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크라전 등 대내외 변수 고려
- 리커창 전인대서 안정 성장 강조
- 국방비 293조 원… 美에 견제구
- 정협선 “중화민국 위대한 부흥”
‘시진핑 3기’ 공식 출범을 알리는 중국 연례 최대 정치행사 양회(兩會·전국인민대표대회인 전인대와 인민정치협상회의인 정협)가 본격 개막한 가운데, 5일 전인대 개막식에서 ‘위드 코로나’ 원년인 올해 경제성장률 목표가 역대 최저치인 5% 안팎으로 제시됐다.
리커창 중국 국무원 총리는 5일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전인대 제14기 1차 회의 개막식 업무보고에서 올해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목표를 5% 안팎으로 발표했다. 이는 중국 정부가 매해 경제성장률 목표를 공개하기 시작한 1991년(4.5%) 이래(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해 목표치를 발표하지 않은 2020년 제외) 가장 낮은 목표치다. ‘제로 코로나’ 정책 폐기에 따른 경제활동 정상화와 기저효과, 지난해 성장률 목표 달성 실패(3.0%로 목표치인 5.5% 안팎에 미달),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영향 등이 복합적으로 고려된 설정으로 보인다.
또한 중국 정부는 올해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 목표를 3% 안팎으로 제시했으며, 재정정책 효율을 높이고자 올해 재정적자 목표치를 GDP의 3.0%로 설정했다. 작년 목표치인 2.8%에 비해 소폭 상향한 수치다. 중국 정부는 올해 약 1200만 개의 도시 일자리를 창출, 도시 실업률을 5.5% 안팎으로 만든다는 목표도 제시했다.
리 총리는 올해 경제정책 방향을 언급하며 ‘안정을 우선시하고, 안정 속에 성장을 추구한다’는 뜻인 “온자당두(穩字當頭) 온중구진(穩中求進)을 견지할 것”이라고 밝혀 정책의 연속성과 목표성을 강조했다. 리 총리는 이날 업무보고를 마지막으로 2기 10년에 걸친 총리 임기를 사실상 마감했다. 후임 총리는 시진핑 국가주석의 최측근인 리창 당 중앙정치국 상무위원이 유력하다.
이런 가운데 중국 재정부는 이날 전인대 연례회의에 보고한 올해 예산안에서 국방비 지출을 작년 대비 7.2% 늘린 1조5537억 위안(약 293조 원)으로 설정했다. 2022년의 전년 대비 국방예산 증액률인 7.1%를 상회하는 것으로, 2021년부터 3년 연속 증액률이 전년 대비 높아졌다. 올해 경제성장률 목표치를 최저치로 설정한 점을 고려하면 최근 ‘정찰풍선’ 문제 등 미중 전략경쟁 심화, 대만해협 위기 고조, 일본의 재무장 움직임 등에 대응해 국방력을 강화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왕차오 전인대 대변인은 4일 전인대 개막 기자회견에서 “국방비 규모는 국방 건설 수요와 국민 경제발전 수준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책정하는 것이 세계 각국의 관행”이라며 “국방비 증액에는 복잡한 안보 도전에 대처할 필요와 함께 대국의 책임이행 필요도 있다”고 말했다. 오는 13일까지 이어질 이번 전인대에선 시진핑 집권 3기 국정 운영을 법적·제도적으로 뒷받침할 각종 조치가 나올 것으로 전망된다.
양회의 다른 한 축인 정협 전국위원회 회의(제14기 1차 회의)는 전날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개막했다. 이 자리에서 왕양 정협 주석은 업무보고를 통해 “중국공산당은 시진핑 동지를 핵심으로 중화민족의 위대한 부흥 전략과 100년 동안 없던 큰 변화를 통일적으로 계획했다. 전당, 전군, 전 민족 인민을 인솔해 복잡한 국제정세와 각종 도전에 대응, 중대한 성과를 이룩했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정협은 시진핑 신시대 중국 특색 사회주의 사항을 관철하고 각 기능을 성실하게 이행하며 전 과정의 인민 민주주의를 실천해 중화 아들·딸의 대단결을 촉진하고 당대회가 확정한 목표를 실현하는 데 기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왕 주석은 업무보고에서만 시진핑을 16번 언급, 시 주석 권력집중 현상을 드러냈다는 평가를 받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