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 전쟁 1년(2월 24일)을 앞두고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21일(현지시간) 격돌했다. 로이터통신 등 외신 보도를 종합하면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우크라이나 접경국인 폴란드를 방문해 “우크라이나에 대한 우리의 지원을 멈추지 않을 것이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는 그 어느 때보다 강력하다”고 밝혔다. 폴란드 왕궁 정원에서 진행한 연설에서 그는 “우린 나토의 모든 영토를 수호할 것이며, 러시아는 결코 승리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도 같은 날 “서방이 전쟁을 획책한다”는 푸틴 대통령의 국정연설을 의식한 듯 “미국과 유럽은 러시아 파괴를 추구하지 않으며, 공격할 계획이 없다”고 강조했다. 전날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를 깜짝 방문,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만난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폴란드에서 연이틀 우크라이나에 대한 방어약속을 확인하는 한편 서방 안보동맹의 굳건함을 과시했다.
반면 푸틴 대통령은 이날 전쟁 후 첫 국정연설에서 미국과의 핵무기 통제 조약인 신전략무기감축협정(뉴스타트) 참여 중단을 전격 선언했다. 그는 “서방이 러시아에 대해 사찰을 허용하라고 요구하는 것은 말이 안 된다”며 이같이 말했다. 뉴스타트란 미국과 러시아가 2010년 체결한 협정으로 양국 핵탄두(1550개)와 운반체(700개)를 일정 수 이하로 줄이고 쌍방 간 핵시설을 주기적으로 사찰한다는 내용을 담았다. 1991년 7월 미국과 옛소련 간 핵탄두와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등의 감축에 합의한 전략무기감축협정(스타트)의 맥을 잇는 협정이어서 뉴스타트라 불린다. 뉴스타트는 2021년 2월 한차례 연장을 거쳐 2026년 2월까지 유효한 가운데 추가연장 협상을 하려 했으나 전쟁 이후 러시아의 연기 통보로 진전이 없는 상태다. 푸틴 대통령은 조약 탈퇴가 아닌 참여 중단이라며, 미국 영국 프랑스의 핵무기에 대한 통제를 복귀 조건으로 내걸었다.
미국은 러시아의 뉴스타트 참여 중단에 강한 유감을 표명했다. 그리스를 방문 중인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은 이날 기자들에게 “러시아의 발표는 매우 유감스럽고 무책임한 것”이라고 비난하면서도 “언제라도 러시아와 전략적 무기제한에 대한 대화를 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