3개 큰 은행을 합병할 때 매우 고생한 경험과 경영 수완을 지닌 분”이라며 마에다 차기 회장이 NHK의 경영 개혁에 기여할 것이라는 기대감을 표명했다고 요미우리신문은 전했다.
하지만 이번 인선이 NHK가 독립성을 유지하고 권력을 제대로 비판하는 데 도움이 될지는 의문이 제기되는 상황이다. 마이니치신문은 마에다 씨가 회장으로 낙점된 것에 관해 “경영위원회 인선에 영향력을 지닌 총리관저의 의향이 작용했다”며 그가 “총리관저 인맥”이라는 집권 자민당 관계자의 발언을 10일 보도했다. 총리관저에 가까운 복수 관계자에 따르면 “총리관저는 ‘우에다 회장이 야당에 너무 신경을 쓰고, 정권을 비판하는 프로그램에 대한 장악력이 약하다’는 불만이 있다”고 설명했다.
총리관저는 우에다 회장을 이번 임기를 끝으로 바꾼다는 방침을 기정사실화하고 있었고 아베 총리가 ‘금융권 출신자가 좋다’는 의견을 밝히기도 했다고 신문은 전했다.
우에다 회장은 일본 우편·금융 그룹 닛폰유세이 계열사 비리 보도와 관련된 논란으로 물러나게 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NHK의 시사 고발 프로그램 ‘클로즈업 겐다이 플러스(+)’가 닛폰유세이 자회사가 부적절한 방식으로 보험상품을 판매한 것을 보도하자 총무성 사무차관 출신 스즈키 야스오 닛폰유세이 상급부사장이 NHK 경영위원회를 통해 집요하게 불만을 제기하면서 문제가 불거졌다.
우에다 회장은 닛폰유세이 측의 압력에 저항하다 경영위원회 측의 엄중 주의 처분을 받고 사죄했다. 이런 과정에서 결과적으로 NHK가 외압에 굴복했다는 지적도 나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