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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픽=박기백 기자 71_back@kookj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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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는 더 많은 지붕 위 한국인(루프 코리안)을 필요로 한다”
미국 내 인종차별 반대 시위가 격화되고 있는 가운데 LA 폭동 당시 스스로를 지키기 위해 옥상에 올라가 폭도들에 맞선 한국인 이주민들을 일컫는 말 루프 코리안(Roof Korean)이 다시금 주목받고 있다.
1992년 LA 폭동 당시 한국인 이주민들이 공권력의 부재 속에서 체계적으로 폭력 시위대를 막아냈다는 점은 국내에서도 자랑스러운 부분으로 여겨지고 있으나, 일각에서는 이 사태를 교묘하게 유색인종 간 갈등으로 비틀어버리려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를 제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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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픽=박기백 기자 71_back@kookj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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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위터 등 사회관계망서비스(SNS)상에서 루프 코리안이 등장한 것은 지난달 29일 무렵부터다.
인종차별 반대를 외치는 시위대가 상점을 약탈하거나 방화를 저지르는 등 폭동으로 이어지자, SNS상에 “루프 코리안들이 있었다면 약탈 피해를 줄일 수 있었다”, “더 많은 루프 코리안들이 필요하다” 등 글과 관련 사진들이 올라오기 시작했다.
이들은 약탈과 방화를 저지르는 폭도들에 맞서 ‘스스로를 지켜야 한다’는 의미로 점차 루프 코리안을 유행어처럼 사용하기 시작했다.
이후 루프 코리안은 각종 밈(Memeㆍ 인터넷상에서 빠르게 퍼지며 유행하는 새로운 문화 현상)으로 사용되며 삽시간에 퍼져나갔다. 심지어 루프 코리안 굿즈까지 제작되기도 했다.
그러나 문제는 이들이 한국인들을 ‘폭력 시위대에 맞서는 용병’쯤으로 여기고 있다는 것이다.
SNS상에서는 “미국에 있는 한국인들은 당장 지붕 위로 올라가 지역 사회를 지켜야 한다”, “주 방위군보다 루프 코리안들을 투입시켜야 한다”는 식의 글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이에 대해 한국 트위터 이용자들은 “백인과 흑인 갈등에 한국인을 끼워 넣지 않았으면 좋겠다. LA 폭동 때도 백인 경찰이 한인 타운은 무방비 상태로 뒀고 살기 위해 어쩔 수 없이 지킨 것을 밈으로 쓰고 있다”며 지적했다.
또한 “궁극적으로 백인은 뒤에서 팝콘이나 먹겠다는 소리나 다름없다”고 꼬집기도 했다.
루프 코리안은 백인과 흑인 갈등 속에 휘말린 최대 피해자다. LA 폭동은 흑인 남성 로드니 킹에 대한 백인 경찰의 과도한 진압과 이후 판결에서 경찰이 무죄를 선고받으면서 촉발됐다.
당시 한국인 이주민과 흑인 간 관계가 좋지 않았던 상황 속에서 미 언론은 1991년 일어난 두순자 사건을 집중적으로 보도하며 흑인들의 분노를 한국인으로 돌렸다.
두순자 사건은 상점을 운영하던 40대 두순자 씨가 오렌지 주스를 훔쳐 가던 10대 흑인 소녀 라타샤 할린스와 다툼 과정에서 할린스를 총으로 쏴 숨지게 한 사건이다.
또한 폭동 당시 경찰과 주 방위군은 백인거주지역으로 가는 길을 차단했으나, 한국인 거주 지역으로 가는 길은 그대로 열어놔 흑인들이 한국인 거주 지역으로 몰려가도록 했다.
1일 외교부에 따르면 이번 인종차별 반대 시위로 인해 발생한 한국인 상점 피해는 미네소타주에서 10건, 조지아주 6건, 노스·사우스캐롤라이나주 6건, 캘리포니아주 3건, 플로리다주 1건 등 26건이다.
LA 폭동의 악몽이 되풀이 되지않도록 외교부 등 우리 정부와 미국 현지 경찰도 대응에 나섰지만, 여전히 한국 교민들에게 불안감은 계속되고 있다.
이에 대해 또 다른 트위터 이용자는 “유색인종끼리 싸움을 붙이는구나”라며 “이번에는 백인들의 얕은 수에 넘어가는 사람들이 없기를 바란다”고 글을 남기기도 했다.
박기백 기자 71_back@kookje.co.kr 김재헌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