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亞금융중심지 홍콩’ 강화나서

4일 중국 본토와 홍콩 증권거래소 간 상장지수펀드(ETF) 교차 거래 시스템에 87개 ETF가 추가됐다. 이로써 한국을 포함한 중국 본토 외부 투자자는 홍콩 증권거래소를 통해 중국 본토의 상하이·선전 증권거래소에 상장된 ETF 83개를 매매할 수 있게 됐다. 중국 본토 투자자는 상하이·선전 증권거래소를 통해 홍콩 증권거래소에 상장된 ETF 4개를 거래할 수 있다. 이번에 외국 투자자 거래가 허용된 중국 본토 ETF는 전체 560여 개의 15%가량으로, 중국 본토 증시 대표 지수인 CSI300지수를 추종하는 상품 외에도 반도체 전기차 에너지 등 산업 분야에 투자하는 상품이 다수 포함됐다.

ETF 거래가 양방향으로 허용됐다고는 하지만 중국 투자자가 홍콩을 경유해 외부로 투자하는 것보다 외부 투자자가 중국 본토에 투자하는 상품이 훨씬 많아 자본 이탈을 막고, 외부 투자를 확대하려는 조처라는 분석이 나온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본격적인 긴축에 돌입해 미중 양국 통화정책 탈동조화 현상이 심화하고 상하이 봉쇄, 우크라이나 전쟁 등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지난 4월 위안화 가치가 3% 이상 급락, 외자 이탈 조짐이 나타났다. 이에 중국은 제한적 ETF 시장 개방을 통해 외자 유출 방지를 꾀한다는 분석이다. 상하이의 한 투자기관 관계자는 “중국의 정책 방향은 해외 투자자를 중국 금융 시장으로 끌어들여 유동성을 뒷받침하는 것으로, 실질적으로는 양방향이 아닌 한쪽 방향의 성격이 강하다”고 말했다.

중국은 이날 6개월 내 홍콩과의 이자율스와프(IRS) 교차 거래를 허용하겠다는 방침도 발표했다. 또한 인민은행은 이날 별도로 5000억 위안, 5900억 홍콩달러이던 중국 본토와 홍콩 간 통화 스와프 규모를 8000억 위안, 9400억 홍콩달러로 확대한다고 밝혔다.

이 같은 조처는 외자 유입 확대는 물론 아시아 금융의 중심지 홍콩의 위상을 강화하려는 취지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지난 1일 홍콩을 방문해 “(국제금융 무역 등) 홍콩의 강점을 반드시 유지해야 한다”고 강조한 직후 이뤄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