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유엔 대표부 창구 통해 회담
- 北 반응에 국제사회 관심 쏠려

한국과 쿠바가 외교관계를 수립하면서 미수교국 쿠바를 향해 오랫동안 공들여온 정부의 외교적 노력이 결실을 본 것으로 평가받는다.

양국의 수교 협의는 그동안 극도의 보안 아래 이뤄진 것으로 전해졌다. 북한과 ‘사회주의 형제국’으로 끈끈한 관계를 이어온 쿠바 측이 한국과의 수교 협의가 공개되는 데 매우 민감한 입장을 보였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1960년 8월 29일 쿠바와 수교해 올해로 64주년을 맞은 북한이 어떤 반응을 보일지 국제사회는 주목하고 있다. 정부 관계자는 “쿠바가 우리나라와의 경제 협력이나 문화 교류에 목말라 있었던 만큼 북한에 알리지 않고 우리나라와 수교하고 싶어 한 듯하다”고 말했다.

양국의 수교 협의는 지난 설 연휴 기간에 급진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뉴욕 주유엔 대표부 창구를 통해 양국 정부 간 막판 소통이 이뤄졌다. 앞서 지난해 9월 미국 뉴욕에서 열린 유엔 총회에서는 양국 외교장관이 비공개로 회담한 것으로 전해졌다. 우리나라와 쿠바는 1959년 피델 카스트로가 바티스타 정권을 타도하고 사회주의 혁명을 성공한 후 교류를 끊고 국제무대에서도 접촉을 삼갔다. 양국 간 냉기류는 1999년 한국이 유엔 총회의 쿠바 금수 해제 결의안에 처음으로 찬성표를 던지면서 전환점을 맞았다.

쿠바는 체 게바라와 카스트로의 좌파 혁명지로 유명한 카리브해 섬나라다. 혁명 후 2021년 현 미겔 디아스카넬 대통령이 공산당 총서기를 맡기 전까지 카스트로 형제가 62년간 통치권을 향유했다. 쿠바 경제는 1989년 사회주의권 붕괴 시기 급격한 내리막길을 걷기 시작했다. 당시 교역량 80% 이상 차지하던 구소련 블록으로부터 각종 지원이 끊겼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의 쿠바 수출은 버락 오바마 미 행정부와 쿠바 간 관계 개선 직후인 2017년 7000만 달러를 기록했다. 수출품은 자동차와 건설 중장비 등이 주를 이룬다. 수입품은 사탕수수 원료, 담배류(시가), 커피 등이다.

경제·통상·문화 등 민간 교류는 수교 성사 자양분이 됐다. 코트라(KOTRA)가 2002년 쿠바와 처음으로 무역투자협력 양해각서를 체결하고 2005년에는 쿠바 수도 아바나에 무역관을 개설했다. 최근에는 한국 드라마와 K-팝 등 한류가 현지에서 인기를 끌고 한국 국민들 사이에서도 쿠바가 인기 관광지로 조명받고 있다. 쿠바 현지에는 규모 약 1만 명의 한류 팬클럽이 활동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