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에서 한 어린이가 우크라이나 전쟁에 반대하는 그림을 그렸다가 아버지가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러시아 당국의 황당한 판결에 가정은 풍비박산했다. 러시아 인권 단체는 러시아 당국에 비판적인 이들의 활동을 중단시키고 사회 전체에 겁을 주는 게 목적이란 분석을 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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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23일 알렉세이 모스칼료프가 가택 연금하고 있는 모습. AF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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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일 외신 등에 따르면 러시아 법원은 28일(현지시간) 러시아군의 명예를 훼손한 혐의를 인정해 알렉세이 모스칼료프(54)에게 징역 2년을 선고했다. 그의 공소장에는 “모스칼료프가 개인용 컴퓨터를 이용해 러시아군의 신뢰를 저해하는 문자와 그림을 자신의 SNS에 게시했다”고 혐의 사실이 기재됐다.
지난해 4월 12세이던 그의 딸 마리야 모스칼료바는 학교 미술 수업에서 우크라이나 가족에게 날아가는 러시아 미사일을 그리고 거기에 ‘전쟁 반대’ ‘우크라이나에 영광을’이라는 말을 적어넣었다. 이를 본 교사는 바로 경찰을 불렀다. 경찰은 마리야를 신문한 뒤 모스칼료프에 대한 수사에 들어갔다. 모스칼료프의 자택은 SNS를 통해 러시아군의 명예를 훼손한 혐의로 지난해 12월 압수수색을 당했다. 결국 그는 이달부터 가택연금에 들어갔고 아버지와 둘이 살던 마리야는 국가가 운영하는 보호시설로 보내졌다.
푸틴 대통령의 자문기관인 러시아 인권위원회의 알렉산데르 브로드 위원은 관영통신 리아노보스티를 통해 모스칼료프가 아버지로서 역할을 다하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현재 모스칼료프는 구속을 피해 달아난 상태로 전해진다. 러시아 법원 대변인 올가 댜츄크는 모스칼료프가 법정에서 구속돼야 했지만, 가택연금을 뚫고 달아나 재판에 출두하지 않은 까닭에 궐석판결이 이뤄졌다고 밝혔다.
마리야는 다른 보호자가 나타나지 않으면 보육원으로 보내질 예정이다.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이후 러시아에서는 수많은 정치인과 활동가가 가택연금이나 처벌을 피해 국외로 도피했다.
노벨평화상을 받은 러시아 인권단체 메모리알은 “모스칼료프에 대한 형사처벌 절차는 그의 정치적 견해 때문에 이뤄진 것”이라며 “당국에 비판적인 이들의 시민사회 활동을 비자발적으로 중단시키고 사회 전체를 겁주려는 게 목적”이라고 지적했다.
러시아는 지난해 2월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뒤 러시아군의 명예를 훼손하거나 군과 관련한 허위 정보를 퍼뜨린 것으로 판단되는 이들을 처벌하는 법을 만들어 시행하고 있다. 유엔을 비롯한 국제사회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전쟁을 정당화하고 비판을 억압하려고 사용하는 대표적 검열 수단으로 이 법을 평가해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