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철강회사 운영중 덜컥 폐암 진단
- 농장 마련해 자연서 치료 매진
- 오랜기간 터득한 정보 바탕으로
- 농업기업 세워 건강전도사 활동
- 과테말라 대사 직접 찾아와 설득
- 위촉 후 커피 소개 행사는 물론
- 청년 유학돕기 등 교류확대 노력
임수복(73) 주부산 과테말라 명예영사는 부산 기업 ㈜강림CSP와 ㈜강림오가닉의 대표이다. 강림CSP는 철강을 바탕으로 강관(鋼管) 등을 만드는 우량 기업이다. 강림오가닉은 농장에서 직접 기른 작물로 식물성(들깨) 오메가3 등을 만드는 유기농 기업이다. 철강으로 ‘산업의 혈관’인 강관을 만들어 세계 곳곳에 공급하고, 유기농 들깨로 만든 건강기능식품은 사람 혈관을 건강하게 가꿔 건강에 도움을 준다. 그는 정부 공인 신지식농업인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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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태극기와 과태말라 국기를 배경으로 임수복 명예영사가 민간 외교 활동을 설명하고 있다.
전민철 기자 jmc@kookje.co.kr |
철강과 들깨와 주부산 과테말라 명예영사. 이 ‘낯선’ 조합을 잇는 공통점은 뭘까? 그걸 알아보려면, 2004년으로 돌아가야 한다. 한국의 산업이 깨어나던 1976년 29세에 강림CSP를 창업한 임 회장은 회사를 반석 위에 올려놓는다. 2011년 매출액 3300억 원, 2012년 수출액 2억 달러(홈페이지 자료)를 달성했다. 회사가 쑥쑥 자라던 2004년, 임 회장은 덜컥 폐암 진단을 받는다. 젊은 날, 가난에서 벗어나고 싶은 마음에 베트남전에 참전했고 그때 고엽제에 노출된 것이 원인인 것 같다고 했다.
“억울했습니다. 이렇게 열심히 살고 있는데, 왜 내게 암이 왔을까….” 왜 안 그랬겠는가? 병원에서는 그의 종양을 들어내는 수술을 한 뒤, 방사선 치료를 하라고 했다. 방사선 치료의 고통과 부작용을 잘 알던 그는 고심 끝에 다른 선택을 했다. ‘자연’으로 들어간 것이다. “고향 밀양에 농장을 마련해 일하고 채소 길러 뜯어 먹으며 내 나름대로 ‘건강의 논리’를 찾고자 공부하고 연구하고 실천했지요.” 현대 의학을 무시했던 건 아니지만, 어쨌든 그는 그렇게 “상당히 오랜 기간”에 걸쳐 마침내 암을 깨끗이 치료했다.
이 대목에서 “나름대로 건강의 논리를 찾고자 공부·연구·실천했다”는 말이 중요하게 다가왔다. 그는 유기농과 건강, 생명의 세계에 매료돼 유기농 농장을 농업기업으로 키웠다. 최근에는 유기농 원료로 만든 화장품을 수출하고자 일본에 법인도 세웠다. 요즘은 건강 전도사가 되어 강연도 많이 나가고, 자신이 조언했던 지인들에게서 “고맙다”는 말을 많이 듣는다. 절실함은 그를 공부하게 했고, 공부한 것은 실천해야 했으며, 거기서 얻은 지식·정보는 체계화해 실제로 활용해보는 패턴이 그의 삶에 있다.
“과테말라와는 별다른 인연은 없었어요. 산업계의 지인이 오랜 기간 권하더군요.” 어떤 도움을 줄 수 있을지 막연했고, 명예영사의 세계가 어떤 것인지 잘 몰랐기에 6개월이나 고민했다. “주한 과테말라 대사도 직접 저를 만나러 오셨어요. 제가 철강산업을 한다는 데도 관심이 있는 듯하더군요. 그런데 대사가 제게 이런 말도 하는 겁니다. ‘과테말라는 커피 같은 농산물이 좋은데 이를 바탕으로 한국-과테말라 교류를 늘리는 데도 공헌할 수 있다. 당신은 신지식농업인 아니냐?”
2016년 3월 그는 주부산 과테말라 명예영사로 위촉됐다. “건강과 생명에 도움이 되는 일을 하고, 두 나라 관계를 좋게 가꿀 수 있다니 더 거절할 이유도 없었지요.” 그 뒤 과테말라를 한 차례 방문했다. “과테말라는 커피가 정말 우수합니다. 해발 1500m 지대의 알맞은 토양에서 기르니 화학비료나 농약을 쓸 일이 없죠.” 그는 “다만, 복잡한 유통 과정 탓에 그 진면목이 한국에서 덜 알려지진 경향이 있다”고 했다.
임 명예영사는 “제가 직접 현지에 가는 데 한계가 있어 스페인어에 능통해 ‘명예영사 보좌관’ 역할을 하는 제 딸을 보내 한국과 교류하는 방안을 찾아보게 했다”고 말했다. 그렇게 해서 지난해 주한과테말라대사관과 공동으로 부산 서울 대구 대전 카페 6곳에서 과테말라 커피를 소개하는 ‘과테말라 맛보기’ 행사를 여는 등 교류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과테말라 청년의 한국 유학을 돕는 일에도 나섰다. 과테말라 명물인 럼주도 한국에 소개하는 등 문화적으로 다리를 놓는 일도 준비 중이다. 상공업계에서 건강 전도사로 통하는 임 명예영사의 활동이 두 나라의 ‘건강한’ 교류를 더욱 늘릴 것으로 기대된다.
조봉권 편집국 부국장 겸 인문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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