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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공산당 창당 100주년-중국특색사회주의 기원 찾아서 <중> 중국의 길에서 방황하다

마오쩌둥 실정에 인민 피폐…‘문혁(문화대혁명)’ 불붙여 개혁파 제거까지

  • 신봉수
  •  |   입력 : 2021-07-01 19:56:48
  •  |   본지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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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본·기술 지원한 소련과 갈등
- 빈자리 노동력과 토지로 대체
- 마오의 농업 중심 대약진운동
- 기근에 수천만 아사 결과 참혹

- 만회 나선 류사오치·덩샤오핑
- 자본주의방식 정책 효과 내자
- 마오는 이들을 반동세력 규정
- 청년 홍위병 앞세워 혁명 전개

- 문혁, 전 인민에 평등 사상 심어
- 사회주의 완성 노린 그의 기획

중국 문화대혁명 초기인 1967년 마오쩌둥으로부터 숙청당한 펑더화이(彭德懷)가 베이징 항공학원에서 열린 비판대회에 끌려 나오고 있다. 국제신문DB
■“동풍이 서풍을 압도”

1949년 10월 1일. 마오쩌둥은 톈안먼(天安門) 광장의 누각에 올라 진한 후난 사투리로 “중국 인민이 일어섰다”고 선언했다. 사회주의 중국의 수립을 선포한 직후 그해 12월 마오쩌둥은 소련 모스크바를 방문했다. 마오쩌둥은 무려 두 달의 기다림 끝에 스탈린과 정상회담을 가질 수 있었다. 지금으로서는 상상하기 힘든 일이다. 다음 해 6월 25일에는 한반도에서 전쟁이 일어났다. 한국전쟁은 미국과 소련이 대립하는 냉전체제를 돌이킬 수 없게 만들었다. 중국은 냉전 질서 속에서 소련을 일방적으로 지지하고 한국전쟁에 참전했다.

중국의 친 소련 정책은 오래가지 못했다. 미국과 소련 중심의 냉전체제에서 비교적 자유로운 제3세계 국가들이 1955년 인도네시아 반둥에서 회의를 열었다. 반둥회의에 참석한 중국은 자주적이고 평화적인 대외관계를 수립하겠다는 선언문에 서명했다. 그리고 1957년 모스크바에서 열린 세계공산당대회에서 “동풍이 서풍을 압도하고 있다”는 연설을 했다. 마오쩌둥은 동풍을 사회주의국가에 비유했지만, 소련은 동풍을 중국으로 이해했다.

■낡은 신발 대 수정주의

수면 아래에 있던 중국과 소련의 갈등은 1958년 핵잠수함 기술이전 문제로 물 위로 떠올랐다. 마오쩌둥은 핵잠수함 기술이전을 빌미로 소련이 중국을 속국으로 만들려고 한다며 자신의 기술이전 요구를 철회했다. 다음 해인 1959년 소련의 흐루쇼프와 미국의 아이젠하워가 워싱턴에서 정상회담을 가졌다. 양국의 갈등은 폭발했다. 마오쩌둥은 평화적인 방법으로 체제 변화를 유도하는 미국의 화평연변정책에 소련이 넘어간 것이라고 비판했다. 흐루쇼프는 마오쩌둥의 이런 비판을 “낡은 신발과 교조주의”라며 맞받아쳤다. 필요하면 스탈린의 시체를 베이징에 보내주겠다고 비아냥거렸다.

갈등의 와중에 티베트에서 독립운동을 벌였던 달라이라마가 인도로 망명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중국은 국경 지역에서 인도와 무장 충돌했다. 중국과 인도의 국경분쟁에 소련은 중국을 지지하기보다 중립적 태도를 보였다. 이 시기에 소련은 중국의 핵무기 개발을 저지하려고 비밀리에 미국과 공동으로 군사행동을 준비하기도 했다. 이념보다 자신의 국익을 좇는 소련의 태도에 중국은 “수정주의 반역자”라며 비난했다.

■핵전쟁의 위기 속으로

1968년 문화대혁명 당시 홍위병들이 문묘(文廟·유교의 성인인 공자를 모시는 사당)를 훼손하고 있다. 국제신문DB
1969년 우수리강 유역에 있는 전바오(珍寶) 섬에서 중국과 소련의 군대가 정면으로 충돌했다. 사건은 중국군이 전바오의 영유권을 주장하는 소련군을 공격하면서 시작됐다. 소련은 보복 공격을 위해 중무장한 부대를 출동 시켜 중국군과 정면으로 맞섰다. 양측이 전면전을 불사하면서 국제 정세는 핵전쟁으로 이어질 수 있는 일촉즉발의 위기 상황이 조성됐다.

소련의 기관지 프라우다는 사설에서 중국과의 전쟁에서 핵무기사용은 불가피하다고 경고했다. 미국 뉴욕타임스는 이 사설을 인용하면서 중소 국경분쟁이 핵전쟁으로 발전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소련대사관의 한 직원은 미국의 소련 문제 전문가인 스티어만에게 소련의 핵 선제공격에 대해 미국의 입장이 무엇인지를 묻기도 했다. 핵전쟁의 위기로 이어졌던 중소 국경분쟁은 중국과 소련의 외무장관이 베이징에서 회담을 열어 외교적 해결책을 강구하기로 합의하면서 타결됐다.

■중국적 생산양식

중소 관계의 변화로 빚어진 국제 정세는 중국의 국내 정책에 직접 영향을 주었다. 소련은 중국에 지원해왔던 자본과 기술 제공을 중단했다. 중국은 대안이 필요했다. 마오쩌둥은 소련의 자본과 기술이 빠져나간 빈자리를 풍부한 노동력과 광대한 토지로 대체했다. 중공업 발전을 우선한 소련의 발전모델은 도시와 농촌의 격차를 심화하는 원흉으로 지목됐다. 마오쩌둥은 소련 모델을 폐기하면서 “중국은 농업 대국이다. 소련을 배우자는 말은 모든 것을 억지로 모방하자는 것이 아니다”고 했다.

대약진운동이 시작됐다. 이 운동은 자본과 기술이 부족한 상태에서 농촌의 풍부한 노동력과 광대한 토지에 의존해 경제발전을 도모했던 중국식 발전양식의 전형이다. 대약진운동으로 농촌에서 시행된 인민공사는 완전한 평균주의를 추구했다. 공동생산과 공동분배가 이루어졌고 공동식당 공동육아가 도입됐다. 농가의 뒷마당에는 흙으로 만든 용광로가 설치됐다. 당시 중공업발전의 상징적 지표였던 철강 생산을 늘리기 위해 철로 만들어진 물건은 모조리 징발돼 용광로 속으로 들어갔기 때문이다.

■대기근

문화대혁명 당시 유행했던 선동적인 포스터. 국제신문DB
대약진운동의 결과는 참혹했다. 식량 생산이 감소하면서 대기근으로 수천만 명의 아사자가 발생했다. 거짓 보고에 현혹돼 2, 3년 안에 영국을 따라잡겠다고 했던 마오쩌둥의 말은 헛된 망상이 됐다. 이런 참혹한 결과를 책임질 희생양이 필요했다. 대약진운동의 문제점을 지적했던 국방부장 펑더화이(彭德懷)가 군에서 반란을 획책한 죄로 숙청됐다. 그는 마오쩌둥과 호형호제했고 한국전쟁의 일등 공신으로 평가받는다. 마오쩌둥도 정치 일선에서 물러났다. 그리고 다시는 인민공사와 같은 평균주의정책을 펴지 않겠다고 약속했다.

국가주석인 류사오치(劉少奇)와 당 총서기 덩샤오핑(鄧小平)이 대약진운동의 실패를 만회하기 위해 팔을 걷고 나섰다. 덩샤오핑은 흑묘백묘론의 원판인 흑묘황묘론을 기치로 인민공사의 평균주의를 개혁하는 개별생산책임제를 도입했다. 분배보다 성장을 추구하면서 자본주의방식으로 알려진 경쟁 시스템이 부분적으로 도입됐다. 노력에 대한 대가는 성과급과 같은 형태로 지급됐고, 시장을 통해 필요한 상품을 구입할 수 있도록 했다.

■사령부를 포격하라

마오쩌둥은 비록 정치 일선에서 물러났지만, 당과 국가의 일상적인 업무에 대한 보고를 여전히 받고 있었다. 그는 류사오치와 덩샤오핑이 추진하는 개혁정책이 못마땅했다. 마오쩌둥은 대약진운동의 실패를 만회하려는 당과 국가의 지도자를 자본주의 반동 세력이라며 주자파(走資派)로 몰아세웠다. 주자파의 사령부를 포격하라는 대자보도 발표했다.

문화대혁명이 시작됐다. 마오쩌둥의 부인 장칭(江靑)이 참가한 중앙문혁소조가 당과 국가를 대신해 모든 권력을 행사했다. 베이징대학에는 최초로 홍위병이 조직됐다. 젊은이들이 주축이 된 홍위병들은 마오쩌둥의 어록이 담긴 붉은 색 소책자를 혁명의 바이블로 삼았다. 당과 국가의 핵심 간부는 물론 사회의 지도층 인사가 반혁명 세력으로 인민재판에 회부됐다.

홍위병들이 휘두르는 무소불위의 권력에 중국은 내전 상태에 빠졌다. 무질서를 해결하기 위해 인민해방군이 투입됐다. “권력은 총구에서 나온다”는 말은 마오쩌둥이 즐겨 사용한 말이었다. 경구대로 국방부장인 린뱌오(林彪)가 마오쩌둥을 끌어내리기 위한 쿠데타를 모의했다. 쿠데타 모의가 발각되면서 린뱌오는 일가족을 이끌고 탈출을 시도했다. 비행기가 몽골 상공에 이르렀을 때 갑자기 추락하면서 린뱌오 일가족의 탈출 시도는 죽음으로 끝났다.

■중국적 문화양식

문화대혁명의 발생 원인에 관해 다양한 시각이 있다. 권력투쟁론이 대표적이다. 권력의 일선에서 물러난 마오쩌둥이 류사오치, 덩샤오핑 같은 당권파와 대결하면서 발생한 것으로 보는 견해다. 권력투쟁론이 사실이라면 문화대혁명이라는 이름은 어울리지 않는다. 권력투쟁과 문화혁명은 서로 이질적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권력이 아닌 사상을 통해 살펴볼 필요가 있다. 사상이라는 안경을 끼고 보면 모든 인민을 사회주의자로 만들려고 했던 마오쩌둥의 기획을 발견할 수 있다. 마오쩌둥은 자본주의가 성숙해야 사회주의로 발전할 수 있다는 마르크스의 주장은 귓등으로 흘렸다. 그는 비록 성숙한 자본주의라는 물질적인 조건을 갖추지 못하더라도 모든 인민이 평등을 추구하는 사회주의 인간으로 거듭나면 계급 없는 사회가 도래할 것이라고 믿었다.

마오쩌둥은 대약진운동의 실패 원인을 자본의 부족이 아니라 자본주의적 사고를 버리지 못한 인민에게서 찾았다. 노동과 토지에 의존했던 중국적 생산양식이 실패하자 인민의 생각을 바꾸는 중국적 문화양식을 통해 사회주의를 완성하려고 했던 것이다. 이런 분석은 마오쩌둥이 자본주의 세력으로 몰아세웠던 덩샤오핑을 “인민의 모순을 대표”하는 인물이라고 평가한 데서도 알 수 있다. 문화대혁명은 비록 과오는 있었지만, 성과는 70%라고 했다. 마오쩌둥에게 문화대혁명은 완전한 사회주의로 가는 지름길이었던 것이다.

신봉수 베이징대 정치학박사·고려대 중국학연구소 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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