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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전받는 태국 군주제, 세대 간 갈등도 ‘폭발’

전 국왕 국민 돌봐 추앙받아, 현 국왕은 사생활·재산 논란

  • 디지털콘텐츠팀 inews@kookje.co.kr
  •  |   입력 : 2020-10-19 19:13:22
  •  |   본지 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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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젊은 세대 개혁 요구 봇물

“아버지는 국왕 비판 자체가 범죄라고 가르치셨죠. 아버지와 이 이야기를 하면 말다툼하고 하루를 망치죠.” 대학생 다나이(19·가명)는 쁘라윳 짠-오차 총리 퇴진과 군주제 개혁을 요구하는 시위대에 섞여 올여름 방콕 시내를 누볐다.
쁘라윳 짠-오차 총리 퇴진과 군주제 개혁을 요구하는 태국의 시위대가 지난 18일 수도 방콕의 빅토리 모뉴먼트 앞 광장에 모여 휴대전화로 불빛을 쏘며 요구사항을 전하고 있다. EPA연합뉴스
그는 중상류층인 아버지와 관계가 좋은 편이지만, 국왕 얘기만 나오면 싸우게 된다고 했다. “한번은 내가 왕을 비판했는데 차 안에서 말다툼이 벌어졌어요. 아버지에게 국왕은 감히 비판할 수 없는 존재죠.”

세대 간 ‘군주제 갈등’은 이제 태국 전역에서 벌어진다고 BBC 방송이 1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태국에서 국왕은 한때 인간과 함께 사는 신, 국민의 ‘아버지’로 추앙받는 존재였다. 지금도 태국 전역 공공장소에 국왕 초상화가 내걸려 있다. 이런 권위는 13세기 수코타이 왕조에서 시작한 왕정의 산물이지만, 2016년 서거한 푸미폰 아둔야뎃(라마 9세) 전 국왕의 영향이 크다. 1946년 19살에 즉위한 푸미폰 전 국왕은 2016년까지 70년 재위했다. 그는 생전 전국을 다니며 어려운 국민의 손을 잡고, 다양한 개발을 추진해 태국을 중진국 반열에 올리고 추앙받았다.

왕가 존중 문화는 왕실 모독을 강력히 처벌하는 형법 규정을 만들어 냈다. 태국 형법 112조는 왕과 왕비, 왕세자와 섭정자 등 왕실 구성원은 물론 왕가 업적을 모독하면 최고 15년 징역형에 처할 수 있게 규정한다. 그러나 푸미폰 전 국왕 서거 직후인 2016년 12월 왕위가 아들 마하 와치랄롱꼰(라마 10세) 국왕에게 넘어가면서 군주제를 지탱한 국민의 존경과 사랑이 예전 같지 않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여러 차례 반복된 결혼과 이혼 등 와치랄롱꼰 국왕의 복잡한 사생활과 잦은 해외(독일) 체류 등이 작용했다. 또 와치랄롱꼰 국왕은 400억 달러(한화 약 45조8000억 원)에 달하는 왕실 재산과 군대를 사유화했다는 논란에 휩싸였다.

‘국왕의 사랑’을 경험하지 못한 젊은 세대에게 이런 국왕의 행보는 그저 비판과 타파의 대상일 뿐이다. 총리 퇴진을 요구하며 최근 거리로 쏟아져 나온 젊은 시위대는 ‘무소불위’로 부를 만한 국왕의 막강한 권한 행사와 왕실 재산 개인화에 불만을 제기해 기성세대를 놀라게 한다. BBC는 학생들의 반정부 시위가 시작되고 나서 태국 전역의 가정에서 이런 갈등이 불거졌다고 전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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