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말 전 세계의 이목을 집중시킨 러시아 용병기업 바그너 그룹의 반란은 수도 모스크바를 코앞에 둔 상태에서 중단됐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최대 위기를 모면했지만 리더십에 적잖은 타격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또한 러시아는 바그너 그룹의 수장이 벨라루스로 떠나는 조건으로 그와 병사들을 처벌하지 않기로 합의했다.

러시아 시민들이 24일(현지시간) 로스토프나도누의 군 사령부 인근에 배치된 용병기업 바그너 그룹의 탱크와 병사를 배경으로 사진을 찍고 있다. TASS연합뉴스

24일(현지시간) 스푸트니크, 로이터 통신 등에 따르면 바그너 그룹 수장 예브게니 프리고진은 이날 오디오 메시지를 통해 모스크바로 향하던 병력에 기지 복귀를 지시했다고 밝혔다. 프리고진은 “러시아가 바그너 그룹을 해체하려고 해서 23일 정의의 행진을 시작했다. 하루 만에 모스크바에서 거의 200㎞ 내까지 왔다”며 “어느 한 쪽 러시아인의 피를 흘리는 데 따르는 책임을 이해하기 때문에 병력을 되돌려 기지로 돌아간다”고 강조했다.

바그너 그룹의 24시간에 걸친 반란 사태는 모스크바 코앞에서 벨라루스의 중재로 끝났다. 벨라루스 대통령실은 “알렉산드르 루카셴코 대통령이 푸틴 대통령과 합의 하에 바그너 그룹 수장 프리고진과 협상했다”며 “양측은 러시아 내에서 유혈 사태가 벌어지는 것은 용납할 수 없다는 데 뜻을 모았다”고 밝혔다. 또 바그너 그룹 소속 병사들의 안전을 보장하는 합의가 논의되고 있다고 벨라루스 대통령실은 덧붙였다.

푸틴 대통령은 협상 결과에 대해 루카셴코 대통령에게 감사의 뜻을 표한 것으로 전해졌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프리고진에 대한 형사입건은 취소될 것이다. 그는 벨라루스로 떠날 것”이라고 밝혔다. 다른 바그너 그룹 병사들도 기소하지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바그너 그룹은 전날 러시아 국방부가 자신들의 후방 캠프를 미사일로 공격했다면서 군 수뇌부의 처벌을 요구하고 러시아 남부 로스토프나도누 군 시설을 장악한 뒤 모스크바를 향해 북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