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정치국 최고 지도자 이스마일 하니예(사진)가 이란 수도 테헤란에서 이스라엘의 공격으로 피살됐다고 하마스와 이란이 밝혔다. 하마스 서열 1위 지도자가 이란 심장부에서 암살돼 이란이 강경 대응에 나설 경우 전면전도 가능한 상황이어서 중동 정세가 한 치 앞도 예측할 수 없이 요동치고 있다.
하마스는 31일(현지시간) 성명에서 “순교자 하니예가 이란 새 대통령 취임식에 참석한 뒤 테헤란의 거처를 노린 시온주의자들(이스라엘)의 기만적인 습격으로 사망했다”고 밝혔다. 이란혁명수비대(IRGC)도 “하마스 정치국장 하니예가 테헤란 거처에서 공격받아 경호원 한 명과 함께 순교했다”고 확인했다. 이란 국영매체는 하니예가 이날 오전 2시께 테헤란의 참전용사 시설에 마련된 거처에 머물고 있다가 암살당했다고 보도했고, 아랍 매체 알하다스도 이날 오전 2시께 날아든 유도미사일이 하니예 거처를 타격했다고 전했다. 하니예는 전날 열린 마수드 페제시키안 이란 대통령 취임식 참석차 반서방·반이스라엘 성향의 친이란 이슬람 무장세력‘ 저항의 축’ 관계자들과 함께 이란을 방문했다.
하마스와 이란의 발표가 맞다면 이스라엘이 이란 본토를 직접 공격한 것은 지난 4월 19일 이후 103일 만이다. 전날 자국 점령지 골란고원 축구장 폭격에 대한 보복으로 레바논 수도 베이루트를 공습해 무장정파 헤즈볼라 최고위 지휘관인 푸아드 슈크르를 제거한 지 불과 몇 시간 만에 이란 심장부까지 타격한 셈이다. 이스라엘은 하니예 사망과 관련해 공식 반응을 내지 않고 있다.
이란과 하마스는 이스라엘을 규탄하고 나섰고 미국은 확전 가능성을 우려했다. 이란은 혁명수비대 정예 쿠드스군 사령관이 참석한 가운데 최고국가안보회의(SNSC)를 긴급 소집해 대응책을 논의했다. 이란 최고지도자인 아야톨라 세예드 알리 하메네이는 성명에서 “그들이 가혹한 징벌을 자초한 것”이라며 “쓰라린 사건과 관련해 그의 피 값을 치르는 것을 우리의 의무로 여겨야 한다”면서 이스라엘에 대한 강력한 보복을 지시했다.