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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 점령지에 계엄령…푸틴 전세 역전 안간힘

외신 “루한스크 등 4곳에 발동”…헤르손선 주민 6만 명 대피령도

  • 이선정 기자 sjlee@kookje.co.kr
  •  |   입력 : 2022-10-20 19:53:09
  •  |   본지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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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토수복 공세에 전황 악화일로
- 러 전역 사실상 전시체제 전환
- 우크라 “약탈 정당화 시도일 뿐”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19일(현지시간) 개전 후 처음으로 우크라이나 내 점령지에서 대피령과 계엄령을 동시 발동한 것을 두고 위기감이 작동했다는 풀이가 나온다. 우크라이나는 러시아의 계엄령이 자국 재산 약탈을 정당화하는 시도일 뿐이라고 비난했다.

로이터 AFP 스푸트니크통신 등 외신 보도를 종합하면 푸틴 대통령은 이날 러시아 국가안보회의에서 우크라이나 내 점령지인 헤르손 자포리자 도네츠크인민공화국(DPR) 루한스크인민공화국(LPR) 등 4개 지역을 대상으로 20일부터 이같이 조처한다고 밝혔다. 국가안보회의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기 직전인 지난 2월, 전쟁 중인 5월에 이어 5개월 만에 세 번째로 다시 열렸다.

계엄령은 대통령 고유 권한 중 하나로 전시를 비롯한 국가 비상사태 시 국가안녕과 공공질서 유지를 목적으로 헌법 효력을 일부 중지하고 군사권을 발동, 치안을 유지하도록 한 국가긴급권이다. 계엄령 발동과 함께 이들 4개 지역 수반은 안보보장을 위한 추가 권한을 얻어 영토방어본부를 만들게 된다.

또한 헤르손에서는 이날부터 6일간 6만 명에게 주민 대피령이 내려졌고, 점령지 행정부도 주민과 함께 대피에 착수했다. 러시아 영토인 크라스노다르 벨고로드 브리얀스크 보로네즈 쿠르스크 로스토프 크름(크림)반도 세바스토폴 등 8곳엔 이동제한 조치를 발령했다. 이와 함께 전국 80여 개 지역 수반에게 핵심시설 방어, 공공질서 유지와 특별군사작전(우크라이나 전쟁) 지원을 위한 생산 증대를 목표로 추가 권한을 부여하는 등 전쟁 관련 동원 및 준비 태세를 격상했다. 사실상 전시 체제로 전환한다는 말이다.

이러한 움직임은 러시아가 지난달 30일 우크라이나 점령지 4곳을 합병 선언했으나, 동부 전선이 위협받고 남부 헤르손에서 500㎢에 달하는 점령지를 뺏기는 등 우크라이나군의 영토수복 공세에 고전하는 가운데 나왔다. 2차 세계대전 이후 처음으로 예비군 30만 명 동원령까지 발표했으나 악화일로의 전황은 바뀌지 않았고 위기감만 더 커지는 상황이다. 우크라이나 지역 러시아합동군 총사령관 세르게이 수로비킨도 전날 헤르손 상황을 두고 “매우 어렵다. 어렵고 복잡한 결정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한 바 있다.

이에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점령지 방어 태세를 강화하고, 후방 지원 능력을 제고하며, 국내 통제를 강화하고자 대피령과 계엄령 카드를 동시에 쓴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이 같은 대응에도 전세를 뒤집지 못한다면 전면전이나 핵 공격 정도밖에 남지 않은 ‘막다른 골목’으로 떠밀릴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러시아의 점령지 계엄령 발동에 대해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적이 무엇을 계획하고 실행하든 우크라이나는 우리를 지킬 것”이라며 결연한 대응을 강조했다. 미하일로 포돌랴크 대통령실 보좌관은 “계엄령은 우크라이나 재산의 약탈에 대한 ‘가짜 합법화’로 간주될 뿐”이라고 비판했다. 헤르손주 대피령을 두고도 이곳 우크라이나 행정부 부수반인 세르히 클란은 “헤르손 대피령은 추방과 같다. 헤르손에서 공포를 조장하고 정치 선전전의 그림을 만드는 것이 러시아의 목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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