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47세 국회 입성… 8선 관록
- 1차 아베 내각 때 첫 입각
- 인사에 막강한 영향력 발휘
- 징용배상 국제법 위반 입장
- 대한 정책 큰 변화 없을 듯
- 조기 총선론 벌써부터 퍼져
16일 일본 차기 총리로 선출될 예정인 스가 요시히데 관방장관이 중앙 정치에 진출한 것은 만 47세로 늦은 편이다. 세습 정치인과 달리 늦게 국회에 입성했으나 아베 신조 총리 1차 집권 때 내각 ‘원년 멤버’로 참여한 뒤 특유의 추진력으로 존재감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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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4일 일본 도쿄 한 호텔에서 일본 자민당 총재 선거가 끝난 뒤 기시다 후미오 후보, 퇴임을 앞둔 아베 신조 총리, 총재로 당선된 스가 요시히데 관방장관, 이시다 시게루 후보(왼쪽부터)가 손을 잡고 포즈를 취했다. 연합뉴스 |
스가는 시의원 재선을 거쳐 1996년 10월 중의원 총선거에 자민당 소속으로 출마했다. 요코하마 일대가 지역구인 ‘가나가와 2구(區)’에서 처음 당선해 현재까지 연속 8선을 기록했다. 2006년 9월 제1차 아베 내각 발족 때 총무상에 임명되면서 첫 입각을 한 스가는 본격적으로 자신의 색깔이 투영된 정책을 추진했다.
스가는 1948년 12월 6일 일본 아키타현 유자와에서 태어났다. 호세이대 법학부 출신으로 대학 선배 국회의원실의 소개로 1975년 4월 오코노기 히코사부로 중의원 의원의 비서가 돼 11년간 활동한 뒤 1987년 4월 가나가와현 요코하마시 시의원으로 당선됐다.
스가의 국가관이나 역사관에 관해서는 불투명한 부분이 있다. 다와라 요시후미의 저서 ‘일본회의의 전모’를 보면 스가 관방장관은 대표적 우익 단체인 일본회의 국회의원 간담회, 신도정치연맹(신정련) 국회의원 간담회, 다함께 야스쿠니신사를 참배하는 국회의원 모임, 창생 ‘일본’ 등 4개 우익단체에 모두 이름을 올린 것으로 돼 있다.
다만, 스가의 이런 행적이 그가 골수 우익임을 보여주는 것인지는 명확하지 않다. 의원 때와는 달리, 일단 그가 각료 신분으로는 야스쿠니신사를 참배한 사례는 확인되지 않았다. 2013년 10월과 12월에 아베 총리가 야스쿠니신사를 참배하려고 할 때 ‘언젠가 가더라도 지금은 안 가는 것이 좋다’ ‘경제 재생이 우선이다’는 등의 이유를 들며 만류한 것으로 알려졌다.
스가는 2012년 12월 제2차 아베 정권 발족 후 8년 가까이 관방장관으로 재임해 ‘일본 정부 대변인’ ‘아베 정권의 입’의 이미지가 강하다. 매일 정례 회견을 하지만 신중하게 발언해 민감한 이슈는 질문 취지에 맞는 답변을 좀체 내놓지 않았다. 스가의 ‘철통 방어’ 기자회견이 여러 의혹이 쏟아진 와중에 아베 정권 지탱에 기여한 셈이다. 또 하나의 주목할 점은 스가가 아베 정권에서 인사에 막강한 영향력을 발휘한 것이다. 아베 정권은 내각관방에 각 성청(중앙 정부 기관) 심의관급 이상 고위 관료 약 600명의 인사 실무를 맡는 내각인사국을 2014년 5월 신설했다. 이는 스가의 영향력을 확대했고 차기 총리로 스가를 성장시킨 원동력 중 하나이다.
스가는 한국 대법원의 징용 배상 판결은 국제법 위반이라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어 한일관계는 계속 험난할 것으로 예상된다. 스가 총재는 ‘포스트 아베’ 경쟁에 뛰어들면서 아베 정권의 정책 노선을 계승하겠다고 선언했고, 특히 외교면에서 아베 총리에게 계속 조언을 구하겠다는 뜻을 내비쳐, 스가 정권의 외교 정책은 아베 정권 ‘시즌2’가 될 것임을 시사한다. 일본의 한국 정책도 크게 달라지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다만, ‘한국 때리기’를 주도한 아베 총리가 물러남에 따라 한일 대화 분위기가 조성될 가능성도 있다.
한편 새 총리 주도의 내각이 공식 출범하기도 전에 조기 총선론이 퍼진다. 대통령제와 달리 간접선거 방식으로 뽑히는 일본 총리의 권력은 국회 해산권과 인사권에서 나온다고 한다. 총리는 집권당 총재로서 총선을 지휘하면서 공천권 행사와 선거자금 배분 등으로 세력을 키울 수 있다. 선거를 승리로 이끌면 자기 뜻대로 국정을 운영할 수 있어 당과 내각에서 장기집권 기반을 다진다는 의미가 크다. 스가 내각 관방장관 후보 물망에 오른 고노 다로 방위상은 지난 9일 강연에서 “새 총리가 선출되면 아마 10월에 중의원 해산·총선이 실시될 수 있다”고 봤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