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른 대안 없다 … 후회하지 않아”
- 야당·노동계 “불난 데 기름 부어”
- 9차 반대시위… 항공편 30% 취소
의회를 패싱하면서까지 연금개혁을 밀어붙인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연내 연금개혁 시행을 희망한다”고 말해 강행 의지를 재확인했다. 헌법 49조3항을 사용해 하원 표결을 건너뛰며 국민 다수가 반대하는 개혁법안을 통과시킨 것과 관련, 마크롱 대통령이 입장을 공개적으로 밝힌 것은 처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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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파업 중인 프랑스 환경미화원들이 22일(현지시간) 파리 외곽 이시레물리노에 모여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의 생방송 인터뷰를 시청하고 있다. AP 연합뉴스 |
마크롱 대통령은 22일(현지시간) TF1 프랑스2 방송 생중계 인터뷰에서 “더 오래 기다릴수록 (연금제도 적자가) 악화한다. 이 개혁은 필요하다”고 말했다.
진행자 2명의 질문에 답하는 형식으로 35분간 이어진 인터뷰에서 “내가 이 개혁을 즐기는 것처럼 보이느냐? 그렇지 않다. 다른 대안이 없다. 내가 (2017년 5월 첫 번째 임기) 일을 시작했을 때만 해도 연금 수급자가 1000만 명이었으나 (6년이 지난) 지금은 1700만 명이 됐다”면서 연금개혁으로 떨어진 인기를 받아들일 준비가 됐다고 강조했다. 그는 “후회는 없다”면서도 왜 연금개혁이 필요한지 설득하는 데 성공하지 못했다고 과오를 인정했다.
또한 노동조합이 합법적으로 시위와 파업할 권리를 존중하지만 어떤 노조도 타협안을 제시하지 않은 것은 유감이라고 덧붙였다. 특히 폭력시위를 우려하며 “우리는 듣고, 존중하고, 함께 나가려고 시도하겠지만 반란이나 파괴를 용납할 수 없다”고 말했다. 성난 민심을 달래려는 듯 기업에 ‘특별 분담’을 요청하겠다고도 했다.
인터뷰를 두고 야당과 노동계 반발은 더 거세졌다. 필리프 마르티네즈 노동총동맹(CGT) 사무총장은 마크롱 대통령이 “지금까지 시위해온 수많은 사람을 업신여겼다”고 비판했다. 올리비에 포르 좌파 사회당 대표도 “불난 곳에 기름을 더 부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대선 맞수였던 극우 성향의 마린 르펜 국민연합 대표는 “프랑스인이 느끼는 모욕감을 더 강화했다”고 지적했다.
프랑스 연금개혁은 은퇴 연령을 62세에서 64세로 2년 연장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마크롱 정부는 이 법안의 하원 부결이 우려되자 헌법 조항을 활용, 표결을 생략함으로써 하원을 통과시켰다. 이를두고 야당인 국민연합과 좌파연합 뉘프(NUPES)는 헌법위원회(우리나라 헌법재판소 격)에 연금개혁 법안의 위헌 여부를 따져달라고 신청한 상태다.
주요 노동조합은 23일 연금개혁에 반대하는 9차 시위를 연다. 마크롱 대통령의 의회 패싱 여파로 이날 시위에는 전국적으로 수백만 명의 시민이 참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철도공사(SNCF)는 고속열차(TGV)는 2대 중 1대, 지역 간 고속열차(TER)는 3대 중 1대꼴로만 운행할 예정이라고 했고, 파리교통공사(RATP)도 지하철 노선을 축소 운영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공항 관제사도 파업에 동참해 오를리 공항에서 항공편 30%가 취소됐다. 지난 7일부터 2주 넘게 파업 중인 쓰레기 수집업체 노조는 이달 27일까지 파업을 연장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