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취임연설 富창출·국경안전 강조
- 예비명단 그대로 내각 속전속결
- 르완다 난민 이송정책 폐기 포함
- 중도화 정책들 국내외 암초즐비
영국 총선에서 14년 만의 정권 교체에 성공한 노동당의 키어 스타머 총리가 내각을 구성하고 공식 출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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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키어 스타머(왼쪽 세 번째) 영국 신임 총리가 7일(현지시간) 집무실에서 앤절라 레이너 부총리 등과 함께 첫 내각회의를 하고 있다.AP연합뉴스 |
스타머 총리는 5일(현지시간) 보수당 리시 수낵 전 총리가 찰스 3세 국왕을 만나 사의를 표명한 후 버킹엄궁에서 찰스 3세에게서 정부 구성 요청을 받으면서 총리로 공식 취임했다. 이어 다우닝가 10번지에서 취임 연설을 통해 “우리는 영국을 재건할 것”이라며 “변화의 작업은 즉각 시작된다”고 밝혔다.
그는 “우리나라는 변화와 국가적 탈바꿈, 정치의 공공서비스로 복귀를 결연히 결정했다”며 “여러분이 자녀를 위해 더 나은 영국의 미래를 다시 믿을 때까지 정부는 매일 싸우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는 성장 둔화와 고물가, 공공서비스 위기 등 집권 보수당의 오랜 실정과 당내 분열에 실망한 민심을 반영해 정부에 대한 국민의 신뢰 회복과 국가 재건을 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스타머 총리는 취임 연설에서 선거 기간 공약한 부의 창출과 공공의료 국민보건서비스(NHS) 회복, 더 안전한 국경, 청정에너지 강화, 인프라 확충 등을 거론하면서 영국을 재건할 것이라고 재차 강조했다. 연설 직후 앤절라 레이너 부총리 겸 균형발전·주택 장관, 레이철 리브스 재무장관, 이베트 쿠퍼 내무장관, 웨스 스트리팅 보건장관 등 제1야당 시절 노동당에서 구성한 예비내각 인사를 대거 그대로 기용해 안정적이고 즉각적인 업무 추진 의지를 드러냈다.
새 의회 공식 개원식과 국왕의 국정연설(킹스 스피치)은 오는 17일 진행된다. 국왕의 연설은 정부가 작성하는 것으로, 이번 연설로 스타머 정부의 주요 정책 청사진과 입법 계획이 처음 공개된다.
스타머 총리와 노동당은 지지층 확대를 위해 중도화 전략을 써왔지만 진보 정당으로서 선명성과 집권당이 됐다는 현실 사이에 딜레마에 빠지는 상황도 잦아질 수 있다.
노동당이 총선 기간 인권침해 논란과 유럽인권재판소 충돌을 빚은 르완다 난민 이송 정책 폐기를 선언하면서도 이민이 지나치게 많다는 여론을 수용해 국경안보본부를 신설, 국경을 통제하겠다는 공약을 내세운 것이 대표적이다.
국제적으로도 과제가 산적해 있다. 우크라이나 전쟁과 가자지구 전쟁으로 국제 정세는 혼란스러운 상황이다. 또한 전 세계적으로 많은 국가에서 우파 포퓰리즘이 득세하는 시기에 중도우파 정부를 제치고 탄생한 중도좌파 정부라는 점에서 스타머 정부는 부담을 안고 있다.
앞서 지난 4일 치러진 조기 총선에서 노동당은 412석으로 과반을 확보했고, 수낵 전 총리가 이끈 보수당은 121석을 얻는 데 그쳐 참패했다. 2019년 총선과 비교하면 노동당은 214석이 늘었고, 보수당은 252석이 줄었다. 특히 보수당은 1834년 창당 이후 190년 만에 최악의 성적을 냈다. 이밖에 자유민주당(자민당) 72석, 스코틀랜드국민당(SNP) 9석, 영국개혁당 5석, 녹색당 4석 등으로 정당별 의석 분포가 확정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