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에 참석하겠다는 뜻을 밝히면서 대중 관계를 어떻게 풀어나갈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문 대통령은 지난 1일 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15분 간 전화통화를 하면서 “초청에 기꺼이 응하겠다”고 밝혔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연내 방한 추진 등 중국과의 관계 진전을 위해 노력하는 문 대통령이 중국 견제 포석을 깔아놓은 G7 정상회의에 참석하기로 하면서 미중 양국 사이에서 고도의 외교적 전략이 요구될 것으로 보인다.
선진국 협의체인 G7 정상회의 초대 자체만으로도 긍정적인 평가가 나올 법도 한데, 트럼프 대통령의 입을 통해 공개된 G7 정상회의 초청 소식에 청와대의 첫 반응은 건조했다. “앞으로 미측과 협의해 나갈 문제”라는 짧은 입장은 중국을 의식한 것으로 해석된다. 같은 날 호주 정부가 즉각 환영 입장을 낸 것과는 대조적이다.
청와대의 보다 구체적인 입장은 한미 정상통화가 이뤄진 다음날인 2일 나왔다. 강민석 대변인은 트럼프 대통령의 이번 제안에 대해 “한국이 세계질서를 이끄는 리더국 중 하나가 된다는 의미”라고 평가했다. 이어 “세계외교 질서가 낡은 체제에서 전환될 가능성이 커진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문재인 대통령이 참석한다면 이는 일시적인 것이 아니다. G11 혹은 G12라는 새로운 체제의 정식 멤버가 되는 것”이라며 “국격상승과 국익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강 대변인은 또한 문 대통령이 한미 정상통화를 갖기 전 “트럼프 대통령의 초청과 관련, 조금도 회피할 필요가 없다. 환영할 일이다”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이를 두고 문 대통령이 미중 갈등을 헤쳐나가기 위한 외교적 셈법에 대해 어느 정도 가닥을 잡은 것이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일각에서는 문 대통령이 미중과의 관계를 철저히 분리해 대응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문 대통령의 G7 정상회의 참석이 중국과의 외교적 갈등을 키울 것이라는 우려도 있지만 청와대는 “정부는 중국이 반발하지 않을 것으로 본다”고 낙관했다. 청와대 핵심관계자는 “한미 정상 통화에서 중국 문제, 홍콩 문제는 전혀 나오지 않았다. 일단 중국이 반발하고 있지 않다”며 “문 대통령은 G7 확대정상회의가 포스트 코로나의 이정표가 될 것이라고 했는데 이 발언의 의미를 챙겨보면 이해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G7 정상회의가 성공적으로 개최되면 세계가 정상적인 상황으로 돌아가게 될 것이라는 설명으로, 여기에 중국이 반발할 리 없다는 것이 청와대의 시각으로 보인다.
김태경 기자 tgkim@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