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맹렬한 여성의 삶을 지운 중국 역사…유가사상 통치이념 탓

여성 음란·방탕한 존재로 부각, 남성 중심 가치관이 키운 편견

  • 디지털콘텐츠팀 inews@kookje.co.kr
  •  |   입력 : 2020-01-12 19:37:49
  •  |   본지 18면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 베일 속 위대한 업적들 기려야

보았지만 여난(女難)이라 해도 지나치지 않을 정도이다. 그렇다고 여성을 내내 반복된 음란과 방탕, 마침내는 망국의 원인으로 매도할 생각은 눈곱만큼도 없다. 사실은 권력으로 너무 많은 비(妃), 부인, 첩을 두었던 남성의 끝없는 욕망이 문제였다, 제대로 감당하지도 못하면서 말이다.

중국 전통악기를 연주하는 여인.
비단 중국 역사에서의 일만도 아니다. 고대로 거슬러 올라갈수록 동서를 막론하고 성은 노골적이고 탐욕스러웠으며 억압의 배경이 있었다.

또한 그 원초적 욕망이 이성으로 순화되는 것을 문명화라 할 수도 있을 것이다. 다른 점은 서양은 신화, 문학, 미술 등으로 성에 대한 많은 기록을, 시정(市井)의 매춘에 이르기까지 다양하게 남겼다. 과연 중국에서는 권력자의 성만 문란했던 것일까.

중국에도 정나라 시(詩)의 음란함을 비난하는 따위의 기록이 있다. 당시의 시는 요즘 유행가 가사와 비슷했으니 시대상을 알기에는 맞춤하다. 그런데 음란하다 해봐야 ‘그대 날 사랑하고 생각해 주신다면 치마 걷고 진수라도 건너가겠어요’ 하는 정도이다. 물을 건너기 위해 ‘치마를 걷는’ 정도가 무슨 그리 대수라고. 통일제국 진(秦) 이후에는 청루(靑樓), 기녀(妓女) 등의 글귀도 보인다. 성의 매매가 수반되었음이 엿보이는데 굳이 가무, 풍류를 덧씌운 것이다.

회화에서도 여성의 속살을 드러내는 경우는 없었다. 존중하고 아껴 보호하려는 뜻이었을까? 남성의 문란을 드러내지 않기 위해서였을 수도 있다.

치열한 백가쟁명(百家爭鳴)의 논쟁이 있고 난 뒤 유가(儒家)가 통치이념으로 자리 잡으면서 여성은 황실과 같은 일부 권력 계층을 제외하고는 모두 은둔의 세상으로 사라졌다. 그렇지만 뒤늦게 찾아낸 상나라 여장군 ‘부호(婦好)’나 영화 ‘뮬란(木蘭)’의 그녀에서 알 수 있듯 기록을 지우고 묵살했던 것이다. 어찌 그녀들뿐이겠는가. 심지어는 근세 청나라 이후 나라와 민중을 위해 치열했고, 그 기록이 버젓함에도 지금껏 외면당하는 사례도 적지 않다.

기록하지 않아 은둔이 되었을 뿐 삶 곳곳에서 맹렬했던 그 여인들이 이제 베일 밖으로 나오고 있다. 여전히 구분의 그림자는 짙지만 다시 가려지지는 않을 것이다. 세상 어느 곳의 여성보다 서러웠지만 강인한 그들이야말로 우리가 손잡아야 할 파트너이자 ‘펑요우(朋友:친구)’가 아닐까 싶다.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국제신문 네이버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많이 본 뉴스RSS

  1. 1부산에 하나 뿐인데…‘부산예대’ 내년 2월 문 닫는다
  2. 2해운대 벗어나 우리동네로…부산이 온통 극장이네요
  3. 3“능인선원 매각 협상 나서라” 국제신문 사활 건 총력투쟁
  4. 4[정쾌호의 부동산 탐구생활] 부산 아파트 10년, 이중 양극화와 위상 추락
  5. 5‘반쪽’ 자갈치 축제…내홍에 창립멤버 어패류조합 빠졌다
  6. 6준비 덜 된 경찰시대…‘대국민 수사 실험’ 우려
  7. 7전재수 ‘되돌릴 수 없는 해양수도 기반 조성’ 선언
  8. 8아침기온 경남 7도, 부산 15도…2일부터 쌀쌀해진다
  9. 9부산중수청 문 여는데 아직 공사중…외부 출입통제도 어려워
  10. 10“가덕 공사비 증액 법 개정 앞서 정부 약속부터”(종합)
  1. 1‘교정시설 조성 지원 특별법’ 발의…부산구치소·교도소 통합 뒷받침
  2. 2부산 국힘 “보좌진 유죄 선고…전재수 시장, 시민에 사과해야”
  3. 3[속보]우크라 외무 “한국 중요해…외교적 오해 해결바라”
  4. 4국힘, 중수청 앞서 “범죄자 천국될 것” 여론전(종합)
  5. 5李 “김지용, 친윤 아닌 반윤 검사” 중수청장 청문 요청키로
  6. 6靑 “이 대통령 ‘불의의 사고’ 표현, 부상 장병 위로한 것…북한 면죄부 주려는 것 아냐”
  7. 7전국 교정시설 수용률 126%…윤상현 “형사사법개편 앞두고 교도소 과밀 방치”
  8. 8이 대통령, 김지용 중수청장 후보자 청문요청안 재가
  9. 9정동영 “DMZ 지뢰 사고, 불행한 일…평화공존 더 절실해져”
  10. 10전재수 “생곡 무산 땐 에코델타에 소각장 불가피”
  1. 1“가덕 공사비 증액 법 개정 앞서 정부 약속부터”(종합)
  2. 2동래 플래그십 문 연 ‘르노’…미래차 R&D센터 내년 오픈
  3. 3북극 누빈 아라온호, 항로예측 기틀 마련
  4. 4신한銀 2만5000명 고객정보 털렸다…당국 조사
  5. 5대선주조 부산 문화 앞장…‘부산국제록페스티벌’ 8년째 후원 행보
  6. 6신한은행 해킹 서버서 “‘중국어 AI 침투도구’ 흔적 발견”
  7. 7BPA, 5번째 해외 물류거점 구축…베트남 사업 본궤도
  8. 8리사이클링·항만운영·담수화…부산 미래산업 이끌 혁신기술
  9. 9부산 연구개발 우수성과- 우수학술 부문
  10. 10주가지수- 2026년 10월 1일
  1. 1부산에 하나 뿐인데…‘부산예대’ 내년 2월 문 닫는다
  2. 2“능인선원 매각 협상 나서라” 국제신문 사활 건 총력투쟁
  3. 3‘반쪽’ 자갈치 축제…내홍에 창립멤버 어패류조합 빠졌다
  4. 4준비 덜 된 경찰시대…‘대국민 수사 실험’ 우려
  5. 5전재수 ‘되돌릴 수 없는 해양수도 기반 조성’ 선언
  6. 6아침기온 경남 7도, 부산 15도…2일부터 쌀쌀해진다
  7. 7부산중수청 문 여는데 아직 공사중…외부 출입통제도 어려워
  8. 8“기관장 인선, 유능하면 지역 불문…산은 유치 채널 총동원”
  9. 9법리 복잡한 지능범죄 급증…“공부해 수사할 엄두 안 난다”
  10. 10부산 동구, 돔구장 유치 협의체 출범
  1. 1송교창·최준용 빠진 KCC…‘루이스 킹’ 희망될까
  2. 2KLPGA 대회 처음 부산서 여는 HJ重… “지역과 상생할 것”
  3. 3메치고 쏘고…한국 유도·양궁 ‘금빛 데이’
  4. 4한국 여자 양궁 단체전 인도에 져 은메달…8연패 무산
  5. 5돌아온 금빛 주역들, 프로야구 막판 순위·타이틀 경쟁
  6. 6HJ중공업, 8∼11일 KLPGA 챔피언십 대회 주최…부산서 처음 열려
  7. 7해볼 만하다…女축구, 8년 만의 AG 메달 도전
  8. 8중원 황인범·투톱 변화…승리 축포 쏠까
  9. 9아시안게임 사격 남자 속사권총 우승…한국 25번째 金
  10. 10윤규성, 태권도 품새 금메달…한국 남자 개인전 3연패
우리은행
  • 맘편한 부산
  • 부산국제마라톤
  • BNK생명나눔챌린지
  • 유콘서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