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시적 교전중단 美 요구 거부
- 가자지구 지상전 장기화 가능성
- 유엔·아랍국은 즉각 휴전 촉구
지난달 7일(현지시간)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기습으로 시작된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 전쟁이 어느새 한 달을 맞는다. 하마스의 기습과 이어진 이스라엘의 반격으로 지금까지 양측에서 1만여 명이 숨지는 등 인명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국제사회는 인도주의적 교전 중지 또는 휴전을 요구하지만 이스라엘은 “휴전은 없다”는 강경 태세를 유지해 전쟁 장기화는 불가피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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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팔레스타인 주민이 4일(현지시간) 가자시티에서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친지를 잃고 우는 한 남자를 위로하고 있다. AP 연합뉴스 |
5일 하마스가 통치하는 가자지구 보건부는 지난달 7일 이후 전날까지 이스라엘군의 공격으로 숨진 팔레스타인인이 최소 9488명이라고 집계했다. 이스라엘 측에서도 1400여 명이 목숨을 잃어 양측 사망자는 1만 명을 훌쩍 넘겼다. 대부분은 민간인 희생자다. 하마스는 기습 당시 240여 명의 인질을 가자지구로 끌고 갔으며, 이스라엘은 보복 공습으로 하마스 관련 시설 등 1만1000여 곳을 타격하는 한편 전쟁 발발 20일이 흐른 지난달 27일부터는 본격적인 지상전을 펼치며 피해 규모를 점점 더 키운다.
탱크와 장갑차 등을 앞세워 가자시티를 포위한 채 시가전을 펼치는 이스라엘군은 5일 성명을 통해 “하마스가 구축한 지하터널(땅굴) 100여 곳을 파괴했으며, 최소 12명의 하마스 부대 사령관을 제거했다”고 밝혔다. 이스라엘군은 병원과 난민촌에 이어 학교도 공격에 나섰으며, 지난 3일엔 가자지구 내 알시파 병원의 구급차 행렬까지 공습해 15명이 숨지기도 했다. 이스라엘군은 하마스가 민간인을 ‘인간방패’로 삼기 때문에 생기는 부수적 피해라는 입장이다.
이스라엘의 봉쇄에 가자지구는 한계상황에 다다랐다. 그나마 지난달 21일부터 이집트 국경 라파 통행로를 통해 식량 의약품 등 일부 구호품이 반입됐고, 하루 반입 트럭 수가 초기 20대에서 최근 50대 안팎까지 늘었지만 인도적 참사를 피하기엔 턱없이 부족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유엔은 적어도 하루 100대 분량의 구호품 지원이 필요하다고 추산한다. 연료 반입은 아직도 이뤄지지 않는다.
유엔과 아랍국 등은 즉각적인 휴전을 촉구하고, 미국은 이스라엘을 지지하면서도 최근 민간인 사상자 수가 늘자 ‘교전 일시 중지’를 강조했다. 지난 3일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은 텔아비브에서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를 만나 인도적 목적의 일시적 교전 중단을 공식 제안했으나, 네타냐후 총리는 회담 직후 “일시적 휴전을 거부한다”며 인질 석방 전에는 대가자지구 공습을 계속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스라엘군의 가자 지상침공은 장기화 조짐을 보인다. 총연장 500㎞에 이르는 땅굴에 은신한 하마스 은신처를 하나하나 찾아내 제압해야 하는 시가전이 포함됐기 때문이다. 이스라엘 고위 당국자도 이스라엘군의 지상전이 수개월에서 1년은 걸릴 것이라고 말한다. 이런 가운데 레바논의 시아파 무장정파 헤즈볼라와 예멘의 후티 반군이 참전하는 등 이란의 지원을 받는 중동의 무장세력이 잇따라 개입, 이-하마스 전쟁은 신중동전쟁으로의 확전 기로에 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