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제 강점기에 일본군 군속(軍屬, 군무원에 해당)으로 동원돼 전사한 조선인의 유골을 발굴하는 작업이 9일 일본 오키나와(沖繩)에서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이는 한반도 출신 사망자의 신원 및 유족, 매장 추정 장소 등이 구체적으로 파악된 상태로 오키나와에서 추진되는 매우 드문 발굴이며 유골을 유족에게 돌려주는 결실로 이어질지 주목된다.
사단법인 평화디딤돌(한국), 모토부초(本部町) 겐켄(健堅)의 유골을 고향에 돌려보내는 모임(이하 일본), 동아시아시민네트워크 등 한일 시민단체로 구성된 ‘겐켄 유골발굴 공동실행위원회’(위원회)는 9일 오전 오키나와현 모토부초의 한 주차장 부지 한쪽에서 유골 발굴 작업을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발굴지는 2차 대전 중 오키나와에서 미군과 일본군 간 지상전이 시작되기 직전인 1945년 2월 11일 발생한 히코산마루(彦山丸)호 피격 사건으로 목숨을 잃은 14명의 유골이 매장된 것으로 추정된 장소다.
오키나와에서 희생된 조선인에 관해 조사해 온 오키모토 후키코(沖本富貴子·70) 씨가 미국 잡지 ‘라이프’ 1945년 5월 28일 자에 실린 사진의 존재를 수년 전 알게 된 것이 이번 발굴의 단초가 됐다. 오키모토 씨는 주민 증언을 청취하고 옛 일본군 관련 기록 등을 뒤져 매장 추정지와 사망자 신원을 어렵게 파악했다. 사진 속 묘표에는 ‘김산만두’(金山萬斗), ‘명촌장모’(明村長模)라는 이름도 기재돼 있었다. 이들은 일본군 군속으로 동원된 한반도 출신 김만두(1921년생, 경남 출신) 씨와 명장모(1918년생, 전남 출신) 씨인 것으로 오키모토 씨 등은 판단한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