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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도국 ‘기후피해’ 돕는다…COP27(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 기금조성 극적 합의

당사국간 이견에 총회 연장도…‘손실과 피해’ 보상 사상 첫 채택

  • 이선정 기자 sjlee@kookje.co.kr
  •  |   입력 : 2022-11-20 19:46:00
  •  |   본지 1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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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5개국 피해액 705조 원 추정
- 선진국 분담규모 등 격론 예상
- 화석연료 사용 감축안은 불발

전 세계 198개국이 참석한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7)가 기후재난을 겪는 개방도상국의 ‘손실과 피해(loss and damage)’ 보상에 사상 처음으로 합의했다.
20일 27차 COP27 폐회에서 손실과 피해 보상을 선언하는 사메 수크리 의장. AP 연합뉴스
제27차 COP27 의장인 사메 수크리 이집트 외무장관은 20일(현지시간) 손실과 피해 보상을 위한 기금 조성 등 내용을 담은 총회 합의문 성격의 ‘샤름 엘 셰이크 실행 계획’이 당사국 합의로 채택됐다고 밝혔다. 합의문은 “기후변화의 악영향은 주민의 비자발적 이주, 문화재 파괴 등 엄청난 경제적·비경제적 손실을 유발해 손실과 피해에 대한 충분하고 효과적인 대응의 중요성을 분명하게 보여줬다. 개도국의 손실과 피해로 인한 엄청난 재무적 비용은 빚 부담을 늘리고 지속가능한 발전 목표의 실현 가능성을 위축시켰다”면서 “사상 처음으로 손실과 피해에 대응하기 위한 재원 조달이 성사된 것을 환영한다”고 밝혔다. 세계 최빈국 연합을 대변하는 셰리 레흐만 파키스탄 기후장관은 “이번 합의는 기후 취약국의 목소리에 대한 응답”이라며 “우리는 지난 30년간 분투했고 오늘 샤름 엘 셰이크에서 첫 긍정적 이정표를 세웠다”고 기뻐했다. 이집트 샤름 엘 셰이크에서 지난 6일 개막한 이번 총회는 18일 폐막할 예정이었으나 당사국 간 이견으로 이날 새벽까지 연장됐다가 협상 끝에 극적으로 마무리됐다.

손실과 피해 보상 문제는 올해 COP27서 처음 정식 의제로 선정돼 큰 관심을 끌었다. 유엔 기후변화협약(UNFCCC) 용어인 손실과 피해는 기후변화의 부정적 영향에 따른 경제적 또는 비경제적 손실 등을 가리키며 기후변화가 유발한 해수면 상승, 홍수, 태풍, 가뭄, 폭염 등 자연재해에 따른 사망과 부상, 이재민 발생, 시설 파괴, 농작물 피해, 생물다양성 상실 등 일련의 피해를 뜻한다. 올여름 파키스탄에서는 홍수로 1700명이 숨졌고 국토의 3분의 1이 물에 잠기는 막대한 피해를 겪었고, 남태평양 도서국인 피지에서는 해수면 상승을 피해 마을이 통째로 내륙으로 이주하는 일이 계속되는 등 기후피해가 속출하는 상황이다. 올해 COP27에서 이 문제에 선봉에 선 셰바즈 샤리프 파키스탄 총리는 지난 9월 유엔총회 연설에서 온실가스 배출 등 지구온난화의 책임이 없는데도 자국민이 홍수로 혹독한 대가를 치르고 있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기후변화에 의한 손실과 피해에 책임이 있는 선진국이 기후위기로 인한 피해를 겪는 개도국을 상대로 보상해야 한다는 게 이번 합의 내용이다. 유럽 미국 등 선진국은 산업혁명 이후 수백 년간 석탄 석유 등 화석연료를 태웠고, 이것이 기후위기를 유발했으므로 그 책임을 져야 한다는 것이다. 중국 등 온실가스 배출량이 많은 개도국도 보상금 공여자에 포함하자는 주장도 있다. 선진국은 보상 액수가 천문학적이어서 그간 공여에 부정적 입장을 견지해왔다. 따라서 이번 총회에서 정식 의제로 설정됐다고 해도 합의가 될지에 이목이 쏠렸다.

기금 조성에는 합의했지만 피해 인정 및 보상 규모 등 기준을 놓고 앞으로 당사국 간 격론이 예상된다. 지난 6월 발표된 보고서를 보면 기후변화에 가장 취약한 55개국은 지난 20년간 발생한 기후재앙으로 인한 피해액을 5250억 달러(약 705조 원)로 추정한다. 일부 조사에서는 그 액수가 2030년까지 5800억 달러(약 778조 원)에 달할 것으로 본다. 재원 부담을 누가할지도 아직 정해지지 않았는데 덴마크 벨기에 독일 등 일부 유럽국이 손실과 피해 보상을 지지한다는 의미로 소액의 부담금을 내겠다고 밝힌 바 있고, 유엔과 국제개발은행 등의 자금 조달 시스템을 이용하는 방법도 거론된다.

올해 총회에서는 2015년 파리 기후협정에서 언급된 지구 온도 상승 폭 1.5도 제한과 지난해 글래스고 총회에서 합의한 온실가스 저감장치가 미비한 석탄화력발전의 단계적 축소 목표도 유지하기로 했다. 특히 지구 온도 상승 폭 1.5도 제한 목표 달성을 위해 석탄뿐만 아니라 석유 천연가스 등 모든 종류의 화석연료 사용을 감축하자는 제안이 나왔지만 당사국 모두의 동의를 얻는 데는 실패했다.

이와 관련,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우리 지구는 아직 응급실에 있다. 온실가스 배출을 과감하게 줄여야 하는데 이번 총회에서는 달성하지 못했다”며 아쉬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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