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 우선주의· 반이민 가속화
- 온라인 수업 학생에 비자 중단
- 美 대학가 가을학기 대란 예고
- 한국 학생 5만여 명도 직격탄
- 유학생 “무슨 날벼락” 한숨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모든 수업을 온라인으로 수강하는 외국인 학생에 대한 강제 추방 카드라는 극약 처방을 꺼내 들었다.
당장 ‘비이민자 F-1(학업 과정) 및 M-1(직업 과정) 비자’로 미국 체류 중이거나 유학 예정인 외국 학생과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100% 온라인 수업’을 검토하던 미국 대학들이 대혼란에 빠지는 ‘가을 학기 개강 대란’이 예상된다. 한국 유학생도 직격탄을 맞을 수밖에 없다.
미 국토안보부 산하 이민세관단속국(ICE)이 6일(현지시간) 발표한 ‘학생 및 교환방문자 프로그램’(SEVP) 규정 개정 공지문에 따르면 이번 가을학기에 모든 수업이 온라인으로 진행되는 학교에 다니는 외국 유학생은 단 두 개의 선택지 앞에 놓이게 됐다. ▷미국을 떠나거나 ▷100% 대면 수업 방식 또는 대면 수업과 온라인 수업을 병행하는 ‘하이브리드 모델’을 채택한 학교로 편입하는 것이다. 둘 중 하나를 선택하지 않는다면, 추방 절차 개시 등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ICE는 밝혔다.
이에 따라, 가을 학기 동안 완전히 온라인으로 운영되는 학교나 프로그램에 등록한 학생에 대한 비자 발급이 중단되며 미국 입국 자체가 불허된다. 다만, 어학연수를 이수하는 F-1 학생과 직업 학위를 따려는 M-1 학생의 경우, 온라인 수업 등록 자체가 금지돼 있기 때문에 강제 추방 및 비자 발급 중단이 적용되지 않는다.
로이터통신은 “미국이 100% 온라인 수업을 듣는 외국 학생들을 추방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미 국제교육연구소(IIE) 통계에 따르면 미 고등교육기관(대학)에 재학 중인 외국인 유학생 수는 지난해 기준 109만5299명으로, 이 가운데 한국인 유학생은 4.8%인 5만2250명이다. IIE 통계에 따르면 2018∼2019학년도를 기준으로 외국 유학생 규모는 전체 미 고등교육기관 인구의 5.5% 수준으로, 외국 유학생은 2018년도 기준으로 미 경제에 447억 달러(약 53조 3000억 원) 규모로 기여했다고 AFP통신이 보도했다. 외국 유학생 규모는 중국-인도-한국-사우디아라비아-캐나다 등의 순이다.
다만, 이번 조치로 피해를 보게 될 한국 유학생 규모는 대학별 정책과 연동돼 있어 아직은 구체적으로 파악되지 않고 있다.
이번 조치는 트럼프 대통령이 대선을 앞두고 미국 우선주의를 내세워 가속페달을 밟아온 반(反)이민 드라이브의 일환이자 코로나19 재확산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대학들의 ‘오프라인 개강’을 압박하려는 이중 포석으로 보인다.
워싱턴포스트(WP)는 대학 관계자들이 새로운 연방 지침에 맞추기 위해 허둥지둥했고, 일부 학생은 SNS상에서 추방에 대한 두려움을 드러냈다고 보도했다. 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하버드대만 해도, 이번 가을 학기에 모든 수업을 온라인으로 진행하기로 했다. 하버드대학이 이 방침을 바꾸지 않는 한, 한국인을 포함한 외국 유학생의 수강이 원천봉쇄돼, 이들이 강제 퇴출 될 수밖에 없는 처지다.
이 소식이 전해지자 미 대학에 유학을 온 한국 학생들은 충격과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K**’ 아이디의 한 유학생은 인터넷 카페에 글을 올려 “이게 무슨 날벼락이냐”며 한숨 쉬었다.
‘JK**’ 닉네임의 한 학생은 “미 대학들도 유학생이 본국으로 돌아가면 타격이 크니 대책을 마련할 것”이라며 “이번 조치는 유학생을 돈으로 보는 것과 다름없다”고 토로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