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하메네이 “우크라戰은 서방 탓”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19일(현지시간) 이란을 방문, 러시아·이란·튀르키예(터키) 3자 정상회담을 열었다. 크렘린궁은 “이번 3자 회담은 시리아 사태 해결을 위한 아스타나 협상 프로세스의 일환”이라고 설명했지만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이란 러시아 중국 견제를 위해 지난 13~16일 이스라엘 사우디아라비아 등 중동 국가를 순방한 직후여서 러시아가 미국에 맞서 ‘반미’ 세 규합에 나선 것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19일 이란 테헤란에서 만난 푸틴 러시아 대통령(오른쪽부터)과 라이시 이란 대통령,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 로이터 연합뉴스

푸틴 대통령은 이날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 아야톨라 세예드 알리 하메네이 이란 최고 지도자 및 에브라힘 라이시 이란 대통령과 회담했다. 푸틴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외국을 방문한 것은 두 번째다. 하메네이 최고 지도자는 푸틴 대통령과 회담에서 서방을 겨냥, “전쟁은 (러시아의) 반대편이 시작했다.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NATO)는 위험한 집단”이라고 비판했다. 하메네이는 “이란과 러시아는 서방의 속임수를 늘 경계해야 하고 양국은 장기간 협력을 통해 상호 이익을 추구하는 관계다. 세계 각국은 무역에서 미국 달러 사용을 줄여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를 지지하고, 양국 간 연대를 강화하겠다는 발언이다.

양국의 국영 에너지기업 국영석유회사(NIOC)와 가스프롬은 이날 400억 달러(약 52조3000억 원) 규모 천연가스 개발·투자 관련 협약에 서명했다.

하메네이는 에르도안 대통령과 만난 자리에서 “시리아에 대한 군사적 행동은 지역(중동) 안정을 해하고 테러리스트들에게 도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2011년 이후 10년 넘게 내전 중인 시리아에서 러시아와 이란은 바샤르 알아사드 대통령이 이끄는 정부군을, 튀르키예는 시리아 서북부를 기반으로 하는 반군을 지원한다. 러시아와 튀르키예도 별도 정상회담을 하고 시리아 내전, 우크라이나 곡물 운송 문제 등 현안을 논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