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부의 차이는 사회적 갈등의 근본 기제이다. 더구나 ‘차이’가 ‘격차’가 되면 언제라도 터질 수 있는 도화선에 불붙은 화약이나 다름없다. 그에서 비롯된 우리 사회의 갈등도 아슬아슬하지만 오늘 중국은 언제 터져도 이상하지 않을 만큼 격차라는 말이 무색하지 않은 실정이다. 그럼에도 막상 현지에서 느껴지는 온도는 미지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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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벽과 벽 사이에 지붕을 얹어 주거로 삼는 이도 있다. |
20여 년 전 벌써 베이징 시내 유명 백화점 식품마트에는 중국산 식품이 눈에 띄지 않을 정도로 해외 유명 먹거리 일색이었다. 가격은 터무니 없다 싶을 만큼 비쌌고. 몇 년 뒤에는 백화점 1층 옥외공간에 세계적인 승용차 ‘벤틀리BENTLEY‘가 견본으로 진열돼 눈길을 끌었다. 여전히 벤츠와 마차가 공존하던 시절이었고 백화점 옆길에는 구공탄 실은 소달구지가 굴러다니고 있었다. 저러다가 사람들 눈 돌아가는 것이 아닌가 싶었지만 이쪽도 저쪽도 모두 덤덤했다. 아직은 시작 단계이고, 소수이니 그러려니 여겼다.
오늘 중국은 현(縣)급 도시만 가도 모두 마천루 경쟁을 벌이는 듯하다. 번듯한 외양의 고층아파트 단지는 기본이고 다양한 디자인의 초고층 빌딩들이 혀를 내두르게 한다. 그렇지만 단지 바로 옆에는, 빌딩 뒤편에는 세월이 멈춘 수십 년 전 낡고 초라한 집들이 공존한다. 그렇지만 그 보편적(?) 격차에도 사람들은 여전히 덤덤하다. 이런저런 집단행동이 불거져 당국을 긴장하게는 하지만 눈앞에 닥친 자신들의 생존이나 이익 때문인 것이 대부분이다. 부패 척결의 칼날이 매서워지는 까닭에는 그런 사태가 격차로 번지는 것을 막기 위한 절박함도 있을 것이다. 아파트 마당에서 책시장이 열리면 서점에 진열된 신간들이 정가의 7할 정도에 판매된다. 오래된 아파트에서는 5할, 더 허름한 동내에서는 3할의 가격도 볼 수 있다. 그렇다고 정가 판매를 하는 서점이 큰 타격을 받는 것도 아니다. 가진 정도의 차이에도 기본적인 부분은 취할 수 있는 나름의 묘한 질서인 셈이다. 물론 근본은 상술이지만 부당하다고 따지는 사람은 없다. 어느 사회나 가진 자의 여유는 있고 그런 여유가 갈등을 누그러트리지만 중국의 부자는 특별히 너그러운(?) 듯싶고 폭도 넓다. 그 진짜 속내가 무엇이든 그들의 리그는 우리의 활로가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