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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9조 원 쏟아부었지만’ 美 퍼스트리퍼블릭 은행 주가 폭락

SVB 파산 여파…‘긴급수혈’ 스위스 CS도 주가 흔들

SVB 모기업도 파산 신청,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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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퍼스트리퍼블릭 은행의 주가가 전날 대비 30% 이상 폭락하는 등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 여파가 계속 확산한다.

17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에 있는 퍼스트리퍼블릭은행의 본사. UPI 연합뉴스
17일(현지시간) 뉴욕 증시에서 퍼스트리퍼블릭 은행의 주가가 23.03달러(3만157원)에 거래를 마쳐 전날보다 32.80% 폭락했다. 전날 뱅크오브아메리카와 JP모건 체이스 등 미국 대형 은행 11곳이 퍼스트리퍼블릭 은행에 총 300억 달러(약 39조 원)를 예치한다는 소식이 알려져 주가가 반등했지만 하루 만에 다시 급락한 것으로, 115달러였던 지난 8일에 비해 9일 만에 5분의 1 수준이 됐다.

퍼스트리퍼블릭 은행이 법정관리로 갈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 나오는 가운데 월가는 퍼스트 리퍼블릭의 투자 등급을 일제히 내렸다. 투자회사인 애틀랜틱에쿼티는 이날 퍼스트 리퍼블릭의 투자 등급을 ‘중립’으로 내리면서 50억 달러가 추가로 필요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투자회사 웨드부시증권은 목표주가를 현재의 5분의 1 수준인 5달러로 대폭 낮추면서 “5달러도 관대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국제 신용평가사 무디스도 이 은행의 신용 등급을 ‘투자주의’인 ‘B2’로 7단계 강등했다. 무디스는 재무상황 악화와 자금인출로 인한 재정지원 의존도 증가를 신용등급 강등 이유로 설명했다.

지난 10일 SVB가 예금인출 사태로 400억 달러(약 52조 원) 넘는 돈이 빠져나가 무너진 가운데 당국이 예금을 보호하는 등 긴급 개입하며 파장 확산을 막았지만 중소형 은행의 위기감은 점점 더 커진다. 17일 자이언즈뱅코프의 주가는 6.67%, 키코프 주가는 6.11%, 코메리카는 8.44%로 각각 내렸다.

SVB 파산 여파는 유럽으로도 번지는 모양새다. ‘세계 9대 투자은행(IB)’으로 손꼽히는 스위스 취리히의 크레디트스위스은행(CS)은 지난 16일 스위스 중앙은행으로부터 최대 500억 스위스프랑(약 70조3000억 원)을 대출받아 유동성을 강화하는 조치를 단행했다. 전날 경영난이 다시 부각되며 CS 주가가 장중 전장 대비 30.8%까지 빠지는 등 불안한 모습을 보이자 당국이 긴급 유동성 지원에 나선 것이다. 스위스 당국이 SVB 붕괴 여파가 자국 금융시장에 미치지 않도록 발 빠른 진화에 나섰지만 17일 CS의 주가는 전일 대비 8.01% 하락한 1.86 스위스프랑을 기록하는 등 시장에서 CS 재무상황에 관한 우려가 증폭된다. CS는 투자 손실로 작년 4분기에 1380억 스위스프랑(194조 원)의 유동성 자산이 감소했다. 이런 가운데 독일의 도이체방크와 프랑스계 투자은행 소시에테제네랄 등 4개 주요 은행이 CS와 거래를 엄격하게 제한하고 있다고 로이터통신이 보도했다.

이런 가운데 SVB 폐쇄 일주일 만인 이날 SVB의 옛 모기업 SVB파이낸셜그룹도 당국에 파산보호를 신청했다. SVB파이낸셜그룹의 작년 말 기준 자산은 2090억 달러(272조8495억 원)로, 2008년 워싱턴뮤추얼 이후 파산보호를 신청한 최대 규모의 금융기관이 됐다. 미국 연방예금보험공사(FDIC)는 관리 중인 SVB와 시그니처은행(12일 파산)의 부실자산을 그대로 보유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블룸버그통신이 17일 보도했다. 보유 방안을 검토 중인 부실자산 규모는 SVB가 600억~1200억 달러(79조~157조 원), 시그니처은행이 200억~500억 달러(26조~65조 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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