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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리자베스 2세 여왕은 누구...'대영제국'의 상징

70년 재위하며 현대사 산증인

뒤바뀐 운명으로 25세 왕관 써

필립공과 70년 해로…자녀들은 말썽

런던올림픽땐 '본드걸' 출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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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이 8일(현지시간) 96세를 일기로 서거하면서 2차 세계대전 이후 영국은 물론 세계 현대사의 한 챕터가 끝났다는 평가가 나온다. 1926년생인 여왕은 25세에 갑자기 왕관의 무게를 넘겨받았으며 70년 재위 기간 변함없는 모습으로 역할에 충실했다. 고령에도 냉철한 판단력, 유머, 친화력을 잃지 않아 영국 국민의 존경과 신뢰를 얻었다.

●큰아버지 스캔들에 왕위 승계

여왕은 1926년 4월 21일 런던에서 태어났다. 본명은 엘리자베스 알렉산드라 메리 윈저이고 가족들은 ‘릴리벳’이라고 불렀다. 그녀의 운명이 바뀐 것은 1936년. 큰아버지 에드워드 8세가 이혼 경력이 있는 미국 평민 출신과 스캔들로 왕위를 포기하면서. 갑자기 아버지 조지 6세가 즉위하고 왕위와는 거리가 멀던 여왕은 승계 서열 1위로 올라섰다. 영화 ‘킹스 스피치’의 주인공인 조지 6세는 심한 말더듬증을 극복하고 2차 대전 독일 공습 때도 피하지 않고 국민 단합을 이끌어 존경을 받았다. 군주가 되는 교육을 받던 여왕은 16세가 되자 근위보병연대 시찰로 공식 활동을 시작했다. 1945년 여군에 입대해서 군 트럭 정비를 하면서 2차 세계대전에 참전한 군주가 됐다.

여왕은 1947년에는 어릴 적 한눈에 반한 필립공과 결혼하고 이듬해 찰스 왕세자를 낳았다. 그러나 1952년 2월 6일 조지 6세가 폐암으로 갑자기 서거하면서 25세 두 아이의 엄마인 여왕은 왕좌에 오른다. 여왕은 당시 케냐 순방 중이었다.

●대관식 TV 중계로 영국 위상 알려

여왕은 1953년 웨스트민스터 대성당에서 장엄하고 화려하게 대관식을 치르고 이를 사상 처음으로 TV로 생중계해서 2700만 명이 지켜봤다. 전후 내핍을 견디며 대영제국의 영화가 시들해지는 것을 목도하던 영국인에게 자부심을 주고 대외적으로 위상을 높이는 효과를 거뒀다는 후문이다.

여왕은 왕실이 존립하려면 국민의 사랑을 받아야 한다는 점을 알고 실천했다. 여왕은 변함없이 근면성실하고 헌신하는 모습으로 믿음을 산 데 그치지 않았다. 여왕은 국민에게 더욱 친근하게 다가가기 위해 1957년 TV 크리스마스 메시지를 시작하고 유튜브와 SNS도 일찍 도입했다. 2012년 런던올림픽 때는 백발인 여왕이 개회식 영상에 ‘본드걸’로 출연했고 영국이 큰 위기에 봉착했던 코로나19 때는 대국민 담화 메시지로 위로와 격려를 보냈다.

●찰스·앤드루·해리 자손들 골치

필립공은 지난해 4월 99세로 별세할 때까지 70여 년 여왕의 곁을 지켰다. 젊었을 때 속을 썩이기도 했지만 여왕을 향한 충성심은 굳건했다. 필립공이 떠난 뒤로 급격히 쇠약해졌고 지난해 10월에는 처음으로 북아일랜드 방문 일정을 취소하고 병원에 하루 입원했다. 그 무렵부터 지팡이를 짚고 올해는 간헐적으로 거동이 불편하다고 밝혔다. 이후 올해 2월 코로나19에 감염돼 고비를 넘긴 뒤로는 주요 일정을 아들 찰스 왕세자에게 맡기는 경우가 늘었다.

여왕은 자녀들 문제로 골치를 앓았다. 아들 찰스 왕세자의 결혼과 이혼은 세기적 스캔들이 돼버다. 며느리 다이애나비가 왕실 인기를 높였지만 부부 사이가 좋지 않았고, 결국 1996년 이혼했다. 그 와중에 후계자인 찰스 왕세자가 커밀라 파커 볼스와 불륜 관계인 것이 드러나 비난을 샀다. 특히 다이애나비가 비극적으로 사망한 뒤 여왕이 입장을 바로 내지 않았다가 비난이 거세져 위기를 맞았다. 앤드루 왕자는 미성년자 성폭행 의혹으로 망가졌고, 손자 해리 왕자는 왕실을 뛰쳐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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