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방대법원이 반세기 만에 낙태권 보장 판결을 뒤엎었다.
미국 연방대법원이 24일(현지시간) 낙태를 합법화한 이른바 ‘로 대(對) 웨이드’ 판결을 공식 폐기했다. 이로써 지난 49년간 연방정부 차원에서 보장됐던 낙태권 존폐 결정 권한은 각 주 정부 및 의회로 넘어가 혼란이 불가피해졌다. 미국 대법원은 1973년 ‘임신 약 24주 뒤에는 태아가 자궁 밖에서 생존할 수 있다고 보고 그전에는 낙태를 허용한다’는 내용의 로 대 웨이드 판결을 내렸고, 1992년 플랜드페어런드후드 대 케이시 사건 때 재확인했는데 이번에 이를 뒤집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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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4일(현지시간) 워싱턴DC 백악관에서 연방대법원 판결에 대해 연설하고 있다. UPI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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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방대법원은 이날 “헌법은 낙태에 대한 권리를 부여하지 않으며 헌법의 어떤 조항도 그런 권리를 보호하지 않는다. 이에 따라 이들 판결은 기각돼야 한다”면서 “낙태를 규제할 수 있는 권한은 국민과 그들이 선출한 대표에게 반환된다”고 결정했다. “연방대법원이 로 대 웨이드 판례를 뒤집는 것을 다수안으로 채택했다”던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의 지난달 보도가 사실로 확인된 셈이다. 이로써 미국은 앞으로 주별로 낙태 정책 시행과 관련 입법 활동이 활발해질 전망이다. 전체 50개 주 중 절반 이상이 낙태를 금지하거나 극도로 제한할 것으로 점쳐진다.
반세기 동안 미국 여성의 낙태권을 보장했던 이들 판결은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시절 대법관 다수가 보수 성향으로 바뀌면서 뒤집히게 됐다. 전체 9명 중 보수 성향 대법권은 6명이다. 낙태권 문제는 옹호하는 민주당과 반대하는 공화당을 구분하는 대표적인 사안일 정도로 진보와 보수를 나누는 첨예한 논쟁거리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법원과 국가에 슬픈 날”이라며 연방대법원의 이번 낙태권 폐기 판결에 반대 목소리를 높였다. 바이든 행정부는 낙태약 구매를 용이하게 하거나 다른 주에서 낙태 시술을 받는 것을 가능하게 하는 조치 등 대응 행정명령을 검토 중이다.
미국 사회도 이번 판결을 두고 극심한 찬반 논란에 휩싸일 것으로 보인다. 갤럽이 2일 발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55%가 낙태에 대한 찬성 입장을 밝혔다. 낙태권 옹호 또는 반대 지지단체 간 물리적 충돌도 우려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