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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 존중’ 한다던 탈레반…채찍·몽둥이로 시위 진압

크리켓 등 운동경기 출전도 금지, 기자·지켜보던 청소년도 구타

  • 디지털콘텐츠팀 inews@kookje.co.kr
  •  |   입력 : 2021-09-09 20:00:34
  •  |   본지 1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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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을 존중하는 아프가니스탄을 만들겠다는 탈레반의 선언이 점점 더 빈말로 입증되고 있다.
지난 7일(현지시간) 아프간 여성들이 현수막을 들고 파키스탄의 자국 문제 개입에 항의하는 시위를 벌이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미국 CNN방송에 따르면 탈레반 조직원들은 8일(현지시간) 아프가니스탄 카불에서 시위에 나선 여성들에게 채찍과 몽둥이를 휘둘렀다.

시위 참여자들은 극단주의 무장정파 탈레반이 남성으로만 구성된 과도정부를 구성한 데 항의하려고 거리에 나섰다. 탈레반 조직원들은 이날 시위를 취재해 여성들의 메시지를 전하려던 기자들도 때리고 일부 감금한 것으로 전해졌다. 심지어 학교에 가다가 시위를 지켜보는 청소년까지 온몸이 멍투성이가 되도록 두들겨 팼다는 증언도 나왔다.

미국 기자도 채찍을 휘두르려고 준비하는 탈레반 조직원들에게 둘러싸여 위협을 받았으나 외국인이라는 이유로 구타는 피했다.

이 같은 강경진압은 여성 인권에 대한 아프간 정부의 인식과 향후 태도를 보여주는 단면으로 인식되고 있다. 여권 주장 자체를 극도로 예민하게 여기고 차단하고 있다는 점이 재확인됐기 때문이다. 시위에 참여한 여성들의 주장은 아프간 정치 경제 사회에 참여하도록 해달라는 게 골자였다.

플래카드에는 “여성에게 자리가 없는 정부는 없다”, “나는 계속 자유를 노래하겠다”라는 글이 새겨져 있었다.

아프간 새 정부가 여성들의 스포츠 경기 출전을 금지할 것이라는 소식도 전해졌다. 아흐마둘라 와시크 탈레반 문화위원회 부위원장은 호주 SBS방송 인터뷰에서 “여자는 크리켓 경기를 할 필요가 없기 때문에 출전이 허용돼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경기 중에 여성들의 얼굴과 몸이 노출되는 상황이 있을 수 있으며 이는 이슬람 율법에 반한다는 게 금지의 사유였다. 국제사회에서 극단주의 무장정파, 심지어 테러 지원 세력으로도 분류되는 탈레반은 미국 등 서방 국가들로부터 정상국가로 인정받기 위해 이미지를 세탁하고 있다. 이를 위한 핵심 공약이 여성인권 존중이었으나 애초에 회의적 시각이 많았다. 탈레반은 첫 집권기인 1998∼2001년에 자의적, 극단적으로 해석한 이슬람 율법을 국민 일상에 폭압적으로 적용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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