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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 ‘여자 무솔리니’ 멜로니 총리 유력…80년 만의 첫 극우 수장

우파연합 과반 확실… 첫 여성총리

  • 이선정 기자 sjlee@kookje.co.kr
  •  |   입력 : 2022-09-26 19:49:37
  •  |   본지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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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플레·反이민 정서 등 표심 작용
- 보수 돌풍 EU, 정책 균열 위기감

이탈리아 조기 총선에서 극우 정당이 주축이 된 우파 연합의 과반 승리가 사실상 확정되면서 ‘유럽에서 가장 위험한 여성’ ‘여자 무솔리니’로 불리는 이탈리아 극우 정치가 조르자 멜로니(45)가 이탈리아 차기 총리가 될 것으로 보인다. 멜로니가 취임하면 이탈리아 역사상 첫 여성 총리이자 파시즘의 창시자 베니토 무솔리니(1922~1943년 집권) 이후 첫 극우 수장으로 기록된다.
극우 정당인 이탈리아형제들(Fdl)의 조르자 멜로니 대표가 26일(현지시간) 로마의 Fdl 본부에서 연설한 뒤 승리의 브이 자를 그리며 활짝 웃고 있다. 전날 치러진 조기 총선 출구조사 결과 우파 연합의 과반 승리가 확정적이어서 우파 연합의 최대 정당 대표인 멜로니가 총리직을 맡을 가능성이 크다. AP 연합뉴스
이탈리아 공영방송 라이는 25일(현지시간) 치러진 총선에서 우파 연합 득표율이 41~45%를 기록했다고 보도했다. 정부 구성에 필요한 최소 득표율인 40%를 넘은 수치로, 우파 연합은 하원 400석 중 227~257석, 상원 200석 중 111~131석 등 상·하원 모두 과반 의석을 차지할 전망이다.

우파 연합은 멜로니가 대표를 맡은 네오 파시스트 성향의 이탈리아형제들(Fdl·극우)과 마테오 살비니 상원의원이 이끄는 동맹(Lega·극우), 실비오 베를루스코니 전 총리가 설립한 전진이탈리아(FI·중도우파) 등 세 정당이 중심이다. 반면 총리를 지낸 엔리코 레타 민주당(PD) 대표 주도의 중도좌파 연합은 25.5~29.5% 득표에 그칠 것으로 전망됐다. 범좌파에 속하지만 독자 행보를 한 오성운동(M5S)은 13.5~17.5%로 정당 득표율 3위를 기록했다.

2차 세계대전 종전 이후‘네오 파시즘’으로 명맥은 유지했지만 계속 변방에 머물렀던 극우 세력이 이제 주류로 거듭나 유로존 내 3위 경제대국인 이탈리아의 집권 세력이 되는 순간인 셈이다. 멜로니 대표는 출구조사 발표 뒤 “이탈리아 국민은 Fdl이 이끄는 중도우파 정부에 명백한 지지를 보냈다. 이탈리아는 우리를 선택했다. 우리는 여러분의 신뢰를 배신하지 않을 것”이라고 승리 선언을 했다. 그러면서 이탈리아와 유럽연합(EU) 상황에 관해 “매우 복잡하다. 책임감의 시간”이라고 언급했다.

멜로니 대표는 ‘강한 이탈리아’를 강조하며 공공지출 확대, 대대적 감세, 반(反)이민 등을 내세운 바 있어 거국 내각의 전임 마리오 드라기 총리 때와는 다른 정책을 펼칠 것으로 전망된다. 코로나19 팬데믹과 우크라이나 전쟁에 의한 최악의 인플레이션, 이주민·난민에 대한 적대적 정서 확산 등이 이탈리아에서 2차 세계대전 후 첫 극우 지도자가 등장한 배경으로 꼽힌다.

다만 EU가 2026년까지 제공하는 1915억 유로(약 264조 원) 상당의 코로나19 회복기금을 정상적으로 받으려면 EU에 협조해야 해 차기 정부가 사회·경제·외교 정책에서 EU 탈퇴 등 극우 색채를 내기는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그와 함께 우파 연합을 이끄는 살비니 의원과 베를루스코니 전 총리가 대표적인 친푸틴, 친러시아 인사라는 점은 또 다른 뇌관이 될 수 있다.

극우 바람은 이탈리아뿐 아니라 유럽 전반에서 거세게 분다. 지난 11일 시행된 스웨덴에서는 네오 나치에 뿌리를 둔 극우 성향의 스웨덴민주당이 20.6% 득표율로 원내 제2당에 올랐다. 이주민 제로, 외국인 범죄자 추방 등을 내세운 스웨덴민주당은 2010년 의회에 처음 진출했을 때만 해도 득표율이 5.7%로 그다지 주목받지 못했으나 2015년 시리아 내전을 계기로 난민 유입이 늘면서 지지율이 가파르게 올랐다. 사민주의 전통이 깊은 스웨덴에서 극우 정당의 약진은 보기 드문 현상이란 분석이다.

지난 6월 프랑스 총선에서는 극우 성향의 마린 르펜이 이끄는 국민연합(RN)이 정통 보수정당 공화당(LR)을 제치고 우파 간판이 됐다. 르펜 대표는 앞선 4월 대선에서도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과 결선투표까지 펼쳐 41.45%를 득표하기도 했다. 극우는 아니지만 이달 초 임명된 리즈 트러스 영국 총리도 ‘보수의 표상’ 마거릿 대처 전 총리를 롤모델로 삼으며 브렉시트(영국의 EU 탈퇴) 완수, 대규모 감세 등 강한 우파 정책을 밀어붙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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