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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량한 콜로세움·텅 빈 거리…여태껏 본 적 없는 로마의 일상

이탈리아 이동제한령 발효 첫날, 관광객 썰물처럼 빠져 거리 한산

  • 국제신문
  • 디지털뉴스부 inews@kookje.co.kr
  •  |  입력 : 2020-03-11 20:02:16
  •  |  본지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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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음식점·카페 등 대부분 문 닫아
- 대형마트는 이른 아침부터 북적
- 시민들 1m 간격 줄서기 진풍경
- 한인사회도 장기화 우려에 긴장

이탈리아 정부의 전국 이동제한령 발효 첫날인 지난 10일(현지시간) 인구 300만 명의 수도 로마에는 여느 때와 달리 긴장감이 감돌았다.
지난 10일 경찰이 코로나19 여파로 폐쇄된 이탈리아 로마의 상징 콜로세움 주위를 순찰하고 있다. AFP 연합뉴스
지난달 21일 북부 롬바르디아주 지역에서 처음으로 코로나19의 지역 감염이 확인된 뒤 하루하루 반도 전역으로 무섭게 확산할 때도 마스크조차 쓰지 않고 일상생활을 유지한 로마 시민이었지만 이날은 달랐다.

교통량은 물론 거리를 다니는 사람 수도 확연히 줄었다. 대형마트에서는 보기 힘든 장면이 눈에 들어왔다. 이른 아침인데도 일렬로 길게 줄을 선 시민 모습이다. 마트 측이 입장 가능 인원을 제한하면서 일어난 일이다. 줄 선 시민은 안내에 따라 서로 간 최소 1m 이상 안전거리를 유지했다. 마트에선 끊임없이 정부 시책에 따라 안전거리와 질서를 지켜달라는 안내 방송을 내보냈다.

중심가로 나가면 코로나19가 단숨에 바꿔놓은 로마의 풍경이 피부에 와닿는다. 고대, 중세, 근대의 문화가 먼지처럼 차곡차곡 쌓인 로마는 ‘영원의 도시’라는 별칭에 걸맞게 연간 2900만 명(2018년 기준)의 방문객이 찾는 세계적인 관광도시다. 매일 수많은 관광객이 몰리다 보니 ‘오버 투어리즘’(관광객 과잉에 따른 주민과 지역의 큰 피해)을 지적하는 지역 당국과 주민의 우려가 끊이지 않았다. 하지만 코로나19가 확산한 이후 그 많던 관광객이 썰물처럼 빠져나가면서 로마 시내는 텅 비다 못해 황량해 보이는 상황이 됐다.

로마의 상징으로 꼽히는 콜로세움 주변 역시 비현실적으로 느껴질 정도로 휑했다. 코로나19 여파로 콜로세움 내부 입장이 금지됐다는 점을 고려하더라도 이전에는 보기 힘든 광경이다. 콜로세움 인근의 한 카페 업주는 “콜로세움 주변이 이처럼 쓸쓸해 보이기는 처음”이라고 말했다. 콜로세움 인근, 주요 관광 명소가 모인 역사중심지구(Centro Historico) 거리도 마찬가지다. 인적은 드물고 음식점·카페 등이 대부분 문을 닫았다.

같은 날 로마의 우체국을 찾은 시민이 코로나19 예방을 위해 안전거리를 유지한 채 줄을 선 모습이다.
로마의 관문인 번잡한 기차역 ‘테르미니’도 유동 인구가 급감해 썰렁한 분위기였다. 테르미니 역사 내 플랫폼 앞에선 이동 사유를 적은 본인진술서를 경찰에게 내보이는 시민도 눈에 띄었다. 정부 행정명령에 따라 출·퇴근을 포함한 업무상 필요성, 가족 만남, 건강상 이유 등을 제외하고는 거주지에서 다른 행정구역으로 이동하는 것을 제한한 데 따른 것이다. 기차를 타려는 시민과 이동이 가능한 사람인지 꼼꼼히 확인하는 경찰 사이에 미묘한 긴장감도 흘렀다. 버스터미널, 고속도로·국도 등 주요 이동 경로에서도 경찰이 이동 승객을 전수 점검한다고 한다.

로마와 밀라노에 집중된 5000명 규모의 이탈리아 한인 사회도 현지 정부 대처 수위가 올라갈수록 불안감도 커지는 분위기다. 바이러스 사태가 장기화할 때 끼칠 사업상 악영향에도 촉각을 곤두세운다. 관광가이드·여행사·한식당 등 관광 관련 업종에 주로 종사하는 한인의 경우 영업을 중단하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 로마에 있는 한인 여행사는 상당수가 이달 초 자체적으로 여행객 모집을 중단했다. 관광객이 급감한 데다 만에 하나 고객 중 확진자가 나올 경우 이미지에 큰 타격을 입을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로마에서 활동하는 한 한국인 가이드는 “하루하루가 고비다. 이 사태가 조기 수습되지 않고 4월을 넘어가면 극심한 생활고에 부딪히는 사람들이 속출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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