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로 한중 수교 30주년을 맞는다. 박진 외교부 장관과 왕이 중국 외교부장은 24일 서울과 베이징에서 각각 여는 기념행사에 정부 대표로 참석, 윤석열 대통령과 시진핑 국가주석의 메시지를 교환하며 수교 30년의 의미를 되새긴다.
싱하이밍 주한 중국대사는 23일 서울 코리아나호텔에서 기념포럼을 열고 “서로 간의 핵심 이익과 중대한 우려 사안을 존중하며, 중한(한중) 관계가 더 성숙하고 자주적이며 안정적인 방향으로 발전하도록 힘을 모아야 한다”고 말했다. 노태우 정부 시절 북방 정책을 입안·추진한 박철언 전 정무장관은 기조연설을 통해 “지금은 한중 관계의 갈등 시련기”라며 “중국과 상호존중이라는 바탕 위에서 실마리를 풀어가야 한다”고 밝혔다.
한국전쟁 이후 오랜 적대 관계였던 한중은 탈냉전 분위기를 타고 1992년 8월 24일 외교 관계를 수립했다. 한국은 당시 대만과 단교하는 대신 중국과의 수교를 선택했다. 이후 30년 동안 중국은 한국의 최대 무역국이 되는 등 양국 관계는 급성장했다. 그러나 최근 신냉전이 본격화하면서 한중 양국도 갈등의 소용돌이 속에 놓이게 됐다. 특히 최근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미중 전략경쟁이 심화하면서 한국이 미국이냐 중국이냐 선택을 강요당하는 실정이다.
중국은 지난 9일 열린 한중 외교장관 회담에서 한국이 북한 핵·미사일 위협으로부터 국민을 지키기 위해 도입한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를 두고 ‘3불(不)’(사드 추가 않고, 미국 미사일 방어와 한·미·일 군사동맹 불참)을 넘어 ‘1한(限)’(기존 사드 운용 제한)까지 노골적으로 요구했다. 사드가 중국 안보를 해칠 것이라는 우려지만 우리 정부는 안보·주권의 문제라고 일축했다. 미국 주도로 한국 대만 일본이 참여하는 ‘칩4’ 반도체 동맹도 새로운 뇌관이다. 미국이 반도체 시장에서 중국을 배제하려는 목적이지만 중국은 한국에 “균형자 역할을 하라”며 한국을 활용, 미국에 대응하는 복잡한 셈법을 드러내기도 했다.
얽힌 현안 속 한국은 미국 주도 자유 민주주의 진영의 일원으로서 중국의 급부상이 가져올 국제질서의 변화를 견제하는 동시에 중국과 경제, 북핵 문제 등에서 경쟁할 부분은 경쟁하고 협력할 부분은 협력해야 하는 단계에 서 있다. ‘경계 속 협력’이라는 뉴노멀(New Normal·새로운 기준)의 전환점에서 한국은 대중 정책 방향성을 분명히 하고, 다자외교를 강화해 이를 추동하는 전략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