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불법이민자 언급 중 연발 총성
- 차트 보려 고개 돌려 구사일생
- “엎드려” 외침과 함께 아수라장
- 트럼프 경호원 부축 받고 피신
- 美 FBI ‘암살미수’ 규정 수사
- 현장서 M-16 개조 소총 회수
13일(현지시간) 오후 6시 11분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버틀러의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유세장. 트럼프 전 대통령이 불법 입국자 문제를 거론하고 있었다. 그가 “(국경에서) 무슨 일이 있었는지 한번 보라”고 말하는 순간 ‘따다다닥’하고 마치 팝콘을 튀기는 듯한 연발 총성이 들렸다. 총성과 거의 동시에 트럼프 전 대통령은 오른손으로 자신의 오른쪽 귀를 만진 뒤 반사적으로 단상 아래로 몸을 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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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13일(현지시간) 펜실베이니아주에서 유세 중 총성이 울리고 자신이 맞았다는 것을 느껴 급하게 몸을 돌려 움츠리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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곧바로 “엎드려, 엎드려”, “총격이다” 하고 다급하게 외치는 목소리와 청중들의 비명이 뒤섞여 유세장은 아수라장으로 변했다. 곧바로 전·현직 미국 대통령을 경호하는 백악관 비밀경호국(SS) 요원들이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있는 무대 위로 황급히 뛰어올라 그를 감쌌다. 총소리가 들린 지 약 15초 후 청중들 사이에서 부상자가 확인된 듯, 여성의 찢어지는 듯한 비명이 들리기도 했다. 그 뒤로 수십 초 동안 화면에는 빈 연단과 그 아래에 엎드린 트럼프 대통령과 경호 요원들, 주위에서 혼란스러워하는 청중들의 모습이 잡혔다.
총성이 들린 지 약 1분이 지난 시점에 트럼프 전 대통령은 경호 요원들의 부축을 받은 채 일어섰다. 요원들이 “안전하다. 움직여”, “조심해”라고 외치는 가운데 긴장한 듯한 표정의 트럼프 전 대통령은 몸을 추슬렀다. 그는 이동하기 전 “신발 좀 챙기자”라고 경호 요원들에게 여러 차례 이야기하기도 했다. 경호 요원들은 곧바로 신속히 현장을 벗어나야 한다고 재촉했지만, 트럼프 전 대통령은 다급하지만 또렷한 목소리로 기다리라고 지시했다. 이어 불끈 쥔 주먹을 공중으로 수차례 치켜들면서 “싸워라(Fight), 싸워라, 싸워라”라고 외쳤다.
충격과 공포에 질려 웅성거리던 지지자들은 트럼프 전 대통령의 모습을 보고서 “유-에스-에이(U-S-A), 유-에스-에이”를 연호하기 시작했다. 그는 차로 이동하는 와중에도 청중들에게 손짓으로 화답하고 차를 타기 직전에는 또다시 주먹을 불끈 쥐어 보였다. 그 모습은 현장에 있던 주요 언론사 사진기자들에게 포착돼 전 세계에 타전됐다. 총성이 울린 지 2분이 채 지나지 않은 시점에 상황은 일단 종료됐다.
불과 2~3분 사이 벌어진 엄청난 사건 후 전 세계를 경악시키는 더 큰 이야기들이 흘러나왔다. 한 유세 참석자는 “유세가 진행되는 동안 트럼프의 연단에서 6열 떨어진 곳에 있었다”며 트럼프 전 대통령이 청중이 마주한 스크린에 투사된 차트들 쪽으로 두 손으로 제스처를 하고 있었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그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제때 차트 중 하나를 보기 위해 머리를 돌렸다면서 그렇지 않았더라면 총알이 머리에 맞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치명적인 부상을 입을 뻔했다는 것이다.
미 사법당국은 이번 사건을 암살 미수로 규정하고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FBI는 총격범이 신분증을 소지하지 않아 그의 사진을 분석하고 유전자 검사를 한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미 일간 워싱턴포스트(WP)는 펜실베이니아에 거주하는 20세 토머스 매슈 크룩스가 암살 시도에 연루된 용의자이며 등록된 공화당원이라고 보도했다.
총격범은 경호 범위 밖인 유세장 인근 사무용 건물 옥상에 있어 검색을 피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법당국은 현장에서 M-16 소총을 개조한 AR-15 공격용 소총을 회수했으며 전국 무기 구매 기록을 확인하고 있다. 목격자들에 따르면 피격 몇 분 전 소총을 들고 건물 꼭대기로 올라가는 남성이 목격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