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레면 다시 한해가 시작된다. 내일 밤, 세상 사람 대부분은 자정을 기다리며 희망을 품고, 카운트다운이 끝나면 들뜬 마음으로 건배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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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베이징 왕푸징 성당 제야의 모습. 쌀쌀한 날씨에 한적하다. |
중국도 다르지 않다. 국영방송 CCTV는 신년특집방송을 하고 가정에서는 가족과 친구들이 모여 조촐한 축하연을 즐길 것이다. 그 자리에 빠지지 않는 먹거리가 있다. 북방지역에서 시작된 풍습이기는 하지만 우리 물만두와 비슷한 자오즈(餃子:교자)다. 연유는 ‘餃’가 ‘바뀌다’는 뜻의 ‘交’와 발음이 같아 ‘해(年)’가 바뀌는 상징이라는 등 여러 설이 있다.
자오즈는 삶거나 찌거나 튀기는 방법으로 조리하지만 모양은 청나라 시대 재부(財富)의 상징이던 은괴(銀塊)와 비슷하다. 재미있는 것은 자오즈를 빚으며 그중 한두 개에 동전을 넣고, 먹는 도중에 씹어 발견하면 큰돈을 벌거나 행운이 들 것으로 기대하고 축하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집안에서의 그뿐이다. 곧 다가올 진짜 명절 춘지에(春節:설날)가 있으니 그때 또 자오즈를 빚고 제대로 제야의 잔치를 떠들썩하게 즐길 것이다.
중국 제야의 거리는 추운 날씨로 쌀쌀하고 한적하다.
그런데 초저녁부터 엄청난 차량 정체가 빚어지고 특정 지역에서는 밤늦도록 요란한 축제가 펼쳐진 날이 지난주에 있었다. 공식적 명칭이 ‘평안야(平安夜)’인 12월 24일의 크리스마스이브.
지난 2018년에는 중국 정부가 크리스마스 행사 금지령을 내렸다는 보도가 있었지만 올해는 관련된 소식이 들리지 않았다. 어차피 중국인에게 성탄절은 종교적 의미가 거의 없고 휴일도 아니다. 젊은 세대와 일부 부유층을 중심으로 즐기는 요란한 파티나 선물주고받기도 상술이 부추긴 과시형 향락일 뿐이다. 그럼에도 크리스마스트리에 불편한 기색을 보이고 일부 지방에서는 관권이 작용하기도 한다.
근대 서구 세력의 중국 침탈에는 선교사로 대표되는 기독교의 그림자가 짙었으니 트라우마가 있을 법하다. 예수의 탄생을 기점으로 하는 서기(西紀)도 세계적 기준이니 사용하기는 하지만 4천 년 하력(夏曆)의 후손으로 그 전통의 자부심이 클 것이다. 그렇지만 장구한 역사의 전통은 민중의 혼에 면면(綿綿)한데 굳이 관여할 필요가 있을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