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질 협상 위해 ‘침공’ 표현 자제
- “이軍,인치 단위의 저강도 분쟁”
- 민간인 피해 美 우려 의식한 듯
- 하, 가자 병원 지하 본부설 부인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28일(현지시간)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에 대해 ‘전쟁의 두 번째 단계’를 선언해 지상전 국면에 본격 진입한 것으로 평가된다. 애초 예상했던 전면적 지상침공과는 다른 양상이지만 사실상 지상전이 시작됐다는 해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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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8일(현지시간)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서 이스라엘의 공습에 따른 폭발로 연기가 치솟고 있다. 이날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전쟁의 2단계에 진입했다”며 사실상 지상전 개시를 선언했다. AP 연합뉴스 |
애초 이스라엘은 지난 7일 자국을 기습한 하마스를 궤멸하겠다고 선언, 탱크와 예비군 30만 명 등 대규모 병력을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경계에 집결하고 지상전을 예고해 육·해·공을 모두 동원한 전면전이 펼쳐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그러나 이스라엘 측은 28일 보병·기갑·전투 공병부대를 동원해 가자지구 북부에 진입, 대규모 폭격과 포격을 수반한 싸움을 벌인다면서도 ‘침공’이나 ‘전면전’이라는 언급은 피했다. 그러면서 네타냐후 총리는 “전날 가자지구에서 시작한 지상 군사작전으로 전쟁이 두 번째 단계에 들어섰다”고 밝혔다.
이를 두고 월스트리트저널은 “사실상 지상전의 시작이라는 신호”라며 “이를 침공이라고 부르지 않음으로써 네타냐후 총리는 인질 협상의 문을 열어두고 민간인 사상에 대한 미국의 우려를 해소하려는 듯하다”고 풀이했다. 국제사회가 하마스에 억류된 200여 명 인질과 가자지구 민간인의 피해를 우려해 인도주의적 일시 휴전을 요구하는 상황에서 전면 침공의 모양새는 피하면서도 서서히 지상 작전을 확대하며 하마스의 숨통을 조이는 전략을 택한 것이라는 풀이다. “길고 어려운 전쟁이 될 것”이라는 네타냐후 총리 언급과도 연결되는 대목이다. 이와 관련, 이스라엘군 정보국장을 지낸 아모스 야들린은 주요 매체에 “이는 전격전이 아닌 저강도 분쟁”이라며 “인치, 미터 단위”로 공격이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전직 정보 관리 아비 멜라메드도 “하마스의 중심부를 향해 야금야금 뜯어먹는 모듈식 접근법”이라고 분석했다. 전면적 공격 대신 단계별로 지상작전을 확대하는 방식을 택한 건 미국의 조언 때문이라고 뉴욕타임스가 28일 보도했다.
사실상 지상전인 이스라엘의 ‘두 번째 전쟁 단계’ 선언에 아랍·이슬람권은 강력히 반발했다. 하마스를 지원하는 이란의 에브라힘 라이시 대통령은 29일 “이스라엘이 레드라인을 넘었다”고 경고 메시지를 보내 확전 우려가 커진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PA)의 마무드 아바스 수반도 “이스라엘이 유엔 결의에 추가 폭격과 파괴로 응답했다”며 아랍연맹에 긴급 정상회담 소집을 요구했다. 유엔은 지난 27일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긴급 총회에서 하마스와 이스라엘에 휴전을 촉구하는 결의안을 찬성 120표, 반대 14표, 기권 45표로 가결한 바 있다. 요르단이 주도한 결의안에는 가자지구에 대한 인도주의적 접근을 위해 즉각적인 휴전을 촉구하는 내용이 담겼다. 런던 파리 등 세계 주요 도시에서도 28일 대규모 시위대가 이스라엘에 가자지구 공격 중단을 요구했다. 이스라엘군이 가자지구 지상 공격작전을 확대하면서 지난 27일부터 전면 두절됐던 가자지구 내 통신은 이틀 만에 조금씩 복구되기 시작했다. 이를 두고 국제인권단체들은 전시 잔학행위가 은폐될 위험이 있다고 경고했다.
한편 이스라엘군 대변인 다니엘 하가리 소장은 궤멸 상대인 하마스의 지휘본부가 가자지구 최대 규모의 병원 지하에 있다고 주장했다고 뉴욕타임스가 28일 보도했다. 해당 알시파 병원은 이스라엘군 공습에 따른 팔레스타인 부상자와 피란민 6만여 명이 모인 곳으로, 하마스가 통제하는 가자지구 정부는 사실무근이라고 부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