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40개 도시 방화·약탈·총격까지
- 최소 5명 사망·2500여 명 체포
- 주 방위군 소집 15개 주로 늘어
- 흑인지도자 배출 많은 하워드대
- 수백 명 군중들 모여 집회 가져
- 항의 시위 英·獨 등 세계로 확산
백인 경찰의 무릎에 목을 짓눌려 흑인 남성이 사망하면서 촉발된 미국의 유혈 시위가 미국 전역으로 확산하는 등 악화 일로를 걷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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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찰도 무릎 꿇고 시위 지지- 31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주 스포캐인 카운티에서 흑인 남성 조지 플로이드 사망 사건에 항의하는 집회가 벌어지는 가운데 현장에 배치된 경찰관들이 시위대에 대한 존중과 공감의 표시로 한쪽 무릎을 꿇고 있다. 연합뉴스 |
31일(현지시간) AP통신과 CNN방송 등에 따르면 흑인 남성 조지 플로이드 사망 사건에 항의하는 시위는 휴일을 맞아 미국 140개 도시로 번졌다. 곳곳에서 약탈 방화를 동반한 폭동과 폭력 시위가 엿새째 이어졌고, 총격 사건까지 잇따르며 현재까지 최소 5명이 숨졌다. 체포된 시위대는 계속 늘어 2500명에 이른다고 워싱턴포스트(WP)는 전했다. 주 방위군을 소집한 지역도 수도 워싱턴D.C.를 비롯해 15개 주로 늘었다. 전국 시위 현장에 투입된 군 병력은 모두 5000명이며, 2000명이 추가로 배치될 수 있다고 방위군은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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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1일 노스캐롤라이나 주 윌밍턴의 흑인 사망 항의 시위 현장을 찾은 미국 민주당 대선 후보 조 바이든(오른쪽). 연합뉴스 |
시위 격화로 미국 전역이 무법천지 상황이 되자 40개 도시는 야간 통행금지령을 발동했다. 뉴욕타임스(NYT)는 “전국의 많은 행정당국이 동시에 통금령을 내린 것은 1968년 마틴 루서 킹 목사 암살 사건 이후 처음”이라고 보도했다. 통금령이 일제히 내려졌지만, 시위대는 아랑곳하지 않고 이날도 워싱턴D.C.와 뉴욕, 로스앤젤레스(LA) 등 도심 밤거리를 가득 메웠다.
방위군이 배치된 워싱턴D.C.의 백악관 인근에서는 또다시 불길이 솟아올랐다. 백악관과 마주한 라파예트 공원과 세인트 존 교회에서 불이 났고, 경찰은 최루탄과 최루액 분사기(페퍼 스프레이)를 쏘며 시위대 해산을 시도했다.
CNN에 따르면 백악관은 불의의 사태를 우려, 직원들에게 출입증을 숨기고 출퇴근할 것을 안내하는 메일을 발송했다. 또한 지난 29일 밤에는 시위대가 백악관 앞으로 모여들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부인 멜라니아 여사, 아들 배런과 함께 지하 벙커로 불리는 긴급상황실(EOC)로 1시간가량 피신했던 사실도 뒤늦게 알려졌다.
이날 워싱턴DC 하워드대학교 앞에서 오후 2시께 수백 명 규모의 집회가 시작됐다. 1867년 설립된 하워드대는 많은 흑인 지도자와 저명인사를 배출한 곳으로, 흑인 명문대이자 흑인들의 구심점 역할을 한다. 이날 시위는 17세 고교생 앨리 코니어스가 플로이드 사망 소식을 듣고 오빠와 함께 소셜미디어에 계획을 띄워 시작돼 눈길을 끌었다. 코니어스는 “우리가 목소리를 내지 않으면 아무것도 바뀌지 않는다. 이번 사건은 단지 흑인에 관한 문제가 아니다. 모두의 인권에 관한 것”이라고 말했다.
LA에서는 전날 명품 상점이 즐비한 베벌리힐스 로데오 거리 등지에서 약탈과 방화가 일어났고 이날 LA 외곽 롱비치와 산타모니카에서도 격렬한 시위가 벌어졌다. 플로이드가 숨진 곳으로 최초 항의 시위가 발생한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에서는 폭동은 잦아들었으나 도심 외곽 35번 고속도로에서 점거 시위가 이어졌다.
뉴욕에서도 이날 수천 명이 브루클린 다리를 건너 맨해튼 유니언 스퀘어에 집결해 격렬한 시위를 벌였다. 빌 더블라지오 뉴욕 시장은 시위대를 향해 평화로운 집회를 촉구했는데, 더블라지오 시장의 딸은 전날 시위에 동참했다가 경찰에 체포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항의 시위는 세계로 번지고 있다. 영국 런던 중심가 트래펄가 광장에는 일요일인 31일 수천 명이 결집해 미국 시위대에 지지를 보냈다고 AP 통신이 보도했다. 독일에서도 미국 대사관 주변에 수백 명이 모여 ‘플로이드에게 정의를’ ‘우리를 죽이지 말라’ ‘다음은 누구인가’ 등 항의 포스터를 높이 들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