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의료·패션 분야 등 영역 확대
중국 문화관계자들과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남북조(南北朝)시대 인물 ‘화목란(花木蘭)’과 전통무술 ‘쿵푸’, 희귀 곰 ‘판다’를 디즈니랜드에 ‘뮬란’과 ‘쿵푸판다’로 빼앗긴 것을 못내 분해한다, 더구나 미국이니. ‘대장금’을 비롯한 우리 드라마 열풍이 휘몰아친 뒤에는, 언젠가는 중국이 ‘대장금’을 각색한 영상물로 세계시장에서 성공할 수도 있으니 한국도 중국의 다양한 소재를 문화상품으로 만들어보라는 이야기도 한다. 오래된 소재는 저작권 문제가 없다는 친절한 안내까지 덧붙여서. 아직은 스토리텔링 역량이 미치지 못한다는 사실을 인정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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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통 공예기술로 빚은 현대의 중국 자기. 완숙미는 떨어져 보인다. |
역사가 오래될수록 문화적 유산은 풍성하고 소재는 다양하기 마련이다. 문학, 미술, 공예를 비롯한 다양한 중국의 문화유산을 보면 재능과 역량의 탁월함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그렇지만 현대에 들어와 그 재능은 제대로 빛을 발하지 못하고 있다. 화려한 포장에 제법 그럴듯한 외피를 갖춰도 막상 속을 들여다보면 무언가 빠진 것 같고 금방 허술함이 드러나기도 한다. 기술의 경우는 어떨까? 기술은 모방에서 발전하는 경우가 많고 심지어 도용할 수도 있으니 격차를 따라잡기 수월한 면이 있다. 실제 중국은 많은 부분에서 비약적 발전과 성과를 거두었지만 지식재산권 침해와 산업스파이 등의 문제로 많은 분쟁을 일으키고 있다. 그렇지만 이제는 기술집약적 상품에도 스토리텔링의 배경을 요구하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다.
영상, 방송 등은 말할 것도 없지만 일반 상품의 경우에도 문화적 배경은 중요하다. 일례로 화장품의 경우 우리 상품이 선망의 대상이 되는 것은 단순한 기술적 우위에 의해서만이 아니다. 발군의 감각과 단절 없이 향상되어온 ‘화장술’이라는 뒷받침이 있었기 때문이다. 요즘 새롭게 주목받기 시작하는 의료는 물론 패션, 산업디자인, 교육, 육아 등 다양한 분야에서 우리는 여전히 한발 앞선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 함께하는 방법으로 규제의 벽을 넘어보고 싶지만 금방 현재의 우위가 동등하게 될 것 같은 두려움으로 아예 회피하는 경향도 보인다. 그렇지만 단절의 공백은 결코 쉽게 메워지는 것이 아니다. 막연함 두려움, 실패에 의한 기피보다는 상생의 정신으로 더 큰 시장을 노려보는 것이 불편한 이웃을 둔 우리의 현명함이 아닐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