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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방 우크라전 단합 다짐에도…종전 해법 없고 고물가 부담

나토정상회의 러를 적으로 규정, 美·佛 등 우크라 지원으로 압박

  • 이선정 기자 sjlee@kookje.co.kr
  •  |   입력 : 2022-07-03 19:57:52
  •  |   본지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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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작 인플레·에너지난에 직면
- 자국내 민심폭발로 리더십 타격

지난달 30일(현지시간) 막을 내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에서 서방국은 러시아를 규탄하고 우크라이나를 지지하는 등 장기전이 될 우크라이나 전쟁의 두 번째 라운드에 대비해 똘똘 뭉치는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물가 급등으로 자국 내 리더십이 도전받으면서 단단한 ‘단일대오’가 흔들릴 수밖에 없다는 평가도 나온다.
지난달 29일(현지시간)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열린 나토 정상회의에 참석한 정상들. 로이터 연합뉴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나토 정상회의 폐막일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첨단 방공 시스템, 대포병 레이더, 고속기동 포병로켓 시스템(HIMARS)에 필요한 추가 탄약 등 우크라이나에 조만간 8억 달러(약 1조412억 원) 규모의 추가 지원을 하겠다”며 “우크라이나가 러시아에 패배하지 않는 것이 확실해질 때까지 모든 동맹은 우크라이나와 함께할 것”이라고 말했다.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는 물가 급등으로 우크라이나 지지 여론이 약화할 가능성이 커진다는 지적에도 2030년까지 국방비를 국내총생산(GDP)의 2.5%로 확대하겠다면서 “자유의 비용은 늘 지불할 가치가 있다. 우크라이나에서 옳은 결과를 얻지 않으면 푸틴은 옛소련의 다른 지역을 향해서도 공격에 나설 것”이라고 강조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도 “핀란드와 스웨덴의 나토 가입으로 러시아가 중대한 전략적 오류를 저질렀다는 메시지를 명확히 보냈다”며 세자르 자주포 6문을 추가로 우크라이나에 전달하기로 했다.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 역시 “1만5000 병력의 기갑사단과 지역 해양사령부, 60대의 항공기와 20개 해군부대를 전방에 배치해 나토 방위력을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나토 정상회의의 ‘전략 개념’ 문서에서 서방국은 러시아를 ‘직접적 위협’으로 적시하고, 우크라이나를 전방위적으로 돕겠다고 한목소리를 냈지만 교착 상태로 장기화할 가능성이 커진 전쟁을 어떻게 끝낼지에 대한 외교적 해법 등 명확한 비전을 제시하지 못했다는 지적을 받는다. 당장 서방국 지도자들이 자국민을 얼마나 설득할 수 있느냐가 문제다. 미국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는 3일 “전쟁이 길어지면서 높은 물가 상승률, 에너지 공급 위기 등에 대한 우려가 고조되고 대중의 피로감이 쌓이면서 서방 지도자들의 자국 내 지위가 위태로운 모습을 보인다”고 분석했다. 전쟁으로 40년 만에 인플레이션이 현실화하고, 에너지 위기가 유발돼 세계 민심이 요동치면서 각국 리더십은 크게 흔들리는 모양새다.

미국 에머슨 대학이 지난달 28, 29일 시행한 ‘2024년 대선 가상 대결’ 여론조사에서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39%로, 지난해 1월 의사당 폭동에 연루된 트럼프 전 대통령(44%)보다 뒤처졌다. 미 여론조사기관 유고브가 실시한 설문에서도 바이든 대통령의 최우선 과제로 ‘우크라이나 승리’는 8%에 불과했고, 인플레이션 대응이 38%로 가장 많아 오는 11월 중간선거에서 큰 정치적 압박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존슨 영국 총리 역시 지난달 6일 ‘파티 게이트’를 둘러싼 보수당 내 신임 투표에서 간신히 살아남았지만 같은 달 24일 보궐선거에서 참패해 정치력이 타격을 받았다.

서방국은 전 세계적으로 반(反)러시아·중국(이번 나토 정상회의에서 중국은 ‘도전’이라는 위협 요소로 규정) 대오를 확대해야 하는 입장이지만 치솟은 연료비 등 인플레이션이 빈곤층을 강타함에 따라 신흥국 민심이 폭발한다는 점도 부담으로 작용한다. 에콰도르에서는 연료비 급등에 따른 생활고를 호소하는 원주민 주도 반정부 시위가 확산했고, 가나에서도 연료비 급등과 인플레이션, 세금 정책 등에 항의하는 시위가 벌어졌다. 리비아에서는 생활고에 성난 시위대가 의회에 난입하고 건물에 불을 질렀고, 나이지리아에선 전등을 켤 연료를 구할 수 없어 미용사가 손님 머리를 자를 때 휴대전화 불빛을 사용하기도 했다. 뉴욕타임스는 2일 “연료비 인상이 인플레이션을 부추기면서 각국의 중앙은행은 이를 억제하기 위해 금리 인상에 나서고, 이로 인해 서민의 삶이 더 팍팍해지는 악순환이 이어진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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